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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이번 학기는 대학원 보건행정학과 연구방법론 과목의 두 꼭지를 강의하게 되었다. 의대대학원에서 역학도 두 번 했는데 솔직히 별로 하고 싶진 않다. 첫째 저녁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화요일, 수요일 연달아 집에 늦게 들어가면 아이들의 원망이 하늘을 찌른다.  둘째 수강생들이 지적인 세계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거나(주로 병원 직원들로 구성되는 보건행정학과) 아주 없거나(주로 전공의로 이루어진 의대 대학원)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오늘은 검진이 없어 몇 가지 숙제를 좀 해야 하는데 그걸 못 하고 강의 준비를 하려니 막 짜증이 난다.  또 무용학원 가는 날인데 이것 때문에 차질이 있으니 더 짜증이 난다. 강의제목도 꼭 내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닌 '연구결과의 해석'이나 '연구계획서 작성법' 이런 것이라 더욱 더 짜증이 난다.

 

지난 주 강의는 죽을 쑤었고, 이번 주 강의는 괜찮게 한 것 같다. 지난 주엔 아무도 고맙다는 말을 안 했는데 이번 주엔 그런 말도 듣고 박수도 친 것으로 보아서. 어쨌든 이제 의학통계학 3일, 임상산업의학 강의및 실습 3일 이렇게 남았고 야간 강의는 없다. 시원하다.

 

어제 마담선생이 어디서 들은 명언을 전해주었다. 

"전임강사는 자기가 모르는 것을 강의하고, 조교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내용을 강의하고, 부교수는 학생들이 알만한 것을 강의한다"

나의 단계는 하고 싶은 강의외에는 잘 모르는 것을 강의하는 중간단계란 생각이 든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이고 하고싶지도 않은 내용을 이주 연속 야간 강의를 하고 난 소감은 사회적으로 유용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잘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읽고 경험해야 하니까. 지금처럼 복잡한 생각없이 놀자 모드를 유지해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것이란 자각이 뼈아프다. 그 자각에도 불구하고 강의때문에 무용학원에 가지 못해서 속상하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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