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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7/24 지식채널 e (1)
  2. 2007/07/18 날아라 허동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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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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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e

스타벅스 커피 값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2006년 여름, 인터넷에서 스타벅스 커피는 **녀의 허영의 상징이었다. 그해 7월, 모 방송국의 시사프로에서는 ‘커피 값이 기막혀’라는 제목으로는 스타벅스 커피 값의 실체를 밝혔다.
방송은 스타벅스 커피가 일본에 비해 1천원이나 비싸다는 사실과 커피원가와 인건비, 임대료를 비교해 봐도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높은 일본에 비해 1000원이나 더 비싼 커피 값을 지불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는 억울하며, 꼬박꼬박 지불한 로열티는 이제 151억4000만원에 이르렀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자산은 그동안 2배 넘게 불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인터뷰에 응한 소비자단체의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은 커피 값을 과다하게 많이 지불하면 우리의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정확한 가격공개를 요구해서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즐길 수 있는 소비자로서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방송 후 인터넷의 **녀 논쟁은 더 뜨거워졌고, 스타벅스 커피에는 외화유출의 주범, 미국화, 신자유주의의 첨병이라는 비판까지 얹혀졌다. 그렇게 그해 여름 커피논쟁은 식을 줄 몰랐다.

또 다른 커피 이야기도 있다. ‘커피 한잔의 비밀’
펄시스터즈의 ‘커피한잔’을 배경음악으로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6세기 에티오피아의 양치기가 발견한, 염소를 흥분시키는 빨간 열매. 10세기 이슬람 수도승들은 커피를 정신을 맑게 하는 약이라고 생각했었다. 17세기 네델란드는 인도네시아에서 커피씨앗을 밀수했고, 그렇게 유럽에 커피나무가 등장했다. 다시 남미를 거쳐 18세기 브라질에 커피가 도착했고, 브라질은 현재 커피 생산량 세계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19세기 독립전쟁 시에 영국의 독점적 차 공급에 반기를 들며 커피를 선택했고, 현재 커피 소비량 세계1위의 국가이다.
그. 리. 고.
커피한잔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커피콩 100개, 1파운드의 커피콩(커피45잔)을 팔고 농부가 받는 돈 480원, 커피한잔을 10원에 파는 농부들, 이윤의 1%를 갖는 소규모 커피 재배농가, 전 세계 커피재배농업에 종사하는 50여 개국 2000만 명은 대부분 빈곤한 상태에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어린이다.

두 이야기 모두 커피의 정치경제학을 말하지만 두 프로그램이 자극하는 영역과 돌아보는 범주는 다르다. ‘커피 값이 기막혀’는 커피 값의 불이익과 커피 값에 얹은 민족주의, 커피 값으로 시작되는 소비자 의식을 이야기하며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던 얼음물을 마시던 그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스타벅스의 정치적, 문화적 의미 정도는 알고 마시는 센스가 필요하며, 그것이 문화인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이야기 ‘커피 한잔의 비밀’은 지금 당신이 마시고 있는 커피 한잔에 숨겨져 있는 불평등, ‘99퍼센트와 1퍼센트’에 관해 전하며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동과 소외에 대해 말한다. 그렇게 두 가지 커피 이야기는 우리 안의 다른 마음을 움직인다. ‘부조리에 대한 원망’ 과 ‘부조리에 침묵하는 부끄러움’.

‘커피 한잔의 비밀’은 교육방송에서 주당 4편씩 제작되어 하루에 세 번 방영하는 5분짜리 프로그램『지식채널 e』에서 방영되었다. 『지식채널 e』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는 일관되다. 이 프로그램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지식은 암기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며, 책속의 깨알 같은 글씨가 아니라 책을 쥔 손에 맺힌 작은 땀방울이며, 그래서 우리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을 낮게 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 사용된 모든 화면에는 다 다른 저작권이 있고, 따라서 어느 누구에게만 속해 있지 않다. 그래서 교육방송 홈페이지에서만 무. 료. 로. 다시 보기로 볼 수 있다. 지식은 사유화될 수 없고 공유되어야만 한다는 의미일까? 이 역시 『지식채널 e』가 가진 덕목이다.

5분.
고픈 배를 급히 채우려고 즉석요리를 준비하는 시간. 아홉시 뉴스를 기다리다 광고방송을 보며 흘려보내는 시간.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이 5분 동안 우리는 『지식채널 e』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잊고 살았던 내 삶과 타인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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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4 00:52 2007/07/2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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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허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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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처음 만났을 때 아들아이에게 함께 보러가자고 제안했었다.

그러나 아들애는 ‘별로’라며 거절했다. 거절의 이유인즉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였다.

동구는 아이큐 60의 장애아였고, 닭집 사장인 아버지의 목표는 아이가 초등학교를 마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 어떤 굴곡과 험난함이 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영화였다.

나 역시 아들애의 의견대로 ‘해피엔딩이 아닌 영화보기’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영화보기를

계속 미루어왔다.

그럼에도 화면 한가득 퍼지는 동구의 행복한 웃음은 이 영화에 대한 다른 기대를 품게 했고,

역시 그랬다.

 

아이들이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행복해 지는 영화는 많다.

그 과정에서 ‘키다리아저씨’를 만나기도 하고, 죽었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이 살아 돌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장애아동이 등장하는 영화의 끝이 보여주는 ‘행복’은 여전히 미진하며, 여전히 가슴이 짠하다.

그 미진한 감정의 한 곁에는 그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인’들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살아가지 못 할 거라는 생각. 그래서 그것이 온전한 ‘행복’일리 없다고 생각이 깔려있는 듯하다. 

동구에게 특수학교를 권하는 담임선생님의 마음속에도 ‘우리 반 평균’을 깎아먹는 동구에 대한 불편함과 함께 동구가 앞으로 ‘정상인’들과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선의가 함께 들어 있다고 생각된다.

작심하고 야구를 가르쳐 보지만 도통 변화가 없는 동구를 포기하는 야구감독 역시 동구가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좌절한다.


나의 기대에 동구를 맞추려는 어른들의 태도에 반해 동구의 ‘짝’은 동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주전자를 좋아하는 동구에게 야구의 홈을 컵과 주전자의 비유로 이해시키고,

야구배트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동구를 보고 동구가 야구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로 번트를 생각해 낸다.

어쩌면 이 영화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찾아낸 작은 연결 고리는 둘을 깊이 연결시켜준다.

소통의 결과로 동구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어내지 않아도 동구의 세계로 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동구가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을 찾지 못 할 것이 걱정되어 이사 가기를 주저하던 아버지는 이사를 한다. 동구가 학교에서 집까지 오는 갈래 길마다 주전자 그림이 붙어있다.

동구는 1루, 2루 3루를 찍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그렇게 동구와 세계는 조금 가까워 졌다.

 

부모의 눈으로 이 영화를 보면 가슴 아프고 답답하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장애아 부모의 바람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이 가진 고단함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사회 구성원으로 태어났으나 아무도 함께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느껴지는 현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체계의 빈약함에 대한 원망 이전에 다름이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회에 대한 절망감이다.

 

 ‘날아라 허동구’는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제안한다.

아들애는 영화에서 제일 감동적인 장면으로 야구경기장면을 꼽는다.

“대부분의 야구영화는 안타나 홈런으로 이기잖아, 근데 이 영화에서는 번트를 대서 이겨”,

‘모두 다 안타나 홈런을 치지 않아도 좋다. 우린 팀’이니까.

이렇게 우리아이가 사회를 이해하고 자란다면 미래는 좀 더 나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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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8 13:18 2007/07/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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