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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의 기술>에대한 질문

 

영상이론과 3학년 박소영


 <파산의 기술>은 과연 ‘파산에 관한 이야기’인가?


 이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의아스럽고 흥미로웠던 지점은 파산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나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파산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상황을 직접 시각적으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오로지 그들의 인터뷰와 마치 그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은 경제이데올로기로 가득 차 있는 우리 일상의 소음들만 들려주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면은 감상하는 입장에서 심히 너무 거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감독은 왜 영화의 시작 부분부터 라디오와 같은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소음들과 중첩시켜서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모습들, 특히 노동자들, 민중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영화 중간 중간에 인용하고 있는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파산의 기술’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이미지와 사운드의 무분별한 충돌을 사용함으로써 과연 얼마나 ‘파산의 기술’에 대한 감독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었단 말인가?

 파산하고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과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도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 이들의 인터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현실에 대한 희망인가 좌절인가, 신자본주의에 대한 비아냥인가 아니면 절규인가.

<파산의 기술>은 ‘파산’에 대해서 라기 보다는, 이를 묵과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아이러니 그 자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다지 별로 매끄럽지 않게 보여주고 있다는 지점 또한 간과할 수 없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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