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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있는 정책을 펼쳐라

이번 대선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문제는 내 경제다. 나는 지난번에 이번 대선에 나온 후보 중에서 내 경제를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http://blog.naver.com/gelila2?Redirect=Log&logNo=70024964346 )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남들에게 하니까 '말은 맞는말인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책이냐' 고 많이들 되묻는다. 아마도 민주노동당이 선거판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는 저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싶다.

 

현실가능성을 따지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내가 원하는 세상' 이 실현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따져보는 것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복지정책이 더 확대되기를 원할수도 있고 취업이 잘 되게 해달라거나 해고의 걱정없이 마음편하게 일할수 있게 해주기를 원할수도 있다. 자신이 강력하게 원하는 내용들을 돌아보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현실' 과 직결되어 있거나 그 자체라는 사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 자신의 '현실' 을 충족시킬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선거철 이라면, 그 방법은 투표로 표현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식으로 '자신의 현실' 에 대해서 방법을 찾아가다보면 언론에서 각 후보들을 두고 말하는 현실가능성 이란 것이 사실은 단순한 '당선가능성' 에 지나지 않거나 혹은 현재 이미 실현되어 있는 정책을 두고 '오로지 이것만이 현실적으로 가능' 하다며 말하고 있는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내용들로 내 현실이 충족될 수 있을까? 오히려 더욱 나빠지는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런 현실가능성은, 적어도 나에게는 바꾸어야 할 무엇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노동당의 정책은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고들 한다. 너무 극단적인 좌파적 정책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으며, 그나마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도지향의 '비교적 개혁적인'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글쎄, 과연 그러면 내 현실이 충족될 가능성이 높아질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점점 더 커져가는 아이들을 보며 교육비를 걱정해야 하고, 실수로 녹슨 우산대에 손가락을 찍혀 병원을 찾으면서도 파상풍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진료비를 걱정해야 하는게 내 현실이다. 그나마 FTA 가 시행되면 병원보다 약국을 많이 찾을수 밖에 없는 나로서는 더욱 올라가는 약제비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게다가 88 만원 비정규직 시대에 사는 나로서는 월급이 적은거야 말할것도 없지만, 그마져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대로 끝이다. 상여금 퇴직금 4대 보험 같은것은 당연히 적용되지도 않는다.

 

당연히 이런 현실이 바뀌기를 원하는데, 그렇다면 중도지향 개혁을 외치는 정동영 후보나 문국현 후보 등을 지지해야 할까? 그러면 내 현실이 개선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지게 될까?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해왔으며 FTA 까지 억지로 추진하려고 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감싸는 데 급급한 정동영은 하다못해 '동일 노동 동일 임금' 법제화 요구마져 '비현실적' 이라고 반대한다. 문국현은 무기한 계약직인 '직무급제' 를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임시직은 줄여야 하지만 파트타임은 더 늘어야 한다고 말하고 WTO 하에서 FTA는 당연한 순리라고 말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직접적으로 겪게되는 부당한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산별노조를 조직하여 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별노조 법제화는 부당한 개입' 이라면서 반대한다.

 

결국 답은 뻔하다. 기업 규제를 줄이고 노동유연성을 확대하여 결국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정동영이나 문국현 같이 '비교적 개혁적인' 세력 에게서 내 현실을 개선할 것을 기대하는것은 나무위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잡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는것이다. 이들을 지지하고서 내 현실이 개선될 '현실가능성' 은 0% 다. 반면에 무상교육,무상의료 를 주요정책으로 하며 FTA 문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진지하게 반대하고 있는,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으로 비정규직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것은 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게 만드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보수 정치권과 언론들은 민주노동당의 정책을 보고 '현실성이 없다' 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정 현실성이 없는것은 바로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 같은 자들의 '노무현식 왼쪽 깜빡이' 일 뿐이다. 당신들의 무엇을 보고 내 현실이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하겠는가? 당신들, 무책임하게 립서비스만 반복하지 말고 현실성 있는 정책과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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