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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1/13
    평생 빈곤에 시달리는 '엄마 노동자'(4)
    간장 오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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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바다 운영자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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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살 할머니모델…모든 여성은 아름다운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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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1/11
    민중가요 윤민석씨 보안법혐의 내사중
    간장 오타맨...

평생 빈곤에 시달리는 '엄마 노동자'

  • 등록일
    2005/01/13 15:02
  • 수정일
    2005/01/13 15:02
노무현 시대의 레미제라블… 고연령 여성노동자 이정은 기자 leeche2001@hotmail.com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어깨를 축 늘어뜨린 남편을 조용히 따라 걷던 아내가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 아들은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을 예찬하고, 친구는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며 재롱을 피운다. 2004년 한 해 광고계는 '고개 숙인 아버지를 살려내자'는 이른바 '아빠 마케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교보생명의 '마음에 힘이 되는 시하나, 노래 하나' 시리즈는 아빠를 응원하는 아들, 친구, 아내의 노래자락에 힘입어 2004 대한민국광고대상을 거머쥐기까지 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시대의 거울'이라는 광고계는 '아빠 편 응원하기'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도무지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어디 있을까. 아빠가 그렇게 힘들다는데 엄마들은 그저 캔디 노래만 부르며 살고 있는 것일까.


57세의 김연자씨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아니 "울고 앉아 있을 시간이 어딨냐"고 되묻는다. 두 아이를 둔 평벙한 가정주부였던 김씨는 서너 해전 남편이 실직한 후 "정말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구하러 뛰어다"니는 처지로 전락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매일 새벽마다 시장에 나가 일거리를 구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 수 있는 일용직 노동자였다. "아침에 시장에 가면 그날그날 일을 준다고. 앉아서 비닐만 붙이는 건데, 요즘엔 불경기라고 일자리가 많이 줄었어. 그 나마도 젊은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나는 밀려난 거지 뭐." 비닐 붙이기, 목재소, 식당 등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했다는 그는 지금은 한 대학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어디서 뭘 하겠어. 평생 살림만 했으니 뭐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맨 청소나 빨래 같은 거 하는 거지." 그는 연신 마른손을 비벼댔다. 한낮이었지만 역시 겨울답게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다. 한창 학교에서 일을 할 시간, 김연자씨는 오전 일을 마치고 비정규직 집회가 한창인 여의도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보다 이틀 앞선 11월 24일, 연단에 선 비정규노조 간부들은 "비정규직 개악 안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었다. 김연자씨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순간에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노조 간부들의 삭발식이 진행될 때는 눈가에 눈물이 그렁 맺혔고, 스피커에서 단결투쟁가가 흘러나오자 박자에 맞춰 팔뚝질이 아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가 이 날 집회에 참석한 이유는 단 하나. "지금 하는 일이라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하기 위해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학 내 교수실, 강의실 등을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게 김씨의 '지금 하는 일'이란다. 김씨의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위에 있던 동료들이 출근 시간을 "5시" "5시"라고 정정한다. "학생들이 오기 전에 강의실을 다 치우라고 하는데 6시부터 시작하면 다 할 수가 없거든. 그래서 아줌마들이 미리 5시쯤 와서 청소를 한다고. 한 사람이 강의실 6개를 맡아 치우거든. 학생들이 다 수업 들어가면 그때부터 교수실, 화장실, 복도를 치우는 거지." 요즘 김연자씨는 하루에 10시간, 아니 11시간을 추위와 싸우고 있다. 한번 허리를 펼 여유도 없이 일을 해 버는 돈은 한 달 66만원. 그나마 노조라는 것에 가입하고 나서 몇 만원이 더 오른 것이라며 "아줌마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고맙다"고 짧게 덧붙였다. 김연자씨는 월급을 공개하며 "반찬값이라도 벌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집안에서 그는 "이 일자리를 잃으면 생계가 막막"한 가장이었다. 인터뷰 말미 그가 가만이 되물었다. "우리가 정규직인가 뭔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이냐"고. "불공평한 것 아니냐" '아줌마 구함' 공고가 작게 나붙은 한 식당. 가게문을 조심스레 밀고 들어 온 한 여성이 주인에게 이것저것을 묻고 꾸벅 인사를 하더니 금새 나간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모양이었다. "여기 식당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들어 가봤죠. 요즘에는 식당 일자리도 얼마나 구하기 힘들다고요. 연락 준다고 하니까 기다려 보는 거죠." 최숙희(가명·55)씨는 벌써 십 년 가까이 이렇게 일자리를 구해왔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길 만도 한데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는 건 참 힘들다. "식당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 경력이 있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 직장에 비해 이런 식당이 "일 구하기는 그나마 쉬운 편"이라고 한다. 주로 야채를 다듬고, 설거지를 하고, 음식을 나르는데 월급은 평균 70만원 정도라고 짧게 일렀다. "힘들지 않느냐"고 괜한 질문을 던졌더니, 최숙희씨는 학교에서 급식 일을 하는 것 보단 백 배 낫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씨는 지난 2년 간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주방 보조로 일을 했단다. "식당 일은 너무 늦게 끝나(평균 오후 9시) 아이들을 돌볼 수 없어 힘들었는데 급식은 일찍 끝나서 좋았다"고 했다. 최숙희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1200여 명에 이르는 학생들의 점심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간당 3700원을 받았다. 매달 40∼50만원 정도가 고정적인 수입이었다. 그나마도 주말이나 방학 때는 소득이 없어 "먹고살기 참 힘들구나" 생각이 들었다. 최씨는 "선생님들은 방학 때도 월급을 주는데 왜 우리는 그런 게 없는 지 모르겠다"며 "불공평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학교나 용역 회사측에 내놓고 물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몸이 불편해 하루 쉬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야 아쉬울 게 없잖아. 내가 나가면 또 다른 아줌마를 쓰면 되는 거니까. 힘든 사람이 나가야지. 그래도 그 급식 일이란 게 얼마나 힘든 지 몰라. 밥솥은 또 얼마나 무거운지. 아줌마 몇 명이서 들어 나르기엔 정말 무겁다고. 겨울엔 좀 낫지만 여름엔 또 얼마나 덥다고. 설거지 할 땐 무조건 뜨거운 물로 하라고 하지, 밥솥에서는 김은 계속 나오지 겨울이라도 조리실 안에서 일하다 보면 땀이 줄줄 날 정도야. 난 그 일하면서 골병 다 들었어." 최숙희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도 일을 하지만, 사실 수년 전 다단계 사업에 빠져들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었다. 그는 내내 "내가 너무 순진했다"고 반복했다. 몇 번 교육을 받아보니 금새 돈을 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100만원을 넣으면 200만원이 돼서 나올 거라고 철썩 같이 믿었는데 얼마후 정신을 차려보니 그에게 남겨진 것은 1000만원 가량의 빛뿐이었다. "사회생활의 경험이 없어서, 또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보니 그런 일도 있었다"며 말을 줄인다. 김연자씨나 최숙희씨는 공통적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 살진 못했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여파로 남편들이 일자리를 잃고 주 수입원이 끊기면서 노동시장에 뛰어 들게 되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이들처럼 임시·일용직을 전전하는 여성 가구주 중 무려 61.3%가 100만원 미만의 소득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류정순, '여성과 빈곤' 2004). 외환위기 이후 여성 가구주의 폭발적인 증가와 이에 반비례하는 노동조건의 악화는 여성의 빈곤화는 물론 한국의 빈곤계층이 확대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계청의 '가구소비실태조사' 결과, 1980년 15.1%였던 여성 가구주 비율은 1990년 15.7%에서 2000년 18.5%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같은 기간, 여성가구주의 빈곤율이 8.3%에서 16.9%로 두 배 이상 뛰어 올랐다는 것이다. 석재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여성가구주가 증가하는 동시에 여성 가구주 중 빈곤 여성가구주의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빈곤의 여성화를 보여주는 중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성가구주 가구의 경우 빈곤율이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된 것으로 드러난 반면, 여성가구주 가구의 경우 경제위기 이전보다 거의 3% 높은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제위기 이전의 2/3 수준으로만 회복된 것"이라며 "여성 빈곤의 고착화 현상이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65세 정희 할머니의 아기 돌보기 더욱 시급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 이들의 연령이 높아질 수록 여성의 빈곤 정도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빈곤 여성가구주 중 65세 이상의 여성가구주가 절반에 이르는 53.2%를 차지하고 있다. 1996년의 34.3%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여성노인가구가 7.2%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여성노인가구주 사이에 빈곤화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한낮, 잠시 햇살이 난 놀이터에 서너살바기 아이 손을 이끈 엄마들이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모여 놀이기구 타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조금 떨어진 나무 의자에 몇몇 엄마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0대 초반의 젊은 엄마들 사이에 머리가 희끗한 한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할머니는 '지우 할머니'라고 불렀다. "친손자처럼 생각하고 보살피면 친손자 아니야." 지우 할머니가 데리고 온 아이는 친손자가 아니라고 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몸이라도 뉘일 곳을 찾다가 이 곳 까지 오게됐다"는 할머니는 가정집에 들어가 아이를 봐주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집안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묻자 지우 할머니는 입을 꼭 다물었다. 지우 할머니의 말을 거들던 정희 할머니(53)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 "가계에 보태려고" 아이 돌보기를 시작한 정희 할머니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아이를 본다고 했다. 하루에 무려 11시간 동안 일을 하지만 한 달 수입은 70만원 선. "무엇이 가장 힘드냐"고 묻자 정희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꺼냈다. "아주 잠깐이었어. 아주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애가 다리미를 만졌나봐. 종아리에 작게 화상을 입었어. 다리미가 그렇게 뜨겁진 않았지만 그래도 겁이 덜컥 나더라고. 애를 업고 병원에 달려가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병원에서는 나중에 흉터는 안 남는다고 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치료비? 내 돈으로 다 했지. 애 엄마는 병원비 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 내 실수니까. TV보니까 그러데, 6살 미만은 보호자의 책임이라고. 그래도 애 엄마가 착해서 별 말은 없더라고. 고맙지 뭐." 정희 할머니는 좀더 젊었더라면, 좀더 여유가 있다면 인테리어 공부를 해서 전문직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위한 투자가 영 어색하기만 한 정희 할머니는 평생 가사노동은 물론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지우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의 모습이 보였다. 평생 일해 온 이들, 도대체 이들은 노인이 되어서까지 별반 다를 것 없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여성의 노동은 주로 가사노동에 국한된다. 사회에서 일을 해도 대부분이 가사에 관련된 임시직, 또는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4대 보험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따로 돈을 저축하기도 힘들만큼 저임금에 시달려 온 터라 노년을 대비할 겨를도 없었다. 노년에 안정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다. 정규직으로 일을 했다 하더라도 제 몫의 연금을 찾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사회는 사별한 남편 연금의 절반 정도를 유족연금으로 남기고 있는데 여성이 이 연금을 타기 위해서는 자신의 연금과 비교해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남편의 임금이 높았기 때문에 유족연금을 타게 된다. 평생 자신이 일한 부분에 대한 대가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것이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여성이 일을 하나 안 하나 노후는 똑같이 빈곤할 수 밖에 없다." 유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은 "남성부양자모델을 중심으로 한 현행 국민연금 제도에서 여성의 노동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여성 노동의 주를 차지하는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미 몇 몇 국가에서는 공적연금을 여성 빈곤 완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등장했다. 석재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연금수급권이 노동시장에서의 경제활동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 내에서의 돌봄노동 기간을 연금기여기간으로 간주하는 연금 크레딧 제도를 도입하거나(독일, 일본 등),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제도를 도입하거나(북유럽, 영국, 아일랜드 등)하는 등 무급의 가족 돌봄노동을 사회적 현금보상을 통해 유급 노동으로 전환시키는 정책방안도 궁극적으로 빈곤의 성적격차를 해소하고 '빈곤의 여성화'를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 정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가사노동의 사회화 어떻게 가능할까 취재를 위해 마지막으로 만나 본 서금순(47)씨는 일반 가정집을 돌아다니며 가사노동을 돕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파출부라 불렸을 일이지만 지금은 '가정관리사'라는 그럴듯한 명칭도 생겨났다. 서씨는 한 주에 네 집을 돌며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 하루에 4시간 정도씩 일하고 평균 2만 5천 원을 받는다.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중간에 포기한 둘째 딸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더 일을 해 돈을 모아야 하지만, 이젠 이 일마저 자리가 많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서씨에게 얼마 전 "기분 좋은 일이 하나 생겼다." 서금순씨와 같은 가정관리사는 전국에 15만여 명 정도. 이들을 위한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지난 11월 25일 출범식을 열고 △가사도우미의 전문 직업화 △가사, 간병,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재평가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선포했다. 이 협회 소속인 서금순씨는 아직은 저녁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주고받으며 위로하는 수준이지만 그 것 만으로도 "집에 가기 싫을 만큼" 재미있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협회를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나눌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또 일하다 다쳤을 때도 정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에는 어디서 치료비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돈이 아까워 아프다는 소리 한 번 못하고 혼자 응급처치를 하고 끝냈는데…. 나 혼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일을 구하고 할 때는 이런 것들이 가능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다 보니 어쩌면 꿈만 꿔왔던 일들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다." 물론 협회가 만들어 졌다고 당장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과 만나 이야기하다보니 내가 더 열악한 조건에 처한 것 같아 속상할 때도 있다. 아직까지는 그저 "서로 참으라고 토닥"이는 정도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전문 직업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경희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총무국장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주부들이 가정관리사를 통해 일을 시작해 왔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분 때문에 불이익을 많이 당했었다. 협회가 만들어지면서 가정관리사라는 명칭이 폭넓게 쓰여지고, 더불어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직업인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이와 함께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는 작업도 진행될 것이다." 그는 가사노동의 사회화가 그렇게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어려운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일하는 여성의 직장·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함은 물론 더 많은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관리사가 집안 일을 하고 가면 이에 대한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는 여성에게 그 요금만큼 세금공제정책을 실시하는 건 어떤가. 일을 하는 여성에게는 가사 부담에서 벗어나 직장·가정 생활을 양립하는데 도움되어 좋고, 가사 일을 하는 가정관리사로서는 더 많은 일자리 확보해 수입이 보장되니 좋아 이중·삼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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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 운영자 무죄 선고

  • 등록일
    2005/01/12 22:11
  • 수정일
    2005/01/12 22:11
“MP3파일 주고받는 행위는 불법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항소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박홍우)는 12일 인터넷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 ‘소리바다’(soribada.com)를 운영하면서 엠피3(MP3) 파일을 내려받는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조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양정환·일환씨 형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엠피3 파일을 내려받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양씨 등이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저작권 침해행위를 일일이 점검할 의무는 없고, 저작권자로부터 구체적인 침해내용을 통지받지 않은 이상 이용자들의 복제권 침해를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는 인정되지만, 사이트 운영자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인터넷을 통해 엠피3 파일을 서로 주고받는 행위는 저작권법상 ‘배포’가 아니라 ‘전송’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배포권 침해’를 방조했다는 공소사실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유통되는 파일의 30%가 합법적인데다 소리바다 프로그램 자체가 저작권을 침해할 목적으로 제작된 불법도구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박일환)는 11개 음반회사가 “소리바다 버전1의 서버운영을 중단하라”며 양씨 형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이의소송에서 “이용자들의 복제권 침해를 방조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원심과 같이 음반회사쪽 손을 들어줬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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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작업장 타이노동자 집단 ‘앉은뱅이병’

  • 등록일
    2005/01/12 22:08
  • 수정일
    2005/01/12 22:08
화성 제조업체 5명 유해용제에 중독 경기 화성시의 한 엘시디·디브이디 부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타이 여성노동자 5명이 세척제로 쓰이는 유기용제에 무더기 중독돼 하반신이 마비되는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들과 같은 증세를 보인 타이 여성노동자 3명은 발병 뒤 타이로 돌아갔으나, 현지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상반신으로 마비증세가 확대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 조해룡 원장은 12일 “하반신 마비 증세를 보여 입원한 파타라완(30·여) 추언총(29·여) 등 타이 여성노동자 5명에 대한 근전도 및 신경조직 검사 결과, 이들 5명의 증상이 ‘노말헥산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노말헥산(n-Hexane)은 냄새와 색깔은 없지만 독성을 지닌 유기용제로 세척제나 다른 공업용 접착제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보호장비 없이 신체가 노말헥산에 직접 노출될 경우 호흡기를 통해 신경조직으로 독성이 침투해 신경장애의 원인이 된다. 이번에 집단으로 다발성 신경장애 판정을 받은 이들은 경기 화성시 향남면 요리에 있는 엘시디·디브이디업체 ㄷ사의 밀폐된 검사실에서 하루평균 15시간씩 마스크나 장갑·안경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7개월~3년 동안 출하 직전 제품을 유기용제로 세척하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장은 “초기에 근육무력증과 사지지각 상실 증세에 이어 거동이 불편한 하반신 마비를 거쳐 상반신 마비 등 전신마비로 이어진다”며 “최근 국내에서는 시화공단에서 재중동포 3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인 적이 있으나, 이렇게 집단적으로 노말헥산에 중독된 국내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타이 여성 노동자들이 집단 발병한 것은 지난해 11월 초다. 이들은 “검사실에서 작업을 하던 중 무릎이 아프고 저리다가 점점 다리에 힘어 없어져 일어나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파타라완은 “아침 8시30분부터 밤 10~11시까지 일할 때가 많았다”며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쉬기가 어려웠지만 한 달 월급은 68만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가운데 씨리난(37·여) 등 3명은 거동이 어려워 동료들이 가져다준 음식을 먹는 등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12월11일 회사 쪽이 마련해준 비행기표로 타이로 되돌아갔다. 타이인 근로자선교회 김남숙 선교사는 “씨리난 등 3명과 통화해 보니 상반신으로 마비 증세가 확대된 상태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ㄷ사는 “세척용제로 노말헥산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며, 노말헥산이 신체에 이런 악영향을 주는지 사전에 몰랐다”며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일단 이들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조처했으나, 정확한 진단 결과가 나왔으니 회사에서 치료비를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박천응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호장비도 없이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내몬 결과”라며 “현재 전신마비로 확대되고 있는 3명의 타이 여성 노동자들도 데려와 치료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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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살 할머니모델…모든 여성은 아름다운가?

  • 등록일
    2005/01/11 23:32
  • 수정일
    2005/01/11 23:32
△ 도브의 '진짜 미인' 광고에 등장한 아이린 싱클레어(96). [분석] 도브 ‘진짜미인’광고에 실린 정치적 함의와 마케팅 바야흐로 ‘얼짱’과 ‘몸짱’이 남녀노소를 막론한 모두의 선망대상이 된 외모지상주의(Lookism) 시대다.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세태에서 아름다움의 기준은 냉혹하다. 날씬함을 경쟁하던 여성들의 몸매는 이제 건강한 날씬함을 넘어 ‘바비인형’ 이라는, 인간에게 적용되기 어려운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만 외모지상주의에 젖어 있지 않다. 영국 여성들은 20%만이 자신들이 매력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8~13살까지의 영국 소녀들중 4분의 3은 자신의 외모를 바꾸고 싶어한다. 세계적 생활용품 회사가 자사의 비누광고에 96살 할머니를 모델로 등장시켜 소비자에게 물으며 세계적 화제거리이자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쭈글쭈글한가?” “멋지게 아름다운가?”


획일적 아름다움을 향한 맹목적 추구에 맞서 다양한 가치를 전파하기 위한 도전인가? 베네통처럼 지배적 가치에 대한 전복을 통해 논쟁을 불러일으키려는 상업마케팅의 치밀한 전략인가? 96살 할머니 모델 기용으로 미에 대한 논의를 촉발한 도브의 ‘진짜 미인’ 마케팅을 분석해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모든 여성은 아름다울 수 있는가? 그렇다 vs 아니다 “미인은 너무 오랫동안 편협하고 딱딱하게 규정되어 왔다. 이제는 바뀌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진짜 미인은 나이대와 크기, 모습에서 다양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이 왜 우리가 ’진짜 미인을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real beauty)’을 시작한 이유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의 참여를 바란다.”( www.campaignforrealbeauty.com ) △ 싱클레어 “나는 젊은 시절 단 한 번도 아름답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영국에 사는 96살의 주름 가득한 할머니가 세계적인 생활용품 회사인 도브 비누의 간판 모델로 나섰다. ‘예쁘고, 날씬하고, 세련되어야만’ 화장품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깬 화제인물인 까닭에 연초에 전세계 언론을 통해 소개되었다. 주인공은 런던 북부 스토크 뉴잉튼의 한 양로원에 살고 있는 올해 96살의 아이린 싱클레어 할머니. 최근 도브 비누의 ‘새 얼굴’로 선택된 그는 뉴욕 타임스퀘어의 21m짜리 옥외광고물에 어깨를 훤히 드러낸 채 스카프를 쓰고 미소를 지으며, “나이든 것이 아름다움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회가 받아들일까요?”라고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소비자는 ‘진짜 미인을 위한 캠페인 사이트’(campaignforrealbeauty.com)에서 싱클레어의 광고를 보고 “쭈글쭈글하다(wrinkles)” 또는 “멋지다(gorgeous)” 가운데 선택을 하도록 요구받는다. 하지만 거부감은 없다. ‘자신과 같은 평범한 진짜(?)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오히려 여성들은 ‘환호’한다. ‘도브’로 잘 알려진 다국적기업 유니레버가 노린 것 역시 이러한 ‘동질감’이었다. 이 때문인지 2003년 28만개 매출에 그쳤던 퍼밍크림(Dove Firming)은 2004년 샤워젤과 바디젤까지 라인을 확대하고 상반기에만 무려 230만개라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2003년 도브는‘진짜 미인’ 광고 덕에 700%의 판매신장을 기록하면서 서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미용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싱클레어 “젊은 시절 한번도 아름답다는 말 못들었다” 8~13살 영국소녀 97% “늙은 여자는 아름다울 수 없다” 양로원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던 90대 노인 싱클레어가 도버의 마케팅 도구가 되는 것에 동의한 것은 이 회사가 ‘진짜’ 여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모델은 ‘젊고 날씬하고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 타파를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도브가 진짜 여성을 소재로 광고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은 모회사인 유니레버가 최근 10개국 소비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기폭제가 됐다. 여성 10명 중 1명꼴로 기존 광고에서 제시하는 미의 기준이 비현실적이라고 답한 것이 계기였다. 또 56%의 여성들이 화장품 광고를 하는 모델들이 그들 자신과 몸매가 비슷한 여성이 등장하는 경우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 것에 착안했다. 이 조사에서 8~13세 소녀들 가운데 97%가 ‘늙은 여자는 아름다울 수 없다’고 답했고, 73%는 ‘미인은 날씬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도브 광고를 기획한 오길비앤마더(Ogilvy&Mather)는 이런 조사 결과를 고려해 5명의 ‘진짜’ 여성모델을 찾았다. 이들은 모두 ‘바비인형’ 모형의 금발 미인과는 거리가 먼 ‘진짜 여자’들이었다. 검은 머리에 빈약한 가슴의 에스더(35), 뚱뚱한 몸매의 타바사(34), 주근깨투성이 레아(22), 회색머리의 멀린(45) 등 완벽하지 못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이들 ‘진짜 여성’을 두고 광고는 묻는다. 타바사 로맨(34) 뚱뚱한가(oversized)? 탁월한가(outstanding)? 에스더 포이어(35) 반쯤 채워졌는가?(Half Full) 반쯤 비워졌는가?(Half Empty) 이 ’진짜 미인’ 광고에 등장한 모델 여자들은 모두 건강하고 활기에 넘치고 만족해하고 있다. 싱클레어는 도브의 ‘진짜 미인’ 광고시리즈 중 다섯번째 모델이다. 도브는 ‘늙은 여성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런던 인근의 양로원을 헤집고 다닌 끝에 싱클레어 할머니를 ‘발굴’했다. 도브가 내세운 목표는 아름다움의 고정관념 타파다. 싱클레어 할머니는 “나는 젊은 시절 단 한 번도 아름답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노인들도 기여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려고 광고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신문의 사설에까지 등장한 광고, 세계적 화제로 성공한 마케팅 △ 영국 유니레버사의 브랜드 도브가 진행하는 ' 진짜 미인' 캠페인광고에 등장한 5명의 여성들. 진짜미인 캠페인은 이들의 모습에 대해 이용자들로 하여금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를 내리게끔 홈페이지를 구성해 놓고 의견을 받고 있다. “우리는 여성들이 원했던 방식으로 그들과 대화했어요.” 도브의 브랜드 매니저는 ‘진짜 미인’의 성공요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도브는 여성의 45%가 뷰티상품 광고에서 ‘현실적인 이미지를 보고 싶다’고 응답한 것에 착안해 소비자 밀착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여성들의 자존심을 높이고 지갑을 열게 하는 성공적인 광고를 만들었다. 90년대 중반 베네통이나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사가 다양한 인종, 큰 사이즈의 여성을 의류모델로 내세웠던 시도는 있었다. 그러나 미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하는 화장품 분야에서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한 사례는 도브가 이례적인 것이어서 도브의 마케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의 <굿 하우스키핑> 편집자 린제이 니컬슨은 “도브사의 광고는 광고 지면으로부터 광고계의 성배(聖盃)라고 하는 신문사설에 언급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도브의 성공적 마케팅을 극찬한다. 그렇지만 도브의 ‘진짜 미인’ 마케팅은 화장품업계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할까”라는 질문에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대형스타의 이미지에 의존하는 국내 화장품업계가 관심을 가질 부분임은 분명해 보인다. “있는 그대로의 진짜 미를 말했다” vs “노인까지 상품화했다” ‘96살 할머니’를 모델로 기용한 도브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업계는 논쟁중이다. “소비자들조차 감히 말하지 않던, 있는 그대로의 진짜 미를 말했다”는 찬사에서, “노인까지 상품화했다”는 비난까지 반응은 극과 극이다. 한국에서도 박경림, 노사연, 김미화씨 등이 화장품 모델이 된 적이 있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유니레버코리아 홍보팀 김희정씨는 “영국에서 진행되는 ‘진짜 미인’광고는 도브 브랜드에 대한 전세계적 캠페인이지만 한국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유니레버코리아는 지금까지 샴푸와 바디샤워 분야에서 20~30대의 순수한 이미지를 가진 소비자모델을 활용해 왔고,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며 ‘진짜 미인’ 캠페인과 별도로 소비자 모델을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일반인을 모델로 한 ‘삼성생명’ 이미지 광고를 기획했던 김시래 제일기획 광고5팀 국장은 “‘도브’처럼 브랜드 인지도가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는 빅모델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실제 사용하는 일반인들을 활용하는 것이 광고효과가 더 높다”며 “‘real beauty’ 캠페인 역시 ‘도브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이며, 96세 할머니를 모델로 활용했다는 것은 신뢰성 외에 ‘충격’ 효과를 줘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외모차별주의자가 인종차별주의자와 같은 대접을 받는 그 날이 오길” 도브의 광고는 상품에 대한 광고효과를 넘어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9일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리즈 호가드는 “왜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가”라는 글을 실어 도브의 ‘진짜 미인 캠페인’에 대한 의미를 짚었다. 도브의 ‘진짜 미인’ 광고를 제작한 오길비앤마더사의 대릴 필딩은 “상업적 효과로 이어진 광고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번 광고를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고 털어놓았다. 필딩은 “우리는 단지 외모산업이 좀더 현실적이 되기를 바랐을 뿐”이라며 “키크고 날씬한 금발의 젊은 여성만을 유일한 미인 모델로 삼는 세태가 가속화하는데 우리는 우리의 딸들이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지 않았을 따름”이라고 광고 제작동기를 밝혔다. <굿 하우스키핑>의 린제이 니컬슨은 “도브의 광고 이미지들은 놀라운 에너지를 주지만, 이것이 나이 차별이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칠 수는 없다”며 이는 “단지 광고일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도브의 ‘진짜 미인’는 아름다움과 차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자극한다. <가디언>의 호가드가 매리라는 여성의 말로 그 희망을 전달한다. “나는 ‘진짜 미인’ 광고가 실제적인 정치적 운동으로 전환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나는 누군가 ‘외모에 맞서는 그룹’(looks pressure group)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 언젠가는 외모차별주의자(lookist)가 지금 인종차별주의자처럼 비난받는 날이 올것이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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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 윤민석씨 보안법혐의 내사중

  • 등록일
    2005/01/11 23:25
  • 수정일
    2005/01/11 23:25
행인님이 윤민석을 노래에 대한 국보법 적용 내사중에 대한 대응을 진짜해야 되겠군요. 노래가 어떠하던간에.... 허걱이다. 관속에 묻혀 화장해서 남골당도 아니고 어디로 흔적없이 사라져야할 국보법(땅도 아니고 뼈도 흔적없이 날려버려야 할 국보법이...)이 칼날을 세우고 휘두르고 있다. 죽어야 할 놈이 죽지 않고 있으니 국보법으로 어떠한 사건으로 불똥을 튀길지...불안하다. 경찰,‘외대 주체사상문건 주장’ 도 수사착수 최근 국가보안법을 비꼬기 위해 만든 <평양에 가 보세요>라는 노래로 화제가 된 민중가요 작사·작곡가 윤민석(41)씨를 수사기관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아 윤씨를 내사하고 있다”며 “윤씨의 혐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평양에…> 노랫말 이외에 다른 건”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평양에…>만을 가지고는 법 위반 혐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여, 그동안 윤씨의 행적 전반을 상대로 내사를 벌이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미묘한 상황인 만큼 아주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평양에…> 노래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노래는 현행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의 잠입·탈출을 선동·고무한 것”이라며 “제가 희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제물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가 전임 총학생회 간부들이 주체사상 교육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신고해 온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미 구속기소된 백종호 전 외대 총학생회장(전 한총련 의장)의 범죄 사실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대 전임 총학생회 간부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주체사상 문건으로 전임 총학생회가 학습교육을 했다는 지난 9일 현 총학생회의 주장은 근거 없는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총학생회 사무실을 내주면서 모든 자료를 정리했고, 그때 현 총학생회가 주장하는 문건을 보지 못했다”며 “누군가 목적을 갖고 이번 일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훈 이재성 길윤형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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