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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전략 유형으로서의 조직화 모델의 형성요인

 

노동조합 전략 유형으로서의 조직화 모델의 형성 요인1) 

- 지역일반노동조합의 사례를 중심으로 -


이강익(강원대 사회학과  강사, kwlabor@empal.com)


<요약>


본 연구는 지역일반노조의 사례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조직화 모델의 형성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조직화 모델이란 신규조직화를 위한 별도의 예산과 전담자의 배정, 신규조직화에 대한 합의형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조직화 기법에 대한 훈련프로그램, 분회간부와 조합원의 조직화에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전략적 조직화 방식을 추진하는 노조 전략의 유형이다.

본 연구의 주요 발견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도부의 신규 조직화에 대한 강한 이념적 지향 그리고 전략적 조직화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는 조직화 모델의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둘째, 노조의 재정적 자원은 지도부가 신규조직화에 예산과 전담 인력을 배정할 수 있는가에 영향을 미친다. 셋째, 노조의 사업장 분회의 규모 구조와 실질조직률은 재정적 자원의 제약 하에서 상근간부가 신규조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가의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넷째, 조직적 결속력은 신규 조직화에 대한 조합원의 합의 및 참여와 상근간부의 신규조직화를 위한 여력의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다섯째, 지역일반노조에 대한 상급단체(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지원은 조직자원과 결속력이 취약한 노조 설립 초기에 노조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1) 이 글은 [2006년 한국산업사회학회 춘계학술대회](2006. 4. 28)에서 발표한 글을 수정한 글입니다. 이 날 토론을 해주신 한림대학교 박준식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글 전반을 꼼꼼히 교정해 준 강원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김상섭 학우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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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비웠으나, 허전함이 마음을 채운다

 

30년 된 집을 비웠다. 지금부터 30년 전인 78년 우리 가족은 대구에서 부산 광안리 그 집으로 이사를 왔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그 집에서 보냈고, 작년 10월 서울 올라오기 전까지 살던 집이다. 집을 정리하게 된 이유는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계시고, 이후에도 계속 병원에 모셔야 하기 때문이다.

 한 때 그 집에 많게는 7명이 살았다. 대지까지 포함해서 40여평 되는 집. 지금 생각해보면 적지 않은 식구가 살았다. 우리 식구, 그러니 아버지,어머니,형,누나 그리고 나까지 5명에다 셋방 식구 2명까지 포함해 모두 7명이 된다. 70년대 말, 80년대 초까지 주택에는 어느 집 할 것 없이 조그만 부엌이 달린 방이 하나 있었다. 우리 집도 그런 방이 하나 있었고,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세를 줬다. 가난했던 그 시절 도시 주택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책을 통해 70,80년대 공장 노동자들이 몸의 의탁했던 셋방, 벌집들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그래도 우리 집은 당시에는 형편이 좀 나은 사람들이 살던 주거양식이었다.

 우리 집 셋방에는 시골에서 올라온 오빠와 여동생 둘이 살았다. 오빠는 어느 회사에 다녔는지 기억에 나지 않지만, 여동생은 농협 직원이었다. 추측컨대 그 오빠도 양복을 입고 다녔으니 사무직 직원이였을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 큰 오빠와 여동생이 한 방을 쓴다는 것은 대단히 불편한 일이였겠지만, 그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으니 어쩔 수 없었으리라. 형이 중학교에 가게 될 쯤 그 둘은 우리 집을 나갔고, 그 후로 쭉 우리 가족만 살았다.

 초등학교 기억을 돌이켜보면 부잣집 친구 집을 자주 놀러갔던 것 같다. 그 친구의 집은 2층 주택이다. 그리고 마당이 넓었다. 잔디는 기본. 그러다보니 그 마당에서 야구를 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80년 초 당시 부자들의 주거양식은 돌이켜보면 2층 주택이었다.

 85년 중학교를 갔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내가 살던 광안동뿐만 아니라 근처 동의 아이들도 만나게 됐다. 당시 광안동은 압도적으로 주택이 많았고, 아파트라 해봐야 5층짜리 단독 아파트였다. 그 아파트는 우리 형제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아파트 이름이 기억나는 곳도 있다. ‘금잔디’ 아파트다. 지나서 생각하니 참 당시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아파트 이름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넓은 마당에 잔디가 당시 부잣집의 기본적인 모습이었으니, ‘금잔디’를 아파트 이름으로 지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다른 데로 잠시 샜다. 중학교에서 가서는 이전과 다른 부잣집 애들을 만났다. 2층 주택도, 5층 아파트도 아닌 10층 아파트, 그것도 단독이 아닌 대규모 단지에 사는 애들이었다. 그 아파트 이름은 ‘남천삼익’이다. 부산 광안리 바닷가 바로 옆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당시 부산지역 부자들은 아마 죄다 거기 살았을 거다. 80년대 중반부터 돈 있는 사람들은 2층 주택을 떠나서 ‘남천삼익’ 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쯤부터 아파트 투기 바람 같은 것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집이 주거 개념에서, 치부의 대상으로, 재산증액의 대상으로 변하기 시작하였으리라.

 80년대 중후반쯤 우리 동네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층 주택을 허물고, 3층 다세대 주택으로 올리거나, 아니면 두 집이 하나로 합쳐 ‘빌라’로 만들었다. 물론 이름만 ‘빌라’일 뿐 사실은 연립주택 수준이다. 서민들도 집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집의 개념이 당시 주거만 하는 곳이 아니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87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임금이 올라갔던 것도 집의 변화를 불러온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런 변화가 생기는 와중에도 우리 집은 1층 그대로였고, 지금도 1층이다. 2번의 공사를 통해 벽에 단열재를 바르고, 높던 천장이 낮아지고, 마루 대신 온돌이 깔리는 나름 변화는 있었다. 더 큰 변화는 그 집에서 살던 식구들이 하나 둘 씩 그 집을 떠난 것이다. 제일 먼저 떠난 사람은 형이다. 형은 대학을 졸업하고 9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울산으로 갔다. 다음은 누나였다. 누나는 96년 결혼하고 자형 직장 따라 서울로 갔다. 아버지는 2000년 그 집에서 돌아가셨다. 3년 쯤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20여년 살았던 바로 그 집에서 삶의 마지막을 보냈다. 나는 계속 부산에서 살 줄 알았다. 어머니와 함께 부산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 걸, 나도 작년 10월 서울에 올라왔다. 올 가을 쯤에 결혼할 여자친구가 인천으로 직장을 구해 올라오게 됐고, 고심 끝에 나도 여자친구를 따라 서울로 올라왔다. 벌써 7개월째다. 지금은 누나 집에서 함께 얹혀 살고 있다.

 어머니는 내가 올라오고 혼자 계셨다. 10월 8일 짐을 가득 싣고 차를 몰고 부산 집을 출발 해 서울로 올라 올때, 어머니는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쳐다보셨던 것이다. 아직도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혼자 계시다가 어머니는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내가서울로 오고 두달 후 쯤의 일이다. 집에 아무도 안 계셔셔 이틀 동안 집에 쓰러진 채로 방치되셨다. 다행히 동네 아주머니가 어머니가 안 보이시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셨고, 이틀을 안 넘기고 병원으로 모실 수 있게 됐다. 11월 추운 겨울에 만약 하루를 더 그렇게 넘겼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아직도 모연이 송골하다. 내가 올라오자 말자 그런 일이 생겨 지금도 마음이 착찹하다. 이런 마음은 언제 떠났던 우리 형제들 모두가 갖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어머니는 재활을 열심히 했다. 어머니는 혼자 걸을 수 있게 돼 집에 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요양병원에 모셔야 할 상태다. 살 가족이 없어 부산 집을 팔았다. 그 돈은 이후 어머니 병원비로 쓰기로 했다. 그 집은 지금은 팔려서 돈으로 바뀌었지만, 어머니 병원 셋방살이 돈이 됐다. 지금 생각해보니 집은 가족의 역사고, 그 사회상의 반영인 것 같다. 이제 부산에 가도 잘 데가 없어졌다. 마음이 허전하다. 결혼하면 부산 연산동에 있는 여자 친구 집에서 자게 되겠지.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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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70년대 노동관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규칙 다툼으로 날새기 전에 노동교육부터 먼저 받아야  

 한나라당 대선후보 중의 하나인 이명박씨의 천박한 노동관이 지난 7일 다시 확인됐다. 이명박씨는 7일 서울파이내스클럽 강연에서 지난 달 인도에서 소프트회사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토요일에 나와서 일을 해도, 평시에 오버타임으로 일을 해도 수당을 받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급으로 계산해서 주는 수당을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명박씨는 “그 사람들은 프라이드가 있기 때문에 노조를 만들 수 있어도 만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 나라 근로기준법은 제55조 연장,야간,휴일근로에서 “사용자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못박아 놓았다. 이명박씨의 발언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해놓은 최저기준을 지키지 않는 외국의 사례를 아주 훌륭한 것처럼 늘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우고, 노조를 만들지 않은 것에 대해서 극찬을 한 부분에 이르러서는 그의 반노동자적이고, 반노조적인 사고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또 그는 교수노조를 합법화하는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도대체 대학교수가 노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조가 합법화된 상황에서 교사가 노동자냐 아니냐는 논쟁은 이미 일단락 됐다. 초․중․고 교사는 노조를 만들 수 있고 대학 교수는 안된다는 것 우스운 논리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이 교수노조를 허용하고 있고, 장관이나 대사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유럽국가의 견지에서 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명박씨의 독설은 교수노조에서 멈추지 않았다. “서울시 오케스트라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했다”며 예술하는 사람들이 무슨 노조냐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사실관계도 왜곡했다. “오케스트라노조가 처음에는 금속노조에 가입했다”고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바이올린 줄이 금속이여서 금속노조에 가입했는지 모르겠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문화예술노동자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한 적이 없으니 유력한 대선주자가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산별노조는 기업과 업종을 울타리를 뛰어넘는 노동자조직이다. 독일 금속노조 함부르크 지부에는 지역의 백화점 판매원들이 대거 가입해있다. 미국 UCLA 대학의 조교 노조원 1,500명은 미국 자동차노조(UAW) 지부(Local 253) 소속이다. 노동삼권이 확대되고, 노동조합이 더 크게 단결하는 것은 역사의 순리다. 문화예술노동자들이 가입하고 있는 우리노조도 청소미화노동자부터 간호사까지 기업과 업종의 울타리를 뛰어 넘은 산별노조다.


 개발독재 시절의 반노동자적이고, 반노조적인 발상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명박씨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다. 이명박 대선주자는 한나라당 경선규칙 다툼으로 날새기 전에 노동자 권리는 인간존엄성 문제라는 노동교육부터 며칠 밤을 새더라도 꼭 받아야겠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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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에 가득찬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하라

- 지난 4월 27일 부산,인천,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공공노조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교육청에 전달한 공공노조의 항의서한입니다. 

[4월 27일 항의서한]

기만에 가득찬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하라!

정부가 사용자로써 모범을 보이겠다며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학교 비정규노동자들은 계약해지, 초단기계약, 외주화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올해 초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계약해지 및 처우악화를 강요하는 계약을 체결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전국 곳곳에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다. 언론보도를 통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5개 학교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절규하며 싸우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공문 하나로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정부 비정규대책에 따라 오는 5월말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중에서 일부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기계약에 따른 추가적인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각 기관에서 자체 예산으로 하라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결국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 또 최근 정부 내 공공기관 비정규대책 추진위원회의 ‘무기계약 및 기간제 근로자 인사관리 표준안’을 보면 무기계약전환이 고용을 보장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정부 인사관리 표준안을 보면 △업무량 변화․예산감축 △직제와 정원의 개폐 △근무태만 △업무수행능력 부족 △기타 상기에 준하는 사유로 공공기관의 장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해고 사유로 뒀다. 정부 지침이나 소속기관 장의 독단에 의해 무기계약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다면, 비정규대책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부에 되묻고 싶다.  

최근 일련의 과정만 보더라도 정부 대책이 생색내기라는 것이 다시 확인 되고 있다. 예산 없는 정부 비정규대책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고용불안 조장하는 무기계약화는 이름만 바뀐 새로운 비(非)정규노동자를 양산할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가 정부의 비정규정책, 더 나아가 유연성만 강조하는 노동시장 정책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정부가 진정으로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면 지금과 같은 생색내기 무기계약이라는 손쉬운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어렵더라도 비정규노동자의 고용사유를 제한하고, 비정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당장 실현이 어렵다면 이러한 원칙 속에서 단계적인 점진방안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먼저 정부는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비정규법을 폐기하고 전면개정해야 한다. 기만에 가득 찬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을 철회해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계약해지와 처우악화 강요로 고통 받는 학교 비정규노동자(경기여고,성신여고,월계중학교,언주초등학교,선화예고)들의 절규를 귀 기울여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공공노조와 학교비정규직 조합원은 5월 총력투쟁을 통해 우리 요구를 쟁취할 것이다.  

2007년 4월 27일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공공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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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 때문에 계약해지라니요?”

 

학교 비정규직 계약해지, 초단기계약, 각서강요 비일비재

내일(27일) 학교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증언대회(기자회견) 개최


 봄비가 내린 지난 21일 아침, 성신여고 앞에서 한 여성의 1인 시위가 있었다. “비정규법 때문에 계약해지라니요? 저는 일하고 싶습니다” 피켓에 적힌 구호다.


 1인 시위를 한 사람은 13년째 성신여고 행정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정수운씨. 그녀는 다른 비정규직 동료 3명과 함께 지난 1월 25일 학교 측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정수운씨는 “비정규법 때문”이라는 학교 측의 계약해지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다른 비정규직 동료 3명은 결국 학교를 떠났지만, 정수운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노조에 가입했고, 집회에도 참석했다. 학교 측은 한 발 물러섰다. 계약만료를 하루 앞둔 2월 27일 재계약을 하겠다고 정수운씨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학교 측이 내민 계약서는 1년만 계약을 더 연장하고, “계약만료시 근로관계를 자동종료한다”는 내용이었다. 일자리를 알아볼 기회를 1년 간 주겠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 계약해지가 1년 늦춰진 것 밖에 없었다. 정수운씨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1인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언주초등학교 채성미 방과 후 보육전담교사는 6월까지 초단기계약을 강요받고 있다. 채성미씨도 올해 초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으나, 노조와 학부모들의 항의에 학교 측이 입장을 바꿨다. 채성미씨는 “7년 동안 일해 왔지만, 근로계약서를 한 번도 작성한 적이 없었다”며 “올해 처음으로 계약서 작성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채성미씨는 올해 각서까지 강요받고 있다. 각서의 내용은 “공무원 복무에 관한 제규정과 학교 운영 방침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며, 만약 이를 어길 경우에는 임용권자의 어떠한 행정조치에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음을 서약”하라는 것. 공공노조 학교비정규직지부 류정렬 조직국장은 “학교는 공무원도 아닌 채성미 조합원에게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을 할 수 없다는 공무원 복무 규정까지 들이대며 각서를 요구하고 있다”며 “각서에 따르면 노조 활동도 못하며, 언제 짤려도 아무런 이의도 제기 못한다는 것인데, 노예각서를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류 국장은 “이러한 각서가 서울시교육청의 비정규직관리지침에 의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심각성을 지적했다.


 채성미씨 같이 7년 동안 근로계약서를 한 번도 작성하지 않고 상시적으로 일을 했을 경우, 올해 학교 측에서 유독 계약서를 강요하는 행위를 어떻게 봐야 할까? 최지복 노무사(노무법인 일과 희망)는 ”7년 동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상시고용된 노동자로 봐야 한다.“며 ”계약서를 작성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는 7월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오랫동안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나 청소원 등에 대한 계약해지나 초단기계약, 임금삭감와 외주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사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공공부문부터 사용자로써 모범을 보이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때문이다. 심지어 경기도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실 조리종사원 중 1명을 짤라야 한다며 제비뽑기로 계약해지자를 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계약해지, 초단기계약, 임금삭감, 외주화로 내몰린 학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모여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대책과 비정규법을 규탄하는 증언대회를 연다. 27일(화) 오후1시 교육부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노조 학교비정규직지부 주최로 열린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행정실 비정규직노동자, 비정규직강사, 방과후 선생님, 환경미화여성노동자 등이 참석해 자신들이 몸소 당하고 있는 사연을 직접 이야기하고, 교육부에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덧붙임1. 학비 증언대회(기자회견) 프로그램)


학교비정규 노동자 계약해지, 처우악화 사례 증언대회(기자회견) 순서


▌ 일시 : 2007년 3월 27일(화) 13:00

▌ 장소 : 교육인적자원부 앞(광화문 정부청사 정문)


사회: 박진현 공공노조 조직부장


- 인사말 : 전교조, 공공운수연맹, 민주노동당 등     

- 증언1. 정수운 (성신여자고등학교 행정실 비정규직)

- 증언2. 엄혜은 (월계중학교 교무실 비정규직)

- 증언3. 채성미 (언주초등학교 방과후 교실 보육전담 비정규 교사)

- 증언4. 천옥자 (경기여자고등학교 청소 비정규직)

- 증언5. 이용범 (선화예술고등학교 비정규 실기 강사)


(덧붙임2. 학교비정규직 계약해지 및 처우악화 사례 - 첨부파일 참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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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잠

난 군 생활을 최전방에서 했다. 뭐 최전방이라고 해봤자, 서울서 가깝다. 파주와 휴전선 등이 내 군 근무지니까. 휴전선에서는 6개월을 보냈다. 우리 소대는 판문점 바로 옆 지역 경비를 맡았다. 휴전선 생활하면 생각나는 것이 네 가지 있다. 두가지는 자연현상이고, 또 다른 두가지는 노래다.

 

비무장지대는 모두가 아시다 시피 자연의 보고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곳. 그래서 한국 땅에서 거의 원형대로 보존된 자연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거의 원형대로 보존된 자연, 그 속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저녁별과 아침 안개다. 휴전선에서의 생활은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다. 낮에는 자고, 밤에는 철책선 앞에서 근무를 선다. 해질 무렵 근무를 나갈 때 노을이 지면서 북쪽에 밝은 별들 하나 둘이 자리 잡긴 시작한다. 한 폭의 그림이다. 군생활이 너무나 지겹지만 이 때만은 저녁 노을과 별 빛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별이 예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저녁에 먼저 뜨는 별이 더 아름다웠다. 그 때 나에겐 저녁에 먼저 뜨는 별이 사실상 새벽별였기에 그랬을까?

 

또 하나는 아침안개다. 새벽녁이 되면 비무장비대 늪지에서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난다. 해가 고개를 내밀었지만 그 기운이 약해 안개를 물리치지 못하고 서로가 어울려 있을 때, 그 몽환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수줍은 햇빛과 깨끗한 물기 머금고 있는 공기가 좋았다.

 

휴전선의 밤은 조용하지 않다. 특히 밤 12시에는 북한 방송과 남한 방송이 뒤 섞여 시끄러울 정도다. 북한방송은 주로 정치적인 내용과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북한 방송은 하루 종일 방송을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남한 방송은 하루 종일은 아니고 일정 시간에만 튼다. 그리고 라디오 방송을 그대로 보낸다. 북한방송과 남한방송의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남쪽의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정치선동을, 남한은 방해방송인 셈이다.

 

북한방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깊은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 가는 사이에 들은 노래다. 트럼펫으로 인터내셔널가가 잔잔하면서도 애잔하게 깔렸다. 이제 노래를 들었을 그 당시 감동은 생각안나지만, 그 노래를 듣고 너무도 감동스러웠단 기억만은 남아있다.

남한방송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양희은의 '백구'다. 밤 12시, 교대시간이다. 이날은 높은 고지, 2층 초소로 교대를 나갔다. 이 초소는 비무장지대다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교대 시간 30분 동안은 이전 근무조와 교대조가 같이 근무를 선다. 계단을 한참 오르고 나서 잠시 땀을 식히는 동안 우리 쪽 방송에서 양희은의 '백구'가 흘러나왔다. 자연스럽게 집 생각이 났고, 강아지 때 보고 온 우리집 개 생각이 났다. 아련한 그리움이 가슴 밑 바닥에서 올라 왔다.

 

제대하고 나서 난 그 강아지한테 물렸다. 술 먹고 집에 와서 반갑다고 장난치다 물렸다. 그 놈 입장에서 왠 놈이 갑자기 나타나 주인인냥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왜 잠도 못자게 구냐였을 것이다. '백구'는 주인만 따르는 진도개지만, 믹스견은 노래의 소재가 아니다.  이렇게 현실은 냉정하다. 어쨌든 술 먹은 내가 개였을까, 그 놈이 '개쌔이'였을까? 

 

한참 군생활 이야기를 했다. 최근 언제부터인가 새벽잠이 없어졌다. 오늘은 6시에 일어나서 혼자  아침 챙겨먹고, 도시락 싸고, 자전거 타고 출근했다. 늙으면 부지런해지는가?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는데, 아마 그 새는 나이가 들어 새벽 잠이 없는 새가 아닐까? 새벽에 군 생활이 생각났다. 갑자기. 그래서 생각난 것을 적어봤다. 쓸데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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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해고’와 ‘외주화’ 잇달아

 

 

공공운수연맹 지난 9일 ‘정부 대책 철회 결의대회’ 열어 


 서울 성신여고에서 12년째 행정실에서 근무한 정수운씨,그녀는 우울한 구정을 보냈다.2월 28일에 계약이 해지되기 때문이다.정수운씨는 지난 달 말 학교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 받았다.정수운씨는 지난 95년부터 학교 행정실에서 일해왔다.

 그 날 같이 계약해지를 통보 받은 비정규직 동료는 교장에게 “무슨 이유로 우리가 그만둬야 하는지 알려주세요”라며 따져물었다.교장이 말했다.“인터넷을 한 번 보세요. 언론에도 나고 그랬지 않습니까? 비정규직 법안이 불러온 현실입니다.나라가 일 잘하고 있는 사람을 괴롭힙니다”

 3월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 정수운씨는 “하루 전만에라도 애기를 했더라면 이렇게 억울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공공노조 학교비정규직지부 조합원으로 가입한 정수운씨는 지난 2월 9일 “기만적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 결의대회”에 참석해 연설까지 했다.학교 행정실에서 12년째 남들처럼 열심히 일만했던 그녀로써는 쉽지 않은 선택이였을 것이다.

 이 날 결의대회에서 정수운 조합원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는 그 동안 열심히 일 해왔던 비정규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소수의 무기계약 노동자들을 만들려고 한다”며 정부와 학교를 규탄했다.이어 “내 아이가 이제 초등학생이 되는데 이 아이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워서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성신여교 교장 선생의 말 속에 답이 있다.작년 11월 30일 제정된 비정규법 때문이다.비정규법은 기간제노동자가 채용된지 2년이 지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돌려 말하면 사용자가 2년 안에 기간제노동자를 짜르면 합법적이다.특히,정부는 7월 법 시행 이전인 5월까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에 따라 무기계약 대상자를 우선 확정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장기근속 대상자를 우선으로 계약해지가 잇따르고 있다.류정렬 학교비정규직지부 조직국장은 “무기계약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학교에서 5~6년 근속자들을 내보내고,새로운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류정렬 조직국장은 “학교에서 1년 단위로 짧게 계약하는 고용형태를 만들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비정규직 규모는 8만명 가량.전국 6천여개 교육기관 비정규직 계약이 모두 2월 28일 만료된다.류정렬 국장은 “상담이 들어와 노조가 대응한 곳 중에서 재계약이 이뤄진 곳도 많다”며 “하지만 상근자가 한명인 지부에서 일일이 제대로 대응하기가 벅찬 것도 현실”이라며 공공노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주문한다. 

 당연히 비정규직 계약해지가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법원행정처에서 올해 40명의 민간경비원이 계약해지를 당했다.심지어 노동부 산하기관이 고용정보원에서도 비정규직 14명이 똑 같은 일을 겪었다.고용정보원은 이들 비정규직이 하던 일을 외주화로 돌릴 계획이다.

 한편,계약해지와 외주화는 동전의 양면이다.공공기관이 무기계약 대상자를 축소하기 위해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외주로 돌리고 있다.대표적인 곳이 철도공사이다.철도공사는 KTX 승무원에 이어 직접고용 비정규직이었던 새마을승무원도 작년 연말 외주로 돌렸다.인천시 환경사업소에서 일을 하던 정병모 인천상용직지부장은 외주화를 거부하다 지난 달 31일 해고를 당했다.인천시는 직영으로 운영하던 환경사업소를 환경관리공단을 새로 만들어 여기에 위탁했다. 

 공공운수연맹은 지난 9일 기획예산처 앞에서 3백여명이 참가해 “기만적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 공공부문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공공운수연맹이 출범하고 난 후 주관한 첫 집회였다.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문제가 그 만큼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뜻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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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해고사태 … 결국 거센 반발 불러와

 

=오는 9일 기획예산처 앞에서 비정규노동자들 “정부 대책 철회하라”며 집회 개최


 비정규노동자들이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이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이 ‘비정규직 해고사태’를 부르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공공부문 비정규대책본부’는 오는 9일(금) 오전11시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만적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 공공부문 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공공부문 비정규대책본부’는 이날 집회에서 △차별 철폐 없는 무기계약 반대 △정규직화 노사합의 이행 △비정규노동자 외주화 및 집단해고 중단 △기만적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다.이날 집회에는 KTX․새마을 승무원,산업인력공단․폴리텍대학 비정규직,학교비정규직,지자체 비정규직 등 비정규노동자 300여명을 포함해 전체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공공부문 비정규대책본부’는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공무원노조,보건의료노조,전교조가 참가해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같은 날 오후 4시 광주시청 앞에서도 ‘비정규직 외주화 및 집단해고 저지! 광주전남노동자 결의대회’가 공공노조 주최로 열린다.


◇ 비정규직 ‘해고사태’와 ‘외주화’ … 거센 반발 예견된 일


 지난 해 11월 30일 통과된 비정규직법이 오는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먼저 실시된다.정부는 법 시행 이전인 5월까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에 따라 무기계약대상자를 우선 확정할 예정이어서,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해고 칼바람이 올해 상반기 내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짜르고 있다.법원 행정처가 지난 해 12월 계약직 민간경비원 40여명에 대해 재계약하지 않았다.사실상 해고다.심지어 노동부 산하기관에서도 비정규직 해고사태가 일어났다.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45명의 비정규직 가운데 14명을 재계약하지 않고 해고를 했다.한국고용정보원은 이들 비정규직이 하던 콜센터 업무를 외주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광주시청에서 청소,주차,조경,민원안내 업무를 하던 50여 명의 용역업체 비정규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에 내몰렸다.광주시는 올해 새로운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기 위해 입찰공고를 냈고,3월 12일 경에 새로운 업체가 선정될 예정이다.비정규노동자들이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이 유지될 것을 시에 요구하고 있지만,광주시청 담당자는 “용역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공공노조 광전공공서비스지부 전욱지부장은 “해마다 용역계약이 만료될 때마다 해고 위협이 있었다”며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빠져있다”고 말했다.

 철도공사는 KTX 승무원에 이어 새마을 승무원을 시작으로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를 외주화할 계획이다.공사는 올해 역무,시설업무 직접고용 비정규직과 계약서를 맺으면서 계약기간 조정에 대한 단서조항을 넣었다.시설업무 비정규직의 계약서를 보면 “다만 사업조정,변경,완료에 따른 인력조정과 인력운영계획 변경 등에 따라 계약기간이 조정될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다.즉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정부가 ‘정규직화’ 노사합의에 재뿌려

 

 지난 1월 22일 열린우리당과 정부 당정협의회에서 △산업인력공단 △양평군 △건설기술연구원 △한국도로공사 △경북대 등 6개 기관을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시범기관’으로 정하고,정부 추진단이 직접 밀착 결합해 비정규 대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노동조합과 사측 간의 합의에 딴지를 걸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시범기관으로 정해진 산업인력공단이다.


 산업인력공단은 노조가 지난 2005년 66일간의 파업  끝에 산업인력공단과 폴리텍대학(구 기능대학)비정규직에 대해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노사합의를 맺었다.노동부도 이를 승인했다.노동부는 작년에 공단 정원 100명과 폴리텍대학 80명의 정원을 늘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기획예산처가 다른 부처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결국 이들 비정규직들은 노사합의를 이행할 것을 노동부와 기획예산처에 촉구하고 있다. 

 최근 노동부는 “노사 합의사항 이행이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보다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는 노조의 질의에  “공공부문 비정규종합대책은 정부에서 공공부문의 올바른 비정규직 사용관행을 정착하기 위하여 추진하는 사항으로서 당사자가 성실히 이행하여야 할 의무가 부과되는 노사합의서와는 그 우열을 논하기 어려운 것으로 사료된다”고 답변했다.이어 노동부는 “산하기관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은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에 따라 (중략)2007.5월 경 전환규모 및 처우수준 등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올해 들어 노동부마저도 노사합의에 따른 ‘정규직 전환’보다는 ‘무기계약 전환’에 더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대 병원은 지난해 단체협상 과정에서 2006년 8월 31일 기준으로 2년 이상 비정규직 240명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으나,교육부가 제동을 걸고 있다.이전 관례대로라면 병원 측은 2월 말에 있을 이사회에서 노사합의사항을 안건으로 올리고 원안대로 통과할 예정이었다.현재 병원은 예전과 다르게 고민에 빠져 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비정규대책을 내세우면서 제동을 건 교육부 때문이다.공공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 오은영 사무국장은 “교육부가 5월까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에 따른 무기계약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라며,병원측에게 노사합의사항 사항을 2월 말 이사회에 올리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병원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며 “교육부에서 압력을 넣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미경 공공연맹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무기계약 전환은 정규직 전환과는 다르게 임금 등 차별이 존재한다”며 “정부가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이라는 모범적인 노사합의를 가로막고,비정규직에 대한 문제해결 방안을 하향평준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참고자료)기만적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 공공부문 노동자 결의대회



① 대회명칭:

(소제목)차별 철폐 없는 무기계약 반대․ 정규직화 쟁취!정규직화 노사합의 이행!비정규노동자 외주화 및 집단해고 저지!(주제목) 기만적인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대책 철회 공공부문 노동자 결의대회

② 일시:2007년 2월9일(금)오전11시

③ 장소:기획예산처 앞

④ 주최:공공부분 비정규대책본부

⑤ 주관:공공운수연맹


⑥ 집회순서

(사회:박진현/ 공공노조 조직부장)

 -몸풀기:발전차(새마을승무원 몸짓패)

 -민중의례

 -집단민원 및 요구사항 전달

 -투쟁사1:노사합의 미이행 규탄(산업인력공단,의료연대)

 -투쟁사2:외주화 중단 촉구(KTX․새마을 승무원)

 -몸짓공연:발전차(새마을 승무원)

 -투쟁사3:계약해지 규탄(학교비정규직)

  - 격려사: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대회사: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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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있다면 서울이라도 괜찮아

-  이 글은 부산울산경남 열사추모사업회에서 일하던 후배에게 쓴 편지글입니다. 이글은 열사회 소식지 '솥발산'에 실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저는 옛날 열사회에서 일했고, 이 후배는 내 후임으로 열사회에서 9년 동안 일해왔습니다. 

 

 너가 1월 말에 열사회를 그만두고 곧 올라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월에 서울에서 결혼한다면서. 윤경씨가 전화를 했다. 너한테 편지를 써 달라고 하더라. 열사회 기관지 솥발산에 싣겠다며. 그래서 내가 “요즘에 애인한테도 편지를 안 쓰는데 내가 보경이한테 왜 편지를 쓰냐?”고 튕겼다. 그러면서 내 머리에 떠오른 장면이 무엇인지 아니? 아마 99년이였을거야. 너가 부산대 구 정문 쪽 2층 집에서 방 하나를 얻어 하숙을 하고 있을 때였지. 그해 어느 날 너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되고 한 참이나 종적인 묘연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어느 날 밤 난 너 하숙집을 무작정 찾아가서 막차가 끊어질 때까지 기다렸던 적이 있었다. 물론 그 날 허탕 쳤지.


 왜 이 생각이 났을까? 그 때 너는 뿌리 없는 아이 같았지. 너가 결혼한단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너도 가족이 생기는구나란 생각을 했다. 참 다행이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어떤 영화 제목처럼 “결혼은 미친 짓”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이보그라도 괜찮아”란 영화에선 ‘미친 놈’이 ‘미친 년’도 좋아하는데, 멀쩡하고 게다가 번듯하기까지 하다면 ‘미친 짓’인들 못할랴? 내 봐라. 서울까지 여자 쫓아오지 않았느냐?


 요즘 어머니가 아프니 부산 가도 잘 곳이 마땅치 않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부산 광안리 집은 사람이 안산지 2달 가까이 돼 너무 춥다. 작년 연말에 부산 가서 집에서 잤다가 감기에 된 통 걸렸다. 새해 시작부터 고생 무지 했다. 그런데 사람은 참 적응이 빠르다. 부산으로 첫 출장 갔다가 서울 올 때는 군대 첫 휴가 나온 신병이 복귀하는 기분이었다. 이제는 서울로 오는 길이 집에 오는 기분이다. 빨리도 달라졌지. 물론 부산에 가도 잘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큰 이유겠지.


  불과 얼마 전까지 부산은 뿌리 내리고 산 곳이지만, 이제는 가더라도 잠시 마음 편히 쉴 곳이 없으니 씁쓸하다. 지금 부산은 나에게 어떤 곳일까?


 잊고 있었거나, 기억 속에 있는 과거의 일이 불현듯 구체적으로 다가 올 때가 있더라.   지난 20일 여자친구랑 남영역 근처를 거닐다 지금은 경찰청 인권보호센터가 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옛 대공분실 앞에 딱 서게 됐다. 한 번도 그 앞에 간 적도 없었다. 우연이었지. 하지만 여기가 바로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진 곳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얼마 전 이곳에서 박종철 열사 2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는 사실도 기억났다. 87년에는 난 중3이었으니 거리에서의 기억이 날 리가 없다. 난 박종철 열사 부친이 생각났다. 97년 1월 어느 일요일, 합추사 사무실에서 만난 게 첫 만남이었다.


 지금의 열사회, 그 때는 합추사였지. 겨우 1년 있었고,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 시간을 뛰어넘어 생생한 기억으로 될 살아 날 때가 있다. 우연찮게 옛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 서면 박종철 열사 부친이 떠오르듯이, 인혁당 사건이 사법부에서 무죄란 판결을 내렸다는 기사를 봤을 땐, 인혁당 유가족들이 생각났다. 하물면 9년 있었던 너에게 더 많은 기억이 있을 것이고, 그 것이 어느 날 어떤 매개를 통해 불현듯 튀어 나올 것이라고 짐작한다.


 서울에 와서 책을 많이 본다. 출퇴근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어버리니 그 시간 동안 소일거리로 책을 뒤적인다. 최근에 신용복 선생의 ‘강의’를 읽고 있다. 참 좋은 구절이 많지만,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하나 소개하마.


 流水地爲物也(유수지위물야) 不盈科不行(불영과불행). 우리 말로 해석하면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이다. 흐르는 물처럼 건너뛰는 법 없이 우직하게 바른 길을 고집하란 뜻이다. 참 좋은 말 같지 않니? 서울에서의 삶도 건너뛰는 법 없이 물처럼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 물론 물은 바위를 만나면 자신을 나눠 할류하기도 하고, 산을 만나면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도 잊지 말고.


  결혼 축하한다. 서울 어서 오너라. 오면 내가 저녁을 대접하마. 서울? 다들 살기 어렵다고 하지.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울도 괞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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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으로 진보에 다가선다는 것

- 11월 중순, 부산에서 서울 올라오는 기차안에서 적어본 글입니다.


서울에서 생활한 지 40여일째, KTX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 울산으로 출장갔다가, 어머니 홀로 계시는 부산집에서 토요일 하룻밤 자고, 일요일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3시간 걸리는 기차 시간을 지겹지 않게 보내기 위해 ‘한겨레21’을 샀다. 특히, 이번 호에는 “아파트 가격이 거품”이며 “변두리 작은 아파트부터 가격이 붕괴할 것”이라는 내용의 특집 기사가 실렸다. 내년 서울에서 결혼할 것이고, 서울 변두리에서 살 것인 나에게 정말 반가운 내용이었다. 내년 나와 함께 살 여자도 이번 주 ‘한겨레21’을 사서 보았을 것이다. 물론 내가 사서 보라고 권했다. 내 여자 친구도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거품의 미래, 언제, 어떻게 터질 것인가?”

내 여자 친구도 나처럼 “제발 터져라”고 빌었을까? 당연할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부산에 비해서, 그리고 서울의 불과 얼마전과 비교해서도 너무 비싼 탓이다. “거품은 터진다”는 한편 경제학이라는 과학에,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의 역사적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 정책 또는 우연적인 계기에 의해 질서있게 거품이 가라 앉지 않으면, 공황 같은 상황이 초래하고, 이는 금융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 진단도 함께 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폭등으로 시작된 일본의  90년대 경제침체가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담고 있다. 결국 “제발 터져라”란 내 심뽀 속에는 모두가 어떻게 되든 내 가족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가족 이기주의’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셈이다. 나의 ‘진보’가 기껏 미래의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넘지 못하는 속 좁은 것이었다. 터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분명하다면, 이를 어떻게 사회적 연대를 통해, 진보적 정책을 통해 주택정책의 방향을 ‘시장’아닌 ‘공공성’으로 물꼬를 틀 것인가? 이렇게 고민을 해 보는 것. 어려운 문제지만, 이렇게 접근해야 맞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KTX 기차 안에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보좌관인 손낙구씨의 글을 우선 읽어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주택에 대해서 문외한이었지만, 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주택정책 전문가가 됐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생활인이 되어보지 않은 활동가를 믿지 않는다”고. 나에 관한한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주택, 부동산과는 나와 무관한 것으로만 알고 살았던 내가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까. 비록 사적인 이유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공공성으로 그 시각을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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