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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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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11/06
    [시/김상용] 南으로 창을 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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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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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4/11/05
    [시/신현림]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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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윤동주] 흐르는 거리

  • 등록일
    2004/10/11 16:16
  • 수정일
    2004/10/11 16:16

으스름히 안개가 흐른다. 거리가 흘러간다. 저 전차, 자동차, 모든 바퀴가 어디로 흘리워 가는 것일까? 정박할 아무 항구도 없이, 가련한 많은 사람들을 싣고서, 안개 속에 잠긴 거리는,

 

거리 모퉁이 붉은 포스터 상자를 붙잡고 섰을라면 모든 것이 흐르는 속에 어렴풋이 빛나는 가로등, 꺼지지 않는 것은 무슨 상징일까? 사랑하는 동무 朴이여! 그리고 金이여! 자네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끝없이 안개가 흐르는데,

 

새로운 날 아침 우리 다시 정답게 손목을 잡아보세 몇자 적어 포스트 속에 떨어트리고, 밤을 세워 기다리면 금휘장에 금단추를 삐었고 거인처럼 찬란히 나타나는 배달부,

 

아침과 함께 즐거운 來臨, 이 밤을 하염없이 안개가 흐른다.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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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자유로운 노동

  • 등록일
    2004/10/11 11:18
  • 수정일
    2004/10/11 11:18

지난주 금요일 같은 용역회사에 속한 황혼을 넘긴 목수님과 같이 노동일을 하였습니다.

그분은 힘든 막노동 일을 60평생을 해왔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남다른 분들입니다.

다른 이들은 막노동하는 사람들의 삶을 인생의 믿바닥으로 그리며 인생에서 가장 낮은 사람들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라 생각하며 정당하게 내 육체로 벌어 자식 둘을 대학까지 마쳤으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노라 저에게 당당히 말합니다. 또 그분은 자신의 일 막노동을 자신의 천직으로 여기면서 불평불만 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입니다.

 

프로라 하면 전문직과 고속득자를 연상시키지만. 이 막노동 판에도 프로는 존재합니다.

이 프로들은 인생의 경로에서 득도한 분들입니다.



 

노동도 요령이라고 하지요.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몸을 통해 터득한 기술은 기나긴 시간을 수련하지 않고는 결코 획득할 수 없는 그분의 인생이며, 삶이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어떠한 일이든 최선을 다하겠지만 막노동 판에서 최선을 다한 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용역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살이 인생이여서, 하루하루를 자신의 노동을 판매하는 판매자이며, 가장 낮은 임노동에서 육체를 판매하여 얻은 수익으로 하루하루 아니 1년.,... 길면 인생의 여정을 그 길에서 종사합니다.

 

그분들은 요근래 들어 건설일용직노동자라는 이름을 획득하였지만, 조직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말이야 노동자이지 그분들이 용역회사를 통해 삶을 지탱하고 있기에 대기업 건설현장에 직영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건설일용직노동자라는 이름을 획득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그래도 그분들은 자신의 노동에 대해 부끄러움 없이 하루를 당당히 살아갑니다.

 

간혹 술에 찌들어 삶의 전반을 알코올에 의지한 이들이 더러있지만 이들은 극히 소수입니다. 저도 간혹 술을 먹지만 막노동 판에서 술은 힘든 육체를 달래주는 한약과도 같습니다. 건설현장에 즐비한 장비와 공구를 익숙히 다루는 이들도 힘에 부쳐 쉬엄쉬엄 일을 해가는 막노동 일 그러나 이 힘든 현장에도 희망은 존재합니다.

 

늙은 목수의 말... 저와 같이 호화 납골묘 공사현장에서 점심시간 산밤을 따면서 하신 명언입니다. 봄에는 산 나물 캐서 먹고, 여름엔 그늘진 곳에서 시원한 수박 먹고, 가을이면 콩이나 밤을 따다 밥해먹거나 구워먹고, 겨울엔 소주에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는 현장이 막노동이라고 남들은 힘들다 더럽다 하지만 이 더러운 것을 우리가 해주니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 아니냐.... 힘들지만 이 곳은 일상에 꽉 짜여진 틀에 박혀서 사는게 아니라 자신의 기술과 힘이 조화롭게 교차하는 곳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막노동을 하면서도 해맑은 모습을 읽지 않은 그분의 여유로움과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낮은 곳에서 살지만 높은 곳을 바라보지 않고 낮은 곳에 살지만 같이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어려움을 보듬어 주는 이 아름다움이야 말로 막노동하는 이들의 여유와 더불어 삶의 미덕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짧은 생을 살아온 저로서는 이분들의 삶의 지혜에 때론 놀라움을 때론 존경심이 듭니다.

막노동 일을 하는 분들 인생의 낙오자 삶의 최저 밑바닥 인생이 아닌 세상을 지탱해 나가는 버팀몫이요. 삶을 이어주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하는 일이 없다면 아마도 인간이 누려야할 덕목중 주(宙)가 빠져 삶을 이어나가는게 큰 애로사항이 있을 것입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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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님의 글을 읽고...

  • 등록일
    2004/10/08 21:27
  • 수정일
    2004/10/08 21:27

작성일  2003년 03월 21일 12시 41분 45초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돌아봅니다.
그러나 이전의 동무들은 다들...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생활전선에서 치열하게 살아남기위한 몸무림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회사라는 울타리, 삶이라는 울타리에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없이 앞만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 당시 평생운동을 지향하겠노라 말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이상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나 봅니다. 아무리 몸부려쳐 보지만, 남아있다는 것이 아마 버거웠나 봅니다.

가족과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나오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져냐는 논리는 논리적 모순이 내재하고 있듯, 사회운동 노동운동을 이야기하기전 운동을 지향하던 이들이 바라볼 새로운 세상을 지향을 우린 던져주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활동가라는 지향성이라는 울타리에 남아있는 것 조차 어려운 현실에 과다한 요구일수 있으나, 우리의 몫이 아닐까요.


과거의 전위활동가만이 운동으로 치부하던 세대는 분명아니기에.... 그렇다고 그들의 운동이 낡았다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여전히 유의미한 운동이지만, 계급성의 확장과 운동의 대중화에는 결코 쉽게 동화하지 못한 외롭고 의로운 집단이라는 고립속에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한편 경이롭고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무엇이 두려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을까? 국가권력의 탄압속에 조직의 보위와 조직을 지켜내고자하는 정신은 이해하나..... 그건 자칫 잘못하면 자신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모순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가 누구나 말하는 용어로 전도되었습니다.
80년대 민주와 반민주의 대립구도에서는 민주주의가 금기된 용어였으며, 90년대 진보와 보수 대립시기에서는 사회주의라는 용어가 금기된 언어였으며, 지금 전지구적으로 신자유주의 칼날이 몰아치는 총노동대 총자본의 대립에서는 사회주의라는 용어는 낡은 개념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시대는 분명 진보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정신과 발전을 위해 남아있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이 올바른지 제 가치기준에서는 판단할 수 없지만, 지켜나가고 함께 어깨걸고 나가는 것 자체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이 중요하다라 논의하기 이전 동지들이 올바른 사회 참여속에 자신의 이전 지향성을 찾아주는 것 자체가 우리의 또다른 몫이 아닐까? 개인적 생각해 봅니다.

 

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이 마치 상호대립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기 이전, 사회구성원이 누구이고, 역사적 주체가 누구인지만 명확하다면, 운동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역활은 지극히 결론지워지지 않을까? 개인적 생각을 가져봅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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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남주] 벗에게

  • 등록일
    2004/10/08 21:23
  • 수정일
    2004/10/08 21:23

좋은 벗들은 이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네
살아 남은 이들도 잡혀 잔인한 벽 속에 갇혀 있거나
지하의 물이 되어 숨죽여 흐르고
더러는 국경의 밤을 넘어 유령으로 떠돌기도 한다네

그러나 동지,잃지 말게 승리에 대한 신념을
지금은 시련을 참고 견디어야 할 때,
심신을 단련하게나 미래는 아름답고
그것은 우리의 것이네

이별의 때가 왔네
자네가 보여준 용기를 가지고
자네가 두고 간 무기를 들고 나는 떠나네
자네가 몸소 행동으로 가르쳐준 말
--참된 삶은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고 존재로 향한 끊임없
는 모험 속에 있다는
투쟁 속에서만이 인간은 순간마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혁명은 실천 속에서만이 제 갈 길을 바로 간다는--
그 말을 되새기며.


                                김남주 제2시집 "나의 칼 나의 피" 中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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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송찬호] 달빛은 무엇이든 구부려 만든다.

  • 등록일
    2004/10/08 21:22
  • 수정일
    2004/10/08 21:22
달빛은 무엇이든 구부려 만든다
꽃의 향기를 구부려 꿀을 만들고
잎을 구부려 지붕을 만들고
물을 구부려 물방울 보석을 만들고
머나먼 비단길을 구부려 낙타등을 만들어 타고 가고
입 벌린 나팔꽃을 구부려 비비꼬인 숨통과 식도를 만들고
검게 익어가는 포도의 혀 끝을 구부려 죽음의 단맛을 내게 하고
여자가 몸을 구부려 아이를 만들 동안
굳은 약속을 구부려 반지를 만들고


오랜 회유의 시간으로 달빛은 무엇이든 구부려 놓았다
말을 구부려 상징을 만들고
달을 구부려 상징의 감옥을 만들고
이 세계를 둥글게 완성시켜 놓았다


달이 둥글게 보인다
달이 빛나는 순간 세계는 없어져 버린다
세계는 환한 달빛 속에 감추어져 있다


달이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듯
정교한 말의 장치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오랫동안 말의 길을 걸어와
처음 만난 것이 인간이다
말은 이 세계를 찾아온 낯선 이방인이다
말을 할 때마다 말은
이 세계를 낯설게 한다


                               * 송찬호,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민음사- 중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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