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자 전국회의 출범선언문

오늘 우리는 자주촵민주촵통일과 노동자 해방세상의 염원을 안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출범을 선언한다. 백여 년 전 이 땅에 뿌려졌던 갑오농민군의 반외세촵반봉건 투쟁정신은 제국주의 식민통치와 조국분단이란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을 향한 선배노동자들의 영웅적인 투쟁으로 이어져 왔다. 광주민중항쟁으로 되살아나고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노동자가 사회변혁과 역사발전의 주체로 당당하게 섰음을 선언한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로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1945년 점령군으로 들어온 미국은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 모든 결정권을 손아귀에 틀어쥔 지 오래고, 반세기 넘게 세계 유일의 분단체제를 강요하며 민족의 자주권과 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빼앗아가고 있다. 우리 경제는 IMF를 앞세운 제국주의 경제침탈로 인해 껍데기만 남게 되었고, 경제주권마저 주장할 수 없는 미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해 버렸다. 노동자는 구조조정과 비정규직화로, 농민은 농축산물 개방에 의한 농가부채로, 빈민은 살인적인 철거정책으로 죽음의 문턱으로 몰려있다. 800만이 넘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한 달에 수십 명의 노숙자가 굶어 죽어가고 있다. 결국 싸우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민중들의 참담한 현실이다. 외세와 분단체제에 빌붙어 기득권을 유지해 온 사대매국세력들은 민족의 자주적 통일보다는 굴욕적인 외세와의 공조를 강조하고 국가보안법 철폐불가를 강변하며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그러나, 얼음장 밑으로 봄은 오듯이 예속과 억압에 맞서 투쟁으로 전진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가슴마다에 해방세상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이 땅 모든 착취와 억압의 근본 원인이 제국주의 미국이라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주와 통일의 기운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큰 물줄기가 되어 가고 있다. 바로 그 해방의 길에 노동자계급이 투쟁으로 힘차게 떨쳐나서고 있다.

현장조직운동은 어용노조를 민주화하여 민주노조를 세우고 지켜내면서 오늘의 민주노조운동을 있게 하였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단위사업장에 안주하고 경제적 권익과 노조집행부 교체에 두었던 활동의 중심을 한 단계 높여내야 한다. 올바른 사상과 강고한 실천투쟁으로 현장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과 전국차원의 조직활동으로 사회변혁을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 나서야 한다.

이에 우리는 현장조직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활동가들의 전국조직인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깃발을 힘차게 올린다. 우리의 출범은 일천삼백만 노동자들에 대한 뜨거운 동지적 약속이다. 그리고 칠천만 민중에 대한 굳건한 연대의 약속이다.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그 자랑스런 어깨 위에 민주노조운동의 앞날이 달려 있음을 한시도 잊지 말자. 투쟁 속에서 체득한 자주촵민주촵통일의 위업을 현장대중 속에서 구현해 나가자. 비타협적 투쟁으로 노동자의 계급적 요구를 쟁취하고 노동계급의 통일단결과 전 민중의 연대로 우리 사회의 참된 민주변혁과 우리 민족의 자주화와 통일을 안아 오자. 반드시 이루고야 말 노동자 해방세상 그날을 위해 민주노동자전국회의가 앞장서 싸워 나갈 것이다.

2001년 4월 21일

민 주 노 동 자 전 국 회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