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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나가 술사오다

적당하게 취하면 세상이 모두 나의 것, 모두가 나의 친구..

과하게 취하면 부끄러운 나자신,

인사불성이 되면 깨어나서 자괴감..

이 아리까리한 줄다리기를 하게 만드는 액체..

어떤 시집을 뒤적거리다 포기할 수 없는 그놈을 만나기 위해

새벽길을 박차고 뛰어나가 한손에 술병을 달랑달랑 흔들며

차가운 공기에 입김이 호호 났다.

한병이면 족하리라 생각했으나 쉽게 취하지 않고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주절주절 글자 한자씩 마시면서 삭히는 중이다.

누군가 혼자 술마시면 알코올 중독의 길에 접어들었으니 자제하라고

점잔케 혹은 단호히 말하던 때가 있었다.

혼자 술마시는 내 술잔에 차곡차곡 쌓이는 기억과 기억 사이를  터벅터벅 걸어보면

그들이 왜 혼자 술을 마셨는지 알 것도 같다.

그때 말리던 내 무의식도 왜 그것을 말렸는지 알 것도 같다.

술아, 너는 10여년을 나와 더불어 있었으니

나보다 니가 더 나를 알 것을...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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