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바로 사과했다 --;

View Comments

쭌이는 정녕 육식동물로 태어났나보다.

 

보통 쭌이의 배는 고기와 곡물 바닷것들로 채워진다.

매일 의무방어전으로 지급되는 김치 몇 조각과 쭌에 의해 선별된 과일류도 들어간다.

유아기비만은 부모의 탓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있고 해서 가공식품류와 과자류는 끊은지 좀 됬지만

체중의 변화는 별로 없다.

 

어느날 유치원 식단에 방울 토마토가 나와 있길래

점심시간에 있었을 쭌이의 고뇌에 동참하려고 물었다.

"너 오늘 점심때 밥먹기 힘들었겠다."

"왜?"

"방울토마토 나왔잖아? 어떻게 했어?"

"먹었어"

"그래? 너 방울토마토 안먹잖아?"

"유치원에서는 먹어. 맛있었어"

 

물론 그런 줄은 알지.. 

쭌이가 지난 4년간의 어린이집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

주어진 음식을 끝내는 다 먹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먹기는 먹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심지어 맛있기까지?

 

도.전.

다음날 집에서 방울토마토를 간식으로 주었다.

물론. 안먹는다. 단 한마디로 거절이다.

"질겨"

"너 유치원에서는 맛있다면서 똑같은 거잖아 먹어봐"

"그건 유치원이잖아." (내가 집에서도 그걸 먹어야 하니??? 라는 투다)

 

매번 거절당하는 나는 얄밉기도 하고 기분 나쁘기도 해서 삐친김에

"그냥 여기가 유치원이다 하고 생각하고 먹으면 안되냐?"

하고 말했었었다.

 



쭌이가 수영을 하게 되면 깊은 물에서 수영할 때 내가 옆에 있어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근데 난 수영을 못한다.

 

그 옛날 성수대교 붕괴 후 매일 성산대교를 건너 출근을 해야했던 나는 수영에 등록했었다.

도무지 뜰 수 없었기에 두달째 수영을 그만두었다.

그 뒤로는 그냥 물가에 가지않는 방법을 택하며 살고 있었다.

 

그래도 부모노릇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용기가 조금 생겨

내 인생에 두번째로 수영강좌에 등록을 했다.

두번째는 좀 쉬웠다. 물에는 떴으니까.

 

난 두가지가 한꺼번에 안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일을 하면 짜증이 나고,  노래하면서 춤 못 춘다. 물론 숨쉬면서 발차기도 안된다.

숨쉬면서 발차기하면서 팔까지 휘저을라치면 안전요원이 나에게서 눈을 못뗀다.

저 아줌마가 자살시도 중인가 싶을 정도니까..

 

두번째 문제는 내가 물을 무서워한다는 거다.

최고 깊이 1.5미터 수영장에서 난 1.4미터 깊이 이상을 가지 못한다.

땅에 발이 안닿는다고 느낀 (아니 이쯤에선 안 닿을 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균형을 잃고 허우적거린다.

 

결국은 또 두달째

포기할것인가 극복할것인가 선택의 순간이 왔다.

 

저녁먹으면서 식구들과 수영강습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두들 한마디씩 격려?를 해준다.

 

울 언니. "야 죽기살기로 해. 그걸 왜 못하냐?"

칫. 누가 그걸 몰라 안되니까 그렇지.

 

울 아들. "엄마. 그냥 여기도 발이 닿는다..고 생각하고 하세요?"

헉.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사람이 참 간사해. 그 당연한 소리가 왜그리 야속하게 들리던지.

쭌이에게 바로 사과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6/22 14:03 2006/06/22 14:03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lsj/trackback/122

Newer Entries Older Ent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