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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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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놓기에 열중하고 있는 쭌이 옆을 뒹굴거리다가 책꽂이에 눈에 잡히는 책이 있어 뽑아들었다.

첫장에 "1999년 9월29일 아기를 기다리며..."라고 써있다.

 

"쭌. 여기 이 아기가 누구게?"

"나겠지뭐. 그럼 내가 그걸 다 읽었다는 뜻이네. 한번읽어봐"

 

헉.223쪽의 책을 읽어보라고??

"다 읽기는 그렇고...내가 골라서 읽어줄께.."하고 띄엄띄엄 읽기 시작한다.

 

..저자는 그러한 부모의 역할을 한마디로 자신의 집을 찾아와 잠시 머물렀다가 길을 물어 떠나는 손님을 환대하는 주인의 마음가짐으로 설명합니다. 주인은 손님이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인은 손님에게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그대의 아이라 해서 그대의 아이는 아닌 것!

아이들은 생명의 소망이 낳은 아들이며 딸이다.

그대를 거쳐왔지만 그대에게서 온 것은 아니다.

그래서 비록 지금 그대들과 함께 있지만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가졌으므로.

그대는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마저 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도 가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는 아이와 같이 되려고 애쓰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 애쓰지 말라.

왜냐하면 삶이란 결코 뒤로 돌아가지 않으며,

어제에 머물지도 않는 것이므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

엄마 왜 안읽어?

으...응. 끝이야...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꿈속에서도 가볼 수 없는 내일의 집에."

이 대목에서. 갑자기 삼년 사귄 애인한테 청첩장을 받은 것 처럼 띵~ 하다.

 

그렇구나. 그걸 깨닫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부모 노릇이구나...

그렇구나.



이건 덤..

저자는 이런 것이 아이들에게는 삶의 무기라고 한다.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분명한 척도

 

-과거의 유산 중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내는 예민한 감수성

 

-새로운 생활 양식을 창조하고.삶의 공간을 넓혀 가는 자유로운 창조적 사고

 

-컴퓨터에는 없는 인간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의 논리

 

-곤경과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자세와 의지력

 

-낙관적인 삶의 태도

 

-신의 피조물인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것은 가령 삼림을 해치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불필요한 자동차 이용을 자제하는 일과 같이 사정에 따라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솔찍한 심정을 표현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겨날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고 타인과 화해하고 화합할 수 있는 자세

 

-사랑의 능력. 곧 타인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는 능력

 

..나도 이런 사람이고프다..근데 이것이 내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에 동의?

반쯤..또 반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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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9 23:02 2006/08/29 23:02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슈아 2006/08/29 23:35

    부모는 정말 어려워요. 이전 부터 같이 사는 사람하고 아이는 우리에게 온 손님이다. 좀 오래 있다 자기 갈 길을 가는 손님이다 라고 했었는데...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군요. 음...^^;; 근데 아래 것은 넘 어려워요. 저렇게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그냥 친구하면서 지내고 시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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