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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오늘 밤은 아주 오래된 친구들과 내일을 생각치 않고, 다만 미래를 얘기하면서 때로는 과거에 묻혀있던 얘기들을 꺼내들고 한바탕 웃고, 심각하게 침묵하다, 다시금 누군가의 건배소리에 맞춰 흥겨운 노래를 부르고 흥얼거리면서 붉그레해진 서로의 얼굴을 가슴 벅차게 바라보고 싶다.


서로가 서로에게 말못하는 것들을 한편으로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얘기를 쏟아부으면서도 잊을 것은 잊고, 짚고 넘아갈 것들은 기억 속에 고이 접어두었다가 시간이 지나서 우리가 삶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으로서 증명하자고 말하고 또 그것을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자리에서 우리들이 만나고 싶다.


비오는 날 옷젖음에 두려워 않고, 계산이 양심을 앞지르지 말자고 소리치며 술자리를 박차고 시원한 소나기에 온 몸을 적시며 집으로 돌아가자. 오늘도 힘내자. 친구야.

 

짧고도 긴 여운을 남기고 싶다. 어제로 돌아가는 얘기를 했다고 어제로 돌아가지 말자. 우리는 오늘에 사는 사람이고, 오늘의 친구이다. 니 말대로 나도 가슴벅차게 우리를 생각하고 싶다. 너가 힘들게 사는 건 알지만 난 쾌활하고 기쁘게 살 것을 확신한다. 여기에도 내리는 비가 너의 목소리를 전한다. 계산이 양심을 앞지르지 말기 보다는 우리가 가진 그 양심이 이미 계산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친구야. 오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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