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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김치

  아침 6시반 출발, 4시간 동안 특검만 118명 기록을 세우다.  생산직 최저 연봉이 오천만원 쯤 되는 괜찮은 회사여서 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서 검진에 대한 요구도가 별로 높지 않고, 작업장도 비교적 깨끗하여 유해인자에 관련된 특이 증상 호소자도 적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이다. 물 1.5리터를 마셔가며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말했더니 파김치가 되었다. 거기서 끝냈어야 하는데 내일 검진하는 작업장을 돌아보러 갔다가 병원에 돌아오니 4시가 다 되었다. 힘들다. 



   첫째는 챠트를 만들어 개인별로 자료를 보관하기로 한 것. 이 작업때문에 직원들이 많이 고생했다. 덕분에 검진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수검자에게 필요한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문진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개인별 챠트로 바뀌면서 직원들의 일이 더 늘었다. 일이 늘면 인력을 충원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원내 검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인력을 재배치했다. 그래도 직원들의 얼굴을 보면 잔뜩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두번째, 재검때문에 노동자들이 병원에 오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가능한 2차 검사를 했다. 병원까지 오는 수고를 덜 수 있고 현장에서 검사결과를 설명해주니 다들 좋아라 한다. 그런데 가뜩이나 짐이 많은데 2차 검사장비까지 들고 다니려니 직원들이 더 힘들다. 검진팀 중량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보통 작업장에 계단이 많아 카트를 이용하는 것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쩌지?  

 

  특검 한 번 잘 해 보겠다고 이것 저것 건드려 놓고 나니 직원들도 힘들어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도 힘들다. 시간이 해결해주려나.

 

  피곤해서 집에 좀 일찍 갈까 하다가 기다리고 있었던 오늘 과 운영위원회가 연기되었다. 내가 오래 살려면 하기로 한 것을 안 할 때 짜증나는 것을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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