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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2
    자기모순적 민주대연합론을 집어치워라
    하이에나새끼

자기모순적 민주대연합론을 집어치워라

최근 진보진영 내부에서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대한 전술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주요 쟁점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을 중심으로 제 진보적 대중사회단체 -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 을 결집하여 진보연합을 이루어 지방선거에 대비할 것이냐, 아니면 여기에 민주당 은 물론 창조한국당 및 국민참여당 ( 친노가 중심인 ) 까지 끌어들여 이른바 민주대연합 을 이룰것이냐 하는 부분에 있는듯 하다.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사회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악랄한 탄압에 고통받고 우려하는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진보진영과 민주당.친노신당 등이 연합하여 이명박에 맞설것을 바라기도 한다. 이른바 "반 MB 연합" 을 구성하여 이명박 정권의 독주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람에 힘입어, 진보진영 내.외부에서 민주대연합 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심지어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립정권" 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 임종인 전 국회의원 오마이뉴스 인터뷰, 민주노총 박병우 대외협력실장 - 조문정국 이후의 민주주의의 전망 토론회 )

 

그러나 나는 이러한 민주대연합이 가져올 긍정적인 결과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이른바 "개혁" 세력들에게만 미칠뿐, 진보진영은 물론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앙적인 결과만을 가져다 줄 뿐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민주대연합" 을 통해서 이명박 정권에 맞선다는 전제 자체가 자기모순적인데, 이제부터 하나씩 그 이유를 짚어보려 한다.

 

진보진영의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대한 잘못된 평가부터 이러한 모순이 존재한다. 지난 5 월 노무현이 자살하자 이명박 정권의 전방위적 탄압에 고통받던 대중들은 주되게 노무현 역시 이명박에 의한 탄압때문에 자살했다는 이유로 노무현에 대한 동정심을 넘어 노무현 정권에 대한 향수에 급속도로 빠지게 되었다. 이때문에 이미 거듭된 개혁사기와 배신으로 대중들의 인심을 잃어버린 민주당의 지지율이 순간 급등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치뤄진 보궐선거에서도 톡톡히 반사이익을 챙길수 있었다.

 

당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의 정치인들은 올바로 대응하지 못하고 대중들의 눈치만 보기에 급급했다. 바로 얼마전까지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행하며 민중의 삶을 나락으로 빠트린 주체인 노무현 정권에 대한 명백한 비판없이 단지 대중정서에 편승하여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느니 ( 그나마 민주주의 발전 마져도 노무현정권의 업적이 아니다. 노무현 정권역시 국가보안법 과 집시법을 앞세워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무자비하게 짓눌렀을 뿐, 조금이라도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면 그것은 오로지 발전된 민주주의를 바라는 대중들과 진보진영의 몫이다 ) 하면서 칭송하기 바빴다. 

 

노회찬.강기갑을 비롯한 많은 진보정치인들은 개혁주의 언론들이 만들어낸 "노무현이 멈춰선 곳에서 다시 전진하자" 는 황당한 주장에 대해서 아무런 비판도 없이 그대로 배껴 주장했을 뿐이었다. '노무현이 멈춰선 곳' 이 어디인가? 그곳이 바로 FTA 강행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길이고 이라크 파병으로 대표되는 아류제국주의 침략전쟁 동참의 길이다. 그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 함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보다 강화하고 침략전쟁에 보다 열을 올리자는 것인데, 그거야 말로 이명박 정권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어떤 사람들은 "노무현이 멈춰선 곳에서 다시 전진하자" 는 것은 단순히 개혁주의 신문들의 구호가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요구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이명박 정권의 막무가내식 탄압과 비교되면서 노무현 정권이 비교적 '민주주의 정권' 으로 보이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반사이익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이나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이 그다지 오르고 있지 않다는것 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환멸에 못지않게 민주당의 거듭된 배신행위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는것을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이 바라는것은 왼쪽 깜빡이켜고 우회전 하는것의 재판이 아니라, 진정으로 정치적.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발전이다.  

 

진심으로 "노무현이 멈춰선 곳에서 다시 전진" 하기를 원한다면, 이명박에 맞서 싸울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들어가서 함께 일하면 된다. 이는 김대중이 죽었을때도 다시 한번 재현된 모습이었는데, 진보진영 스스로가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비판을 회피하고 대중정서에 단순하게 편승하면서 부터 자신들 주장에 대한 자기모순에 빠져버린 것으로 민주당 등과 정치적으로 확고하게 분리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주장은 단순히 김대중.노무현 "서거정국" 에 처음 등장한것도 아니며,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보다 뿌리깊은 진보진영 내부의 모순적 태도에 근본을 두고 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원하는 진보의 가치추구에 있어 김대중.노무현 "개혁정권" 들은 이러한 가치를 억누르고 탄압하는 주체였으며 이명박 정권 취임이후 벌어진 일련의 탄압들 -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운동, 집시법 개악, 언론악법 개악, 노동법 개악 등등 - 에 맞서야 할 시기에 민주당은 "불철저한 동맹" 이었을뿐 아니라, 수시로 운동을 배신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끝내 민주당에 대한 모종의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민주당 등 개혁주의 정치세력을 견인할수 있다고 보는것이다. 심지어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마지막으로 연구하던 것이 ‘진보주의’로, 국민참여당이 이를 제대로 계승한다면 충분히 (진보와)같이 할 수 있는 세력이 될 것”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의장, - 11.18 사민련-복지국가소사이어티 토론회 ) 이라며 '진보주의' 라는 해괴한 이데올로기를 들이밀며 노골적으로 친노세력에게 면죄부를 주고 민주대연합을 위한 억지논리를 제공하는 개인 혹은 단체도 있다.

 

사실 진보정당들이 민주당에 대한 모종의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것에는 선거전술에 대한 문제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보다 많은 선거구에서 승리하여 제도권 안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 맞서는 것을 전략으로 하다보니, 선거승리를 위해 보다 큰 '외연' 을 확대하고자 하는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혁주의 세력들과의 연합전술은 오히려 "제도권 안에서 이명박정권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 는 전략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는 개혁주의 세력들의 정체성에 그 원인이 있다. 민주당 등 개혁주의 세력들은 그 정치적 기반이 노동자 민중에게 있는것이 아니라 자본에 있기 때문에, 국내적으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억압하고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강행해 서민들의 고통을 배가시키며 국외적으로 이라크.아프간 침략전쟁에 열심히 참여하고 FTA 체결 등을 통해 자본의 이익을 챙기려 애쓴다. 김대중.노무현 시절에 이른바 "개혁" 이 이루어지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의 정치적.사회경제적 민주주의가 진전되지 못한 까닭은 우연도 아니고, 민주당과 참여정부가 힘이 없어서도 아니고, 한나라당이 틈만나면 딴지를 걸어서도 아니다. 단지 개혁주의 정치 자체가 원하고 추진하던 방향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과 손을 잡고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연립정부 등을 설립한다 하여도 진보진영의 가치관이 실현될리가 만무하다. 최근의 아프간 재파병 문제에서 민주당의 우왕좌왕 하는 태도를 보면 알수 있듯이, 민주당을 비롯한 개혁주의 세력들은 이명박정권에 분명하게 대립각을 세우지도 못할것이며 오히려 사안에 따라서는 - 쌍용자동차 처럼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동자 투쟁들의 문제에서 특히 - 함께 맞서자는 진보정당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침묵.방관 하거나 파병이나 FTA 체결 등의 문제에서는 한나라당과 함께 추진할수도 있을것이다.   

 

결과적으로, "외연을 넓혀서 선거에서 승리" 하는 전술은 "원내에서 이명박 정권에 맞서는" 전략을 배신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심지어는 선거승리 라는 전술적 목표조차 획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이번 안산상록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보여준것과 같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 동일한 위상에서 연합하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를 반 MB 연합의 중심에 자리매김하여 자신들이 승리할 지역이 높은 선거구에서는 결코 양보하려고 하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위에서 말했듯이, "민주대연합" 은 오직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 이른바 "개혁" 세력들에게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뿐이다.

 

이런 결과는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의 근본적인 정체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친노세력은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사회양극화 심화, 이라크 파병, 한미FTA 추진, 대연정 등 지난 집권기간의 과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반성하고 성찰" (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 한다고 해서 해결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지난 대선패배이후 개혁주의 세력은 겉으로나마 집권기간동안 대중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며 환골탈퇴 하는 기분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여러차례 표명한바 있다.

 

하지만 그들이 설사 진심으로 "허심탄회하게 반성하고 성찰" 한다고 해서 정치적 기반이 자본에서 노동자 민중에게 바뀔리도 없고, 자본을 위한 정치를 그만 둘리도 없다. 단순하게 그들이 집권세력일때 저질렀던 과거가 문제라면 "반성과 성찰" 이 의미가 있겠지만,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개혁주의 정치세력은 여전히 똑같은 짓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점이고 그것이 개혁주의 정치세력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반성과 성찰" 은 단순히 선거철에 반짝 등장하는 그들의 수사일뿐, 실제적으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민주대연합" 은 선거에 임하는 진보진영의 열쇠가 될 수 없다.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은 자신들의 정책과 그다지 차이가 없는 한나라당이나 이명박정권에 맞서는데 있어 항상 불철저한 동맹으로만 남을것이며, 연합의 대상인 진보진영에게 언제든지 등뒤에서 칼 끝을 들이댈 준비를 하고 있을것이다. 진보정당들이 이런 자들과 연합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바라거나 스스로의 성장을 꿈꾼다면 이는 망상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남은 대안은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과 진보적 대중사회단체 들이 함께 선거를 준비하는 진보연합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민주당.국민참여당 등 개혁주의 정치세력과 연대하지 않고 지금 진보정당들이 획득하고 있는 작은 지지율만을 가지고 선거에서 승리할수 있겠느냐고 반론할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전술했듯이 민주대연합 방식으로는 선거승리 자체도 이루기 어렵고, 제도권 내에서 이명박에 맞선다는 전략을 실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외연' 의 크기만을 따지며 선거승리의 목적 자체를 잊어버리는 우 를 범해서는 안된다.

 

게다가 진보연합 자체가 힘이없고 민주연합은 힘이센것이 아니다. 지난 4 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빼았겼던 울산 북구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되찾은 것은 진보연합 전술이 상당한 힘을 발휘할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구성하게 될 일종의 연합이 얼마나 명확한 정치적 지향을 가지고 개방적이면서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가 하는것이다. 연합을 구성하게 될 인자들이 서로의 정치적 지분만을 염두에두고 상호 소모적인 비난을 일삼고 결과에 불복한다면 진보연합 이건 민주연합 이건 제대로 굴러갈리가 만무하다.

 

진보진영은 더이상 현실적인 가망도 없고 자기모순 투성이에 봉착하게 될 민주대연합 론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진보진영이 승리하고 한발자국 더 전진하기 위해서 필요한것은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개혁주의 정치세력과의 연합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정치적 기반을 공유하고 노동자.민중의 이익을 위해 이명박에 맞서 싸우는 진보정당 및 진보적 대중사회단체 들과의 연합이다. 오로지 그 경우에만 "작은 차이" 에도 불구하고 공동의 목표를 성취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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