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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와중에 대통령 내외가 보기좋게 사랑의 열매를 가슴에 달고 함께 한국방송공사의 사랑의 리퀘스트에 나왔다.
말 잘하는 우리 노대통령은 오늘따라 왜 이리 버벅거리시는지 모르겠다.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을 국가 책임을 지겠다고 다짐을 한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진행 중이며,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듣지못해 말도 하지 못했던 소년이 수술 후 3년이 지나 학교에 다니며 말을 하고 방송에 출연한것, 백혈병에 걸렸던 가난한소녀가 오빠의 골수를 이식받아 모두 빠졌던 머리가 돋아나서 양갈래로 땋은 모습을 방송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희망'이 실존하는 것인양 우리를 가르친다. 그리고 사랑의 실천에 대해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대통령은 작은 소년 소녀들에게 고난을 이겨내면 그 고난을 통해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물론 큰사람이란 단지 대통령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고맙게도 덧붙여 준다.
대통령이 나와 금일봉을 전달하고 소년소녀 가장의 집을 직접 방문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쑈'이상의 기쁨과 순수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실로 직접 얼굴을 맞댄 소년, 소년들은 큰 희망, 힘을 가질 수 있다. 클린턴이 케네디와 악수하며 대통령을 꿈꾸었듯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줄 수도 있다.
허나 잘 할려고 한다고 하는데, 못한다고 꾸짓고, 쓴소리 하는 국민들이 있고, 좋은 소리하지 않는 방송사가 있어 개인적으로 힘들다 말하는 대통령은 유머와 애교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재미가 없었다.
그가 숫자의 테러로 탄핵되었을때, 순진한 민초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으며, 그를 적으로 규정하고 싸운적 사람들도 탄핵을 일구어낸 짐승들에 분해 함께 했으며, 양초 공장과 상인들은 그 덕분에 한 몫 벌었을 것인고, 믿을 수 없는 이 시대의 희극은 올해 가장 인상적인 이슈중 하나라고 여기저기서 조잘대고 있는데...
대통령의 그 솔직한 아웃팅은 이젠 안쓰럽기 보단, 교활하고 얄미웁다.
그래 그가 방송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진실과는 괴리되어 있는 약자를 위해 국가가 힘쓰겠다는 다짐이다. 거기까지가 그가 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제 그의 아픔을 들어줄 의무는 쓰라린 가슴을 가진 국민들에게는 존재 하지 않는다. 그의 아픔은 옆의 권영숙여사에게나 썰을 풀어놓아야 하는 것이다.
국보법의 연내 폐지가 조국통일과 노동해방보다 어려운 오늘도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단식을 하며 국보법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여의도에는 칼바람이 부는 오늘도 13개의 천막농성장에서 떨고 있을 장애인, 노동자, 농민 등 소외된 사람들이 있고, 장롱속에서 발견된 다섯날난 아이의 굶어 죽어있는 몸뚱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굶지 않고 밥을, 쌀을 팔아 넘기려는 우리는 아무 말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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