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자...

예컨대, 어떤 생양아치가 돈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는데, 그러지 말고 우리 말로 하자고 하니까 말이고 돼지고 필요없다면서 죽지않을만큼 주어팼다고 해보자. 맞는 사람 입장에서 이건 환장할 노릇이다. 맞다 지쳐 손 한 번 휘둘렀더니 되려 이 생양아치, 온 동네방네 소리치면서 이쉑이 사람친다고 난리를 친다. 정황모르던 주민들, 맞은 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양아치 목소리에 정신이 팔려 오히려 양아치가 맞은 줄 알고 혀를 찬다.

 

그렇게 주어패던 이 생양아치가 갑자기 사정이 주어패기가 어려워지자 실컷 두드려 맞던 사람에게 이제 말로 하자고 살랑거린다. 삥을 뜯더라도 좀 여유있게 시간을 두고 대화를 통해 뜯길 삥의 강도와 기타 삥뜯는데 필요한 조치에 대해 연구해보자고 맞은 사람을 다독거린다. 제대로 주어 터지던 이 피해자는 생양아치의 요구에 대해 뭐라고 해야할까? 대화를 해야하나? 언제 또 돌변해서 효도르가 파운딩하듯이 주어팰지 모르는 이넘을 대상으로 대화하자는 그 생양아치의 말을 믿어야 할까?

 

지금 평택 돌아가는 사정이 딱 이모양이다. 애초부터 주민들이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했을 때, 정부가 했던 짓은 1만이 넘는 병력을 투입해서 멀쩡한 대추분교를 초토화시키고, 계엄령도 없이 군대를 동원해 농작물이 자라 오르던 논밭에 철조망을 치고, 사람이 버젓이 살고 있는 집을 깡패들까지 동원해 철거해버린 것이었다. 길목마다 전의경을 배치해 시민의 통행권을 침해하면서도 부끄러운줄을 몰랐고, 대화하자고 나온 김지태 이장을 낼름 구속시켜 반년이나 가두어 놓아 버렸다.

 

주민들 사이를 분열시키기 위해 온갖 공작을 펼치는 것도 모자라 신문과 방송을 이용해 '폭력시위'니 '불법행위'니 하는 악선전을 전개했으며, 내 땅에서 농사를 짓고싶다는 어르신들의 바램을 보상금 몇푼을 더 노린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했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중무장한 정부에 의해 거의 사망직전까지 폭행을 당했다. 당해왔다. 당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당장 미군기지 이전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따라서 몇 년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방침이 섰다. 그동안 생양아치처럼 말이고 뭐고 필요없다는 식으로 주어패고 봤던 정부 입장에서 '뻘쭘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자 한다는 소리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단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으나 정부의 자세변화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해야 하나? 정부는 미군기지 이전문제 자체에 관한 재점검은 '대화'의 의제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단다. 그럼 어디까지 가능한 대환가? 주민들에 대한 보상은 물론이려니와 명예회복에 대해선 대책이 있는가? 그건 '대화'의 의제에 포함되는 사안인가? 그런 분명한 자세도 보이지 않고 '대화' 운운하는 정부의 행위는 긍정적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몇 번 이야기한 바가 있지만, 정부는 그동안 스스로 불법을 자행해왔다. 근거에도 없는 대집행처분, 요건도 갖추지 못한 군사시설보호구역지정,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동원, 경찰관집무집행법은 있으나마하난 휴지조각으로 전락시켰고, 이 국가적 불법행위의 난장판을 위해 청와대, 국무총리, 행정자치부, 국방부가 총 동원되었으며, 조중동문을 비롯한 신문지들과 YTN같은 방송매체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일방적으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은 구타를 당했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들이 결합했고, 인권활동가들이 결합했고, 대추리, 도두리를 지키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왔고, 광화문, 시청, 국방부 등 요충지에서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정부와 그 시다바리들의 방해공작으로 인해 왜곡되고 전도되었다.

 

정부가 진실로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문책을 단행해야할 것이다. 미군기지 이전자체까지도 의제에 포함시켜서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 진정성을 먼저 보여줘야 하는 거다. 그런 것도 없이 이것저것 지들 불편한 거는 다 빼고 편한 것만 가지고 이야기하자는 것은 여지껏 자행해왔던 폭력행위, 불법행위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국민세금 받아먹는 정부가 생양아치같이 놀아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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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2 22:42 2007/01/0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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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아요!!! 그러고보니 얼마전에는'차량'은 다 통과시키면서, 걸어들어가는 저를 잡고 검문한 적도 있었어요! 나쁜 인간들 ㅠ.ㅠ

  2. 효도르의 파운딩을 생양아치 수준에도 못미치는 정부의 폭력에 붙이다니... 인정못해요..ㅎㅎ

  3. 에밀리오/ 나쁜 인간들 2

    산오리/ 헉... 산오리님께서 효도르의 팬이셨다뉘, 죄송합니다. 변명처럼 말씀드리자면 효도르는 저도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