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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29
    우리들의 '슈퍼스타'
    으라차찻
  2. 2006/12/29
    사이보그를 만나다
    으라차찻

우리들의 '슈퍼스타'

추석 연휴에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묘한 울림을 갖는다. 이 영화가 울림을 갖는 것은 하루하루 비틀거리고 패배하면서 울음 한번 삼키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당시, 꼴지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만년 패전처리 투수로 활동했던 실존 인물 ‘감사용’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포츠 드라마이다. ‘감사용’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꼴지팀 삼미 슈퍼스타에 입단해 5년 동안 1승 15패 1세이브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감사용(현 47세)는 직장야구인 출신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된 전무후무한 사람이다. 그는 창원에 있는 삼미특수강에 입사해 취미삼아 직장야구를 했다. 그러던 중 삼미계열사에서 프로야구팀이 창단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디션을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선수가 된다. 하지만 그가 선발된 이유는 순전히 팀에 좌완투수가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인터넷에서 ‘삼미’를 검색어로 치자 ‘슈퍼스타 감사용’ 자료도 많았지만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의 투쟁기록이 오히려 더 많았다. 예상 밖이었다.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은 눈물로 얼룩진 복직투쟁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 97년 2월 포항제철은 삼미특수강을 인수하면서 587명을 해고했다. 이 때 해고된 노동자 중에서 182명은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난한 고용승계투쟁을 벌인다. 97년 20일간 44명 집단 단식농성, 98년 5달 동안 서울역광장에서 노숙투쟁, 99년 12월 6일부터 국회 앞 동계 철야농성 투쟁, 2000년 3월 7일 고용승계 투쟁 1178일 맞아 전국대장정 돌입 등.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의 투쟁기록은 외환위기가 노동자에게 안긴 고통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눈물로 얼룩직 복직투쟁 기록 또한 수년동안 노정관계의 핵이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도 삼미특수강 문제해결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대법원은 자본의 논리로 182명의 노동자를 사법살인했다. 대법원은 지난 97년 포항제철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하면서 정리해고한 것에 대해 ‘부당해고가 아니며 포철은 고용승계가 없다’고 판결해버렸다.

대법원 판결이 있은지 1년 뒤인 2002년 6월, 그들은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 집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노숙농성투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미특수강 해고자들의 복직투쟁기록을 인터넷에서는 2002년 6월까지를 끝으로 더 찾아볼 수 없었다.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의 현재가 궁금했다. 창원에 있는 선배한테 삼미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의 근황을 물었다. 그들중 55명이 ‘금속노조 포항제철고용특위지회’로 남아 끝까지 고용승계투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본다. ‘자본의 천국인 나라’에서 하루 하루 비틀거리고 패배하면서 울음 한번 삼키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의 ‘슈퍼스타’들을 농성장에서, 파업현장에서, 집회장에서, 사무실에서 본다.
(지난 2004년 10월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기관지 진보부산에 실린 글입니다. 때 늦었지만,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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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를 만나다

 

10월 9일 아침, 서울에서 첫 출근을 했습니다.

 

양평역에서 5호선을 탔습니다.  허걱 -- ; 한마디로 만원 전차였습니다.

누나집에서 뚝섬 사무실까지 출근하는데 걸린 시간은 70분.

출근만으로도 진이 빠진 하루였습니다.

 

영등포구청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떼를 지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영혼이 없는 사이보그들이 그날의 강제노동을 위해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랄까 마치 현실이 아닌 영화 속 장면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쨌든 서울 첫 인상치곤 좀 충격적이였습니다.   

 

얼마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란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앞부분, 임수정이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붉은 색 옷을 입은 노동자들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명령에 따라 

똑같이 움직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매우 귀에 익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듯한 목소리였습니다.

 

며칠 후에 지하철 역사에서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지하철에서 엑스칼레이터를 탈 땐 듣던 그 목소리 "안전을 위하여 손잡이를 꼭 잡아주세요"와 

영화 속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목소리 "드라이버를 들어 나사를 조여주세요"가 매우 흡사했습니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란 영화에서 임수정은 자기를 사이보그라고 생각합니다.

존재의 목적도 모르며,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합니다.

 

난 지하철에서 매일 아침마다 수 많은 사이보그를 만나고 있는 것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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