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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12
    [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돌민

[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http://blog.jinbo.net/jayul/96

 

김초향 명창의 단가 '운담풍경'

 

https://www.youtube.com/watch?v=pvHd6KICO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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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http://www.hearkorea.com/gododata/search.html?data_start=0&g_id=8&keyfield=title&key=박록주

 

 고 춘미 박록주 명창은 판소리 5명창 시대와 판소리 인간문화재 시대를 연결하는 국창입니다. 판소리에 입문하며 배운 것이기는 하지만 가신 박기홍 명창의 소리를 밀도 있게 배운 큰 제자이기도 합니다, 고 조학진 명창도 박기홍 명창의 수제자이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박록주 명창이 5명창 시대의 후속 세대로서 인간문화재 시대를 이끈 공로만으로도 20세기 최고의 한국음악 작곡가인 송계 정응민 명창(강예원의 "판소리 작곡가 연구" 참고)과 비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고 박록주 명창의 의발을 이은 제자로는 고 박송희 명창, 고 한농선 명창, 이등우(이옥천) 명창, 조순애 명창 등이 있습니다.

 뿌리깊은나무에서 발간했던 서적에 실린 글에서, 고 춘미 박록주 선생님은 연하남이었던 소설가 김유정이 연애를 걸어왔던 일화를 소개하며 화려했던 젊은 날을 추억하기도 했는데요. 인간문화재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으면 판소리와 같은 전통문화가 없어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던 1945년 광복과 1950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60년대 인간문화재 시대까지를 살아내고야 만, 박록주 선생님은 당신의 후반기에 판소리에 앞에 부르는 단가를 '백발가'로 자주 불렀다고 합니다.

 

http://www.hearkorea.com/gododata/gododata.html?g_id=2&g_no=8876

 

 아래에 인용한 음원은 여러 번 재판이 나온 "한국의 전통음악(27) 단가/범패·판염불·회심곡" 음반에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가사에 금강산이 나오기 때문에 지구 레코드의 "국창 춘미 박록주 여사 단가집 음반"에는 '백발가(금강산 유람가)'로 제목이 된 음원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http://www.koreamusic.org/

 

 

 

 감히 감상평을 하자면 천의무봉입니다. 또는 미상인 고수 분의 북반주도, 감히 감상평을 하자면, 흥미진진합니다. 예를 들어, 고 춘미 선생님께서 "백발이 섧고 섧다"라고 내드름을 하시며 고수님께서 다음 장단의 첫 박을 시작하시는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이 음원의 박록주 선생님과 달리 연만하지 않으신 분께서 부득이하게 백발가를 부르셔야 할 때는, 예를 들어 "어화 세상 벗님네들(야) 이내 한 말 들어 보소"같은 말을 맨 앞에 넣어서 부르시는 게 예의입니다. 

 

단가 '백발가(白髮歌)'

 

[중모리]

 

백발(白髮)이 섧고 섧다. 백발이 섧고 섧네. 나도 어제 청춘(靑春)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다. 우산(牛山)에 지는 해는 제(齊) 경공(景公)의 눈물이로구나. 분수추풍곡(汾水秋風曲)은 한무제(漢武帝)의 설움이라. 장(壯)하도다. 백이(伯夷) 숙제(叔齊) 수양산(首陽山) 깊은 곳에 채미(採薇)하다가 아사(餓死)를 한들 초로(草露) 같은 우리 인생들은 이를 어이 알겠느냐! 야야 친구들아 승지강산(勝地江山) 구경가자. 금강산 들어가니 처처(處處)에 경산(景山)이요 곳곳마다 경개(景槪)로구나. 계산파무울차아(稽山罷霧鬱嵯峨) 산은 층층 높아 있고 경수무풍야자파(鏡水無風也自波) 물은 술렁 깊었네. 그 산을 들어가니 조그마한 암자(庵子) 하나 있는데 여러 중들이 모여들어 재맞이 하느라고 어떤 중은 낙관 쓰고 어떤 중은 법관(法冠) 쓰고 또 어떤 중은 다래몽둥 큰 북채를 양손에다가 쥐고 북을 두리둥둥 목탁(木鐸) 따그락 뚝딱 죽비(竹箄)는 쫘르르르르 칠 적에 탁자(卓子) 우에 늙은 노승 하나 가사착복(袈裟着服)을 어스러지게 메고 꾸붓꾸붓 예불(禮佛)을 하니 연사모종(煙寺暮鍾)이라 허는 데로구나.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1) 우산(牛山) : 중국 산동성(山東省) 임치현(臨淄縣) 남쪽에 있는 산.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놀던 곳.
2) 제(齊) 경공(景公)의 눈물이로구나 : 제나라의 경공이 흘리던 눈물이 생각난다는 뜻. 제 경공의 이름은 저구(杵臼), 경(景)은 시호(諡號)로 강태공의 후손. 경공이 일찍이 우산에 올라, 지는 해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기를 ‘세월의 빠름이여, 어찌 인생으로 하여금 죽음의 길을 재촉하는고?’ 한즉, 수행하던 신하 3명 중 2명은 따라 울었지만, 안자(晏子)만은 웃으며 하는 말이,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것은 천리(天理)의 정칙(定則)이온데, 역리(逆理)를 하려 함은 어진 처사가 아니며, 어질지 못한 임금을 따라 아첨하는 신하들이 운다는 것이 어찌 우습지 않으리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3) 분수추풍곡(汾水秋風曲) : 한무제(漢武帝)가 분수(汾水) 강가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추풍사(秋風辭)를 말한다.
4) 한무제(漢武帝) : 중국 전한의 7대 왕.
5) 백이(伯夷) 숙제(叔齊) : 중국 은(殷)나라의 선비들.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 백이가 형, 숙제가 동생. 무왕이 은을 치려는 것을 말리다가 듣지 않으므로 주나라의 곡식 먹기를 부끄럽게 여기어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으며 숨어 살다가 굶어 죽었다.
6) 수양산(首陽山) : 중국의 산서성(山西省)에 있는 산으로, 백이 숙제가 굶어 죽은 곳.
7) 채미(採薇) : 고사리를 캐다.
8) 아사(餓死) : 굶어 죽다.
9) 초로(草露) : 풀에 맺힌 이슬.
10) 승지강산(勝地江山) : 경치 좋은 산과 강.
11) 처처(處處)에 : 곳곳에.
12) 경산(景山) : 경치 좋은 산.
13) 경개(景槪) : 경치가 빼어나게 좋은 곳.
14) 계산파무울차아(稽山罷霧鬱嵯峨) : 자욱한 안개도 산이 높고 험하여 산에 머무른다는 뜻. 당(唐)나라 때 시인 하지장(賀知章)의  ‘채련곡(採蓮曲)’에 나온다.
15) 경수무풍야자파(鏡水無風也自波) : 거울과 같이 맑은 물에 바람은 없는데 물결은 스스로 일어난다. 하지장의 채련곡에 나온다.
16) 암자(庵子) : 큰 절에 딸린 작은 절.
17) 재맞이 :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드리는 불공.
18) 낙관 : ‘남관(藍冠)’의 잘못. 남빛 관.
19) 법관(法冠) : 도를 통한 법주대사가 쓰는 관.
20) 다래몽둥 : 다래나무 가지로 만든 뭉툭한 몽둥이.
21) 목탁(木鐸) : 절에서 불공을 할 때나 사람을 모익에 할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기구. 둥글넓적하게 다듬은 나무토막 속을 파서 방울처럼 만든다.
22) 죽비(竹篦) : 두 개의 대쪽을 맞추어 만든 물건으로 불사(佛事) 때 승려가 바른 손으로 자루를 잡고, 갈라진 부분을 왼손 바닥에 쳐서 소리를 내어 대중을 지도한다.
23) 탁자(卓子) : 부처 앞에 붙박이로 있어 제물, 다기(茶器) 등을 차려 놓는 상.
24) 가사착복(袈裟着服) : 가사(袈裟)를 입다. ‘가사’는 중이 장삼 위에 왼쪽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치어 입는 법복(法服).
25) 어스러지게 : 으스러지게. 엇비슥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26) 꾸붓꾸붓 : ‘구붓구붓’의 센 말. 자꾸 여러 차례 허리를 굽히는 모양.
27) 예불(禮佛) : 부처님에게 경배하다.
28) 연사모종(煙寺暮鍾) : 안개가 낀 절에서 해질 무렵에 종소리가 들려오는 풍경으로, 소상팔경의 하나.
29) 거드렁거리고 : 거드럭거리고. 거들먹거리고. 신이 나서 버릇없이 굴고.

 

조순애 명창의 백발가

 

https://www.youtube.com/watch?v=Z-43y8bVOrI

 

 

http://www.dreamrec.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49148&category=001013002

 

 혹시 여유가 있으신 분께서는 지구 레코드의 "단가집" 1 음반을 사시면 박록주 명창을 비롯한 인간문화재 시대 명창들의 다른 단가들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다른 좋은 단가 음반도 많지만, 이 음반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음반이 절판되어 있다고 잘못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레코드의 다른 국악 음반도 손쉽게 구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이 음반이 잘 검색이 되지 않는데, 드림 레코드라는 곳에서는 안정적으로 더구나 비교적 착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고 국악 음반을 구하러 드림 레코드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사장님 내외와 일면식이 있는데요, 수수하고 소탈한 분들이셨습니다.

 

 참고로, 온라인 드림 레코드와 상호보완적으로 오프라인 서울 레코드(02-2265-9298)를 이용하시면 대부분의 어느 정도 국악 음반은 큰 어려움 없이 구하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반은 두 곳에 다 있지만, 드림 레코드에 없는 음반을, 서울 레코드 국악 코너에서 보물찾기 하듯이 보다가 찾기도 하고 서울 레코드 매장에도 없는 음반을 드림 레코드 중고 목록에서 구하기도 합니다. 다만 서울 레코드는 오프라인 매장이니 예를 들어 단가집 같은 음반이 가게에 있는지, 영업 시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등을 미리 전화로 확인해 보시고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특히 서울 레코드는 자신의 홈페이지 국악 목록에 오프라인 매장 국악 코너 음반들을 다 등록해 놓지 않아서, 여유가 있으시면 꼭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시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이 두 곳에서 실패하시면 1 뮤직앤시네마 등의 중고음반, 2 예술자료원, 3 국회 도서관, 4 국립중앙 도서관, 5 국립국악원 자료실, 6 국악음반박물관, 7 정창관의 국악음반세계 등을 그야말로 뒤지셔야 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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