후유증

아무래도 여파가 쉬 수그러들 것같지 않다. 당직선거과정에서 보여진 온갖 부끄러운 일들은 그냥 묻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점 인정한다. 그리고 일벌백계,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확실한 조치를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고 비난할 자격이 없고, 열우당을 개혁 장사치로 비하할 자격이 없다. 저들이 우리를 사이비 진보로 비난하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된다.

 

노선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이건 상식이다. 하긴 지난 시기동안 상식이를 가출보내고 개념을 던져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만 그때는 사실 어영 부영 넘어간 일이 많다. 자꾸 그러면 안 된다. 이번에도 그러면 안 된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풀 것인가가 문제다. 누가 풀어내야 하는가가 문제다.

 

당원들 사이에 이번 선거를 원천무효로 선언하고 해당행위자들을 당기위에 제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명색이 진보정당의 당대표가 자칫 선거무효선언을 통해 당직을 상실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대외적인 쪽팔림은 둘째 치고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회의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올바른 방향이 설정된다면 그런 아픔은 감내할만할 것이다.

 

그런데 이게 꼭 당기위 제소하고 한바탕 당이 뒤집어져야만 끝날 일인지가 의문이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결자해지하는 의미로 책임을 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시킨 일 아니라며 모르쇠로 일관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선거부정 이외에도 문제는 또 있다. 바로 당직공직겸직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당규위반사항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신임 당 대표는 이미 경남지역 단체장으로 출마를 예정하고 있다. 단체장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당직을 사퇴해야한다. 단체장 후보로 출마하면서도 당직을 계속 유지한다면 이건 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일이 된다. 따라서 신임 당 대표가 계속 당직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체장 출마를 포기해야하고 단체장 출마를 하고자 한다면 당 대표를 사퇴해야만 한다.

 

단체장 출마를 위해 당직을 사퇴할 경우 후보자 등록일까지 신임 당 대표가 당직을 맡는 기간은 불과 두달여가 될 것이다. 겨우 두 달여 당 대표를 하기 위해 이 난리까지 유발했다면 이것은 책임있는 당원의 자세가 아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머리 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이리 저리 돌아다니고 있겠지만 그 고민하는 모습을 바라봐야하는 당원들은 도대체 상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헷갈릴 뿐이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이번 신임 당 대표의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정당, 진보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이 당원들조차 납득시키지 못하는 집행부를 가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제발 더 이상 난리가 나기 전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그게 파국을 막는 길이다. 끝까지 파국을 원한다면, 그 땐 어쩔 수 없다. 조용히 있지는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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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2 04:19 2006/02/1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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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ㅠㅠ... 함께 하기엔 너무나 다른 것 같습니다. 결심을 해야 할 듯...

  2. 풀소리/ 어떤 결심을 하시던지 같이 했으면 합니다. 항간에 분당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저는 좀 회의적이구요. 기본적으로 분당을 이야기하는 주체가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무임승차한 사람들에 밀려 당의 주체들이 분당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말이죠... 이젠 참을만큼 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올 거 다 나왔으니까 이젠 첨예하게 사투를 벌여야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구요. 저는 그렇게 내부의 적을 척결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3. 예. 정말 열심히 싸우자구요.

  4. 밖에서 보면 안따까움만 계속 되네요,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요~

  5. 풀소리/ 옙~!

    전김/ 별말씀을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요 ㅎㅎ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