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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17
    생활인으로 진보에 다가선다는 것
    으라차찻
  2. 2007/01/16
    공간. 우리가 관계를 맺는 곳
    으라차찻
  3. 2007/01/08
    제 사진을 올렸슴다!!(3)
    으라차찻
  4. 2007/01/05
    드디어 덧글!(5)
    으라차찻
  5. 2007/01/03
    노동부 장관 신년사임따 --+(2)
    으라차찻
  6. 2007/01/01
    계열사 정규직(?) - 차별을 합법화하다
    으라차찻

생활인으로 진보에 다가선다는 것

- 11월 중순, 부산에서 서울 올라오는 기차안에서 적어본 글입니다.


서울에서 생활한 지 40여일째,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 울산으로 출장갔다가, 어머니 홀로 계시는 부산집에서 토요일 하룻밤 자고, 일요일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3시간 걸리는 기차 시간을 지겹지 않게 보내기 위해 ‘한겨레21’을 샀다. 특히, 이번 호에는 “아파트 가격이 거품”이며 “변두리 작은 아파트부터 가격이 붕괴할 것”이라는 내용의 특집 기사가 실렸다. 내년 서울에서 결혼할 것이고, 서울 변두리에서 살 것인 나에게 정말 반가운 내용이었다. 내년 나와 함께 살 여자도 이번 주 ‘한겨레21’을 사서 보았을 것이다. 물론 내가 사서 보라고 권했다. 내 여자 친구도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거품의 미래, 언제, 어떻게 터질 것인가?”

내 여자 친구도 나처럼 “제발 터져라”고 빌었을까? 당연할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부산에 비해서, 그리고 서울의 불과 얼마전과 비교해서도 너무 비싼 탓이다. “거품은 터진다”는 한편 경제학이라는 과학에,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의 역사적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 정책 또는 우연적인 계기에 의해 질서있게 거품이 가라 앉지 않으면, 공황 같은 상황이 초래하고, 이는 금융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 진단도 함께 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폭등으로 시작된 일본의  90년대 경제침체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담고 있다. 결국 “제발 터져라”란 내 심뽀 속에는 모두가 어떻게 되든 내 가족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가족 이기주의’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셈이다. 나의 ‘진보’가 기껏 미래의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넘지 못하는 속 좁은 것이었다. 터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분명하다면, 이를 어떻게 사회적 연대를 통해, 진보적 정책을 통해 주택정책의 방향을 ‘시장’아닌 ‘공공성’으로 물꼬를 틀 것인가? 이렇게 고민을 해 보는 것. 어려운 문제지만, 이렇게 접근해야 맞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KTX 기차 안에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보좌관인 손낙구씨의 글을 우선 읽어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주택에 대해서 문외한이었지만, 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주택정책 전문가가 됐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활인이 되어보지 않은 활동가를 믿지 않는다”고. 나에 관한한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주택, 부동산과는 나와 무관한 것으로만 알고 살았던 내가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까. 비록 사적인 이유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공공성으로 그 시각을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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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우리가 관계를 맺는 곳

 

어떤 공간이 나에게 의미가 있을려면 나와 그 공간에 서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을 때다.

인간관계, 사회적 관계, 혈연적 관계가 그 곳을 구체적인 장소로 느끼게 한다.

 

부산을 떠난지, 3개월.

그 사이에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계신다.

부산 광안리 집은 빈집으로 방치된지 한 달 반.

 

부산으로 출장을 가도 이제 집에서 안 잔다.

한 달 반이나 빈집은 너무나 춥기 때문이다.

 

이젠 부산으로 출장 갔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친근해졌다.

집으로 가는 기분이 든다.

물론 처음 부산으로 출장 갔다 서울로 오는 길이 마치 군대 첫 휴가 갔다고 복귀하는 기분이었다.

 

30년 동안 부산에서 살아 스스로 부산 토박이라고 생각했다.

일하는 곳이 바뀌고, 30년 동안 살던 집에 어머니가 안 계시자,

부산은 이제 단지 익숙한 곳으로만 변한 느낌이다.

 

그러나, 부산 곳곳은 잊지 못할 사건들과 맺어져 있다.

어떻게 보면 단지 익숙한 곳만이 아니라 내 역사와 함께이리라.

그리고 지금은 다시 나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

 

오늘 아침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역, 내리지말자 새마을여승무원들의 농성장이 눈에 띄었다.

서울역을 나오니 ktx 여승무원들이 선전전을 하고 있었다.

서울역 맞은 편, 대우센터 건물 앞에서는 바로 그 곳에서 해고된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역 지하철 역사, 창원시에서 내걸은 시 홍보간판이 눈에 띄었다.

'기업 사랑의 도시, 창원'

홍보간판을 크게 차지하 사진은 창원로타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창원로타리, 지난 2003년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의 노제를 지낸 곳이다.

그날의 노제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저 사진은 서글픔으로 다가올 것이다.

 

공간도 어떤 관계를 맺냐에 따라 역사적이고, 계급적이다.

서울역 한편으로 이제는 흉물 마냥 버려진 구 역사가 보인다.

과거로부터 미래를 배우지 않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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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진을 올렸슴다!!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올리려고 하는데,

허걱 -- 당황스럽게도 내 컴에 내 사진이 없는 것입니다.

 

당연하지요,

왜냐면 내가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부산 사무실에서 쓰던 컴퓨터에 있는 내 사진을 걍 놔두고 온 것입니다.

서울 사무실 컴은 최근 10월부터 쓰던 것으로 내 사진은 당연히 없습니다. 

 

무엇을 올리까?

블로글에 올 때마다 잠시 잠시 고민했습니다.

꼭 소개팅 나가면서 얼굴에 복면을 쓴 것 같아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내 여자친구 사이에 갔다가,

내가 여자친구에게 선물한 냥이랑 내량 함께 찍은 사진이 있어 올립니다.

 

저 냥이 이름은 찌루입니다.

저는 여자친구를 지난 2004년 7월 17일 제헌절날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봤습니다.

이날은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사직야국장에서 열렸습니다.

 

이글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부산사람들은 참 프로야구 좋아하는 갑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날 제가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간 이유는 투쟁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부산 롯데백화점에서 일하다 해고된 비정규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해고된 비정규노동자들은 이날 올스타전이 열리는 사직야구장에서 대형피켓을 들 예정이였습니다.

피켓은 제 기억으로는 아마 이랬을 겁니다.

'롯데백화점은 해고된 비정규노동자를 복직하라'

 

지금의 제 여자친구는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함께 비정규해고노동자와 연대하러 왔습니다.

 

이날 작전이 새 나가 1회말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야구장 보안들과 롯데백화점 보안들과

신나게 육탄전을 벌였습니다. 물론 소기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우리의 피켓팅이 지역 방송사와 연합뉴스, 오마이뉴스에 실렸습니다.

 

좌당간 저는 여자친구를 처음 만난 날 하면  제헌절, 사직야구장, 프로야구 올스타전,롯데 등이 생각납니다.

 

참 저와 조합원들은 1회 말 피켓팅을 마치고 야구장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올스타전을 끝까지 다 보고 나왔답니다.

 

부산 사람들 프로야구 좋아하는 것 맞습니다. 맞구요~ ㅎ

 

참, 우리 냥이 찌루는 작년 7월 17일 제 여자친구에게 만난지 2년 기념으로 준 것입니다.

찌루도 제 여자친구 따라 지금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쯤이면 저랑, 여자친구, 찌루랑 한 집안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ㅋㅋ~

 

(찌루 이름은 '칠월 -치루 -찌루' 이런 식으로 변했습니다. 문법상 아무런 개연성이 없으나, 우리 맘대로 이렇게 변화시켰습니다. 처음엔 치루라 했으나, 알고보니 똥꼬 병 이름과 같아 찌루로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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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덧글!

사무실에 블로그를 하는 동료가 두 명이 있어(내가 알고 있는 한)

갑자기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해 12월 끄트머리에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전날 새벽 4시까지 술을 먹었으니, 한마디로 술 김에 만들었다고 보면 됩니다.

 

만들고 나서, 예전에 내가 썼던 글 2개, 최근에 썼던 글 1개,

그리고 노동부 장관 신년사와 경향시문 기사 글을 모은 글 1개, 총 4개의 글쓰기가 이뤄졌습니다.

 

며칠 사이에 총 방문자수를 보니 118명이군요.

음... 생각보다 많은 방문자 수 같은데, 다른 블로그를 보니 헉 방문자수가 엄청 납니다.

부럽더군요.

 

내 블로그에도 드디어 덧글이 달렸습니다.

해미님 고맙습니다. 꾸~벅

 

저는 민주노총 공공노조에서 일하고 있는 박진현이라고 합니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30년 동안 살았습니다.

대구에서 5살까지 살았으니, 부산 사람인셈입니다.

 

서울로 올라오게 된 이유는 여자 친구가 직장을 인천지역에서 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자 따라 서울 올라 온 놈은 너가 처음이다라고 놀립니다.

 

누가 어떻게 놀리든, 제 선택에 후회를 하지 않습니다.

 

첫 인사를 올렸네요. 차차 부족한 인사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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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장관 신년사임따 --+

노동부 장관 신년사입니다. 정말 '아니면 말고'의 모범입니다. 어의 없지만, 읽어 보시고 함께 짜증 내주세요. 노동부 장관 신년사 밑의 기사는 오늘 경향신문 1면 기사입니다. 제목이 "벌써 비정규직 '해고 사태'"입니다.

 

 

신 년 사


친애하는 전국의 근로자와 사업주 여러분


丁亥年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시고 뜻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작년 한 해 노동부는 노사관계 선진화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노동행정을 펴왔습니다. 
그 결과 2년간 끌어오던 비정규입법을 통과시켰고,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노사관계 선진화 입법도 원만히 마무리 지었으며, 40년 만에 산재보험 혁신을 위한 법 개정 합의도 얻어 냈습니다.

또한, 고용서비스 선진화와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대거 확충하여 일자리 창출을 위한 든든한 기반도 마련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산업현장에서 대화와 타협, 협력과 상생의 정신으로 함께 일해 온 근로자와 사업주 여러분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전국의 근로자와 사업주 여러분


올해 우리를 둘러싼 경제사회 여건은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양극화 현상도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으며, 정치일정과 함께 사회적 갈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언제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를 극복하는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 왔습니다. 금년에도 서로가 단결하고 협력하면 역경의 파고를 능히 넘어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올해 노동부는 “함께 활기 있게 사는 세상의 건설”을 목표로 삼고,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하여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전력을 경주하고자 합니다.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의 근로조건을 보장하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좋은 기업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에 동참함은 물론,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등 더 나은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고용의 총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고용의 수급을 조정하고 양질의 고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진력하겠습니다. 작년에 인적·물적으로 확충된 고용지원센터와 폴리텍대학 등 직업훈련기관의 활동을 더욱 내실화하여 선진국 수준의 고용지원서비스와 직업능력개발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분권화시대를 맞이하여 각 지방에 맞는 맞춤형 고용지원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겠습니다.


장애인, 여성, 고령자, 건설일용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특화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속적인 고용안정을 도모하겠습니다. 

작년에 통과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하여 비정규직의 차별과 남용을 막는 데에도 주력하겠습니다.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대책을 계획대로 추진하여 정부가 앞장서서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을 근본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근로자와 자영인의 중간 영역을 새롭게 인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겠습니다.


정부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선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을 높여 노사관계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습니다.  또한 노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과 상생의 관계를 유지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특히 공공부문 노사관계와 산별노조의 합리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각별한 신경을 쓰겠습니다.


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소규모 사업장 등 산재취약 분야에 대한 중점관리를 통해 재해를 감소시키고, 직업병 예방 및 근로자 건강증진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산재보험과 재활의 합리적 운용을 위해서도 진력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전국의 근로자와 사업주 여러분


노동부는 이제 명칭도 고용노동부로 바꾸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협력적 노사관계의 확립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애정 어린 격려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협력적·상생적 노사관계를 이루어 함께 활기 있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2007년 1월 1일

노동부장관  이 상 수

벌써 비정규직 ‘해고 사태’…반발 거세질듯
입력: 2007년 01월 03일 07:52:45
 

법원 경비원 ㄱ씨는 지난해 12월27일 갑작스레 해고됐다. 종무식을 이틀 앞두고서다. 비정규직 근로자인 ㄱ씨는 재계약될 것을 믿어왔다. 그는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줄 알았는데 한 마디 예고도 없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비정규직보호법의 7월 시행을 앞두고 일선 노동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무더기 해고와 ‘신규 재계약’이 판치고 있다. 기관·기업들이 비정규직으로 2년간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법을 악용, 2년이 되기 전에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해 노동계는 애초 비정규직보호법에 반대해왔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은 그 중 한 사례다. 법원행정처는 2일 전국 법원에서 일하는 계약직 민간 경비원 40여명에 대해 지난해 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7월 시행되는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지만 법시행을 앞두고 해고된 것이다. 법원은 또 직접 고용했던 민간 운전사들은 용역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고용은 유지돼도 급여 삭감 등 처우는 크게 나빠진다.

법원 직원들은 ‘비정규직보호법이 비정규직 양산법임을 법원이 만천하에 알린 것’ ‘(법원은) 인권의 최후 보루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비판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법원행정처 조직혁신담당관실 김진국 사무관은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원경비대가 새로 창설됨에 따라 부득이하게 재계약이 어렵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원공무원노조 홍수영 총무국장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은 이뿐만이 아니다. 광명시청은 최근 상시 일용직 광고물 단속원을 2년 단위 계약직으로 재고용했다. 국립 제주대학병원은 지난해 말 ‘무기계약직’이라는 별도 직급을 만들어 비정규직 73명을 편입시켰다. 무기계약직은 정년은 보장되지만 임금 등에서 정규직에 비해 불리하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비정규직의 재계약을 유보해 놓은 상태다. 강원과학고는 상시직으로 채용하던 행정보조 비정규직 노동자를 2년 기한의 기간제로 바꿨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은행이 최근 비정규직 31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592개 기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면 ‘일정한 요건을 갖춘 근로자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계약 해지하겠다’는 응답이 63.6%를 차지했다. ‘비정규직 업무 자체를 아예 아웃소싱하겠다’는 응답도 17.4%로 나타나 비정규직보호법이 되레 비정규직을 양산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공공부문에서조차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않는데 어느 민간기업이 이를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황인찬기자 hi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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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정규직(?) - 차별을 합법화하다

 

 12월 29일, KTX를 타고 부산을 내려가는 중이다. 연휴에, 연말이 겹쳐 열차는 만원이다.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로 기차 안은 후덥지끈한 기운이 가득 차 있다. 좀 답답하다.


서울역 대합실 TV에서는 ‘화제집중’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화면을 보니 KTX 여승무원들이 집회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봤다. 아나운서가 “올해 평택 대추리, KTX 여승무원 문제 등 올해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며 “내년에 모두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6년, 이제 이틀 남았다. KTX를 타고 내려가는 지금, KTX 여승무원들은 올해 마지막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철도공사는 매달 ‘KTX’라는 책자를 찍어 객차에 비치해 놓는다. 지난 11월호 책자에는 ‘전 KTX 승무원 문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철도공사는 총 3페이지를 할애해 자신의 주장을 자세히도 펼쳤다. 철도공사는 “이들의(KTX 전승무원) 주장만 언뜻 듣고 있으면 이들을 ‘부당노동행위에 저항하여 파업 중 정리해고된, 탄압받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대표적 상징’이라고 오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그러나 이미 성차별이 철폐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므로 KTX 승무원들의 문제는 더 이상 여성차별의 문제도, 비정규직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들의 주장, 대부분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철도공사  주장의 핵심은 KTX 여승무원들이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도공사의 주장이 사실일까?


IMF 이후 정부는 공공부문에 구조조정을 강요했고, 인력증원을 억제했다. 그러다 보니 공공기관은 인력이 꼭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을 쓰거나, 끊임 없이 외주화를 통해 정규직을 줄여나갔다. 직접 고용된 계약직노동자와 외주회사에 고용된 비정규직노동자들은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임금과 노동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공공부문부터 삶의 불안에 떠는 비정규직을 늘렸다.  


KTX 여승무원들은 현재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한 계약직이 아니라, KTX관광레저라는 계열사에 간접고용(외주화)되어 있다. 철도공사는 책자에다가 “KTX 전 승무원들은 현 새마을호 승무원들처럼 공사에서 직접 고용하는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향후 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 협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들이 처음부터 요구한 것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였다”고 적어놓았다. 이어 철도공사는 “‘정규직화’ 요구를 수용해 계열사의 ‘정규직’을 제시하자 오히려 공사의 ‘비정규직’을 요구했다”며 KTX 여승무원들을 비난했다.


계열사의 ‘정규직’. 빚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 11월 말 비정규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를 통과한 법의 내용은 나름 좋게(?) 해석하자면 ‘비정규직’을 인정하되, ‘차별’을 시정해 보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정부 비정규법안은 △2년 이상 비정규직 고용 시 무기계약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간의 차별 금지를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철도공사가 열차 승무 업무에 정규직과 공사가 직접 계약한 비정규직을 함께 쓸 경우 이 둘 사이에 임금과 근로조건 등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 또 철도공사가  직접고용한 비정규직 승무원을 2년 이상 계약을 계속 할 경우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 철도공사 입장에서 비정규직에게 정규직과 똑 같은 임금을 주고, 2년 계약 이후에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된다는 것은 난감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철도공사가 계획하고 있는 것이 직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열사로 보내는 것이다. 차별 시정 조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같은 업무를 할 경우 작동되는 내용이다. 같은 회사 내에서 비교 대상이 없어진다면, 승무 업무 전부를 계열사로 위탁할 경우, 계열사 ‘정규직’의 임금을 원청 정규직의 그것보다 절반 뚝 잘라서 주더라도, 이것은 ‘차별’이 아니다.  또한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할 일도 당연히 없다.


제조업에서 사내 하청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을 때, 원청이 압력을 가해 하청업체가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아 노동자들이 노조는 고사하고, 실업자가 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즉, 계열사의 ‘정규직’이란 비정규직이 가지고 있는 삶의 불안을 치유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 오히려 원청이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차별을 공고히 시키는 적극적인 방안이다. 또 다른 비정규직일 뿐이다.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가 제시하는 계열사의 ‘정규직’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철도공사의 책자에는 “올해 말까지 새마을호 계약직 승무원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위탁사(계열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말 ‘본인의 희망에 따라’ 일이 진행됐을까? 철도공사는 새마을호 여승무원 모두가 KTX 관광레저로 갈 것을 거부하자, 계약이 해지된다는 통보서를 모든 승무원에게 보내는 것을 물론, 가족에게까지 전화를 하면서까지 위탁사의 ‘정규직’이 되라고 강요했다. ‘본인의 희망’이 아니라, ‘공사의 강요와 협박에 따라’서였다. 새마을호 여승무원들도 위탁사(계열사)로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도 분명히 알고 있다. KTX 여승무원들의 차별과 서러움을 보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공사의 강요와 협박에 못 이겨 KTX 관광레저로 가는 것에 동의하는 서류를 작성했다. 하지만 소수지만 일부는 이를 강하게 거부했다. 2006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철도공사 12월호 'KTX' 책자에는 남자 KTX 승무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기사가 실렸다. 그는 올해 5월 파업을 하고 있는 KTX 승무원을 대신해 KTX 관광레저에 채용됐다. 훤칠한 몸매에, 얼굴도 잘 생겼다. 그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았다. 정규직다웠다. 사실 그가 실제로 이 직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그 기사를 보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 기사는 11월호에 실린 ‘KTX 전 승무원, 오해와 진실’의 2탄이다. 공사는 교묘하게 남성을 내세웠다. 그를 통해 철도공사는 ‘KTX 전 승무원의 문제는 더 이상 여성차별도 아니고, 비정규직 문제도 아니다’라고 선전하고 있다.


해를 넘겨가며 투쟁하고 있는 KTX 여승무원, 새해를 앞두고 천막을 친 새마을호 승무원들, 이들의 문제는 최근 통과된 비정규법으로만 따지자면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다. ‘차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법상 차별은 아닐지언정, 삶의 차별은 쓰라리게 존재한다. 이 법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된다. 차별이 합법화될 것이다. 물론 아주 일부는 비정규법의 혜택을 볼 것이다.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에서 업무를 외주화하기 힘들 때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시킬 것이다. 우리은행의 사례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도 반쪽짜리 정규직이다. 고용의 불안은 사라졌을지 모르나, 차별은 그대로 유지된다.(사용자가 정리해고라는 시퍼런 칼날을 시도 때도 없이 휘두르는 지금, 실직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노동자가 있을까?)


KTX가 300키로로 달린다. 빠르다. 짧아질 대로 짧아진 자본의 시계에 맞춰 살려면 KTX의 속도도 느린 것이 아닐까? 느리지만 좌석이 넉넉한 무궁화가 갑자기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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