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성 난청 2

from 콩이 쓴 글 2005/01/10 20:38

올해 7월에 개정된 산업보건에 관한 규칙 제59조는 “사업주는 강렬한 소음작업 또는 충격소음작업 장소에 대하여는 기계·기구 등의 대체, 시설의 밀폐·흡음 또는 격리 등 소음감소를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세가지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요.

첫째, 기계·기구를 교체하거나 수리·보완하여 소음이 덜 생기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소음 시설 주위에 벽을 세워서 밀폐시키거나, 방향·위치를 바꿔서 소음이 덜 새어나오게 하거나, 건물 벽에 흡음설비를 해서 소음을 흡수시켜버리는 방법입니다. 마지막 방법은 소음 시설을 다루는 노동자가 방음실에서 작업하도록 하거나, 멀찍이서 기계를 다룰 수 있도록 원격조종 시설을 만들어서 소음을 덜 듣도록 하는 겁니다.



앞에 소개한 산업보건에 관한 규칙 제59조에서도 “다만, 작업의 성질상 기술적․경제적으로 현저히 곤란하다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면서 사업주를 봐주고 있습니다.(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더니…).

법이 이렇게 느슨한데, 어느 사업주가 돈 들여서 작업장을 개선하겠습니까? 그러니 결국은 노동자가 목청을 높여 요구해야 합니다. 작업환경 측정하고 소음 감소 대책 수립하라고요. 그런데 공학적 대책이 정말로 없거나, 작업장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이럴 때는 공학적 대책과 함께 노동시간 조정을 통한 대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작업장이 얼마나 시끄러운가 뿐만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그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에 따라서 난청이 생기느냐 마느냐가 결정되거든요. 따라서 하루 종일 소음에 시달리지 않도록 작업 시간을 줄이는 것은 훌륭한 예방 대책이 됩니다.

귀청이 떨어질 듯 시끄러운 기계가 돌아가고 있어도 그 앞에 서서 일하는 노동자는 고작 기름때 묻은 손톱만한 귀마개 한 쌍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작업장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귀마개는 앞에서 말씀드린 여러 방법들로도 소음을 없앨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일 뿐이지요. 다음 호에서는 소음성 난청의 진단과 보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2003년 9월 / 통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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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0 20:38 2005/01/10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