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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a님의 [독립다큐멘터리에 흠뻑 빠져 보아요-인디다큐페스티발에 영화 보러 갑시다] 에 관련된 글.

2001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5회를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 유일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매년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성과를 결산하는 동시에

해외의 유수한 문제작들을 국내에 소통하는 거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외 다큐멘터리의 상영 외에도

독립 다큐멘터리를 둘러싼 영화적, 사회적 환경에 대한 고민을 놓지않으며,

독립다큐멘터리의 안정적인 생산과 배급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해왔습니다.

                           출처:http://www.sidof.org

 

이 영화제에 대한 기억, 혹은 수다

 

 



1. 작년에 <돌 속에 갇힌 말>을 처음 상영한 영화제다

   첫 상영일자가 10월 30일이었는데 29일 저녁이 되어서야 상영테잎을 갖다드렸다

   한 감독은 헐레벌떡 뛰어간 내게 '아유, 이러면 안되지!'하고 일침을 가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늦어도 개막식 전에는 관련자들 손에 들어와야 할 테잎이

   상영 바로 전날 도착했으니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을 것이다

  

   상영을 앞두고 나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했던 프로젝트 파일을 몽땅 날렸고

   미디액트에서 알려준 업체를 통해 데이터복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덕분에 가편집 파일을 복사해두었던 테잎으로 다시 편집을 해야 했으며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못해서 세 번이나 다시 사운드믹싱을 했던터라

   차마 한번만 더 하자는 말을 못하고 오디오파일을 복사해야 했다

   5년간 축적했던 모든 시행착오의 최고결정판을 터뜨렸던 그 날

 

   그래도 무사히 상영은 되었고

   서른 명이 넘는 영화 관련자들(친구들과 친 인척이 포함된)을

   군소리없이 친절하게 입장시켜준 홍수영 사무국장 덕분에 객석도 가득찼다

   긴장과 흥분, 자만심과 좌절감이 교차하던 그날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서 '말 좀 조리있게 잘하고 싶다'며 한숨을 쉬는데

   '송환'의 김동원 감독님이 바로 앞에 앉아있다가 일어서는 걸 보고

   어찌나 민망하던지 속으로 '으악' 비명을 질렀던 기억도 난다

 

   그 뒤로 영화도 많이 보지 못했고

   몸살인지 허탈감인지 알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혀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올해는 매일 가서 열심히 신작들을 봐야지

   벌써 일 년이 지났구나, 시간 정말 빠르다

 

2.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는 많다

   그런데 독립다큐멘터리만 모아서 상영하는 영화제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유일하다

   이 영화제를 통해서 해마다 오래도록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5회를 맞이하는 올해 기금마련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제작하던 영화를 상영하게 되어서 기쁜 마음에

   아는 사람들 우루루 다 불러서 무료로 입장시켰던 나로서는

   어쩐지 죄송한 마음이 든다

   작년에 사석에서 사무국장님께 '돈이 생기면 꼭 후원금을 내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지난 달에 열린 '후원의 밤' 에는 가보지도 못했다, 아이쿠...

   올해는 더 많은 관객들을 이 영화제 기간에 만나게 되길 바라면서

   개막작으로 상영될 '안녕 사요나라'를 기다린다

    


2005/10/28 00:24 2005/10/28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