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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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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하는 작업때문에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들을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된다.

목적의식적으로 내가 그들의 말을 듣기시작하고서야

진정으로 '대화의 시작은 듣는 것'이라는 문장을 이해한다.

 

전심을 다해 듣는 것.

화자의 이야기를 내 생각으로 변형하거나 내 의견을 첨가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화자의 입장에서 듣는 것은 참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단 한 시간의 듣기과정으로 난 종종 녹초가 되곤한다.

나를 끼어넣지 않고, 말이 의미하는 바를 화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과정은

그야 말로 듣기의 과정이다.

 

전심을 다해 듣는 행위를 시작하면서

내가 이제까지 나누었던 대화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나는 들리는 말의 의미를 내가 의미하는 바로 해석하고, 내 생각을 덧붙여 미루어 짐작하고

그리고 들으면서 내가 답할 말을 준비했었다.

이것은 듣고는 있으되. 진정으로 듣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몇번의 듣기 과정을 통해

우리가 단순히 전심으로 다해 듣는 행위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고,

또 단순히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들어주기만 하면서도

그 사이에 일어나는 관계의 진정성이 커지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낯선 사람과 만나, 그 사람의 이야기를 전심을 다해 들으면서 나는 그 사람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 충만된 어떤 감정이 생겨나고 있음을 느낀다.

 

듣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 참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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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6 01:14 2006/04/1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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