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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적 결론.

 

 

열대야에 몸부림을 치고 있다.

 

 

잇단 샤워에 수건엔 걸레 냄새가 나고, 

 

옷을 벗어던지면 살 저희들끼리 닿아 서로 짜증을 내고, 

 

풍속을 이빠이 높인 선풍기가 비명을 질러대며 헤드뱅잉을 하는 꼴까지 보고 있노라면,

 

땀이 절로 난다.  

 

 

 

물이 덜마른 머리를 베게에 처박고 쥐어 뜯어놓고 보니, 머리카락 한올까지..

 

내 모든 살들은 철저히 훈트의 법칙에 따라 최대한의 거리를 유지하고 말았다.        

 

 

바닥에서 차오르는 땀. ㅜㅜ.. 

 

앞으로 뒤로 취침을 하다가 일어나 버렸다.

 

헛. 거울에 비친 그 꼴을 한참 보는데.. 

 

 

흠..

 

이 원초적 모양..

 

이 밤에 넌 누구냐..

 

몇가지 포즈를 움직거리다가..

 

 

'난 섹시하지 않다' 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본의 아니게 '누나' 들에 둘러싸여

 

...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난생 처음 '섹시'란 말이 영화나 연예티비 속에서 나와 나에게도 옮겨붙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경험했다.

 

 

아마도 이성애자인 나는, 아는 여성의 자태나 몸짓의 찰나를 포착해서 '섹시하다' 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력이면 매력이지.. 성적 매력을 따로 구분하는데 익숙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야한 영화를 보다가 흥분하는 수컷일 때 말고 말이야.

 

 

섹시한 표정이라고 티비에 나오는 여성의 진지- 한 얼굴을 보면,

 

한번 웃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아는 여성의 속살이 힐끔- 보이면,

 

내가 민망해서 가려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 ^^;

 

 

그러고 보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첫만남에서 단 몇분안에 결정되는 내 호감도의 척도는  

 

anima 또는 animus가 강한 쪽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그랬다.

 

 

그래서, 그러하다.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

 

'난 섹시하지 않다'

 

는 어쩐지 기분좋은 말이다.  

 

 

내가 섹시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지들 입으로 말해놓고 미안해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ㅋㅋ

 

 

'섹시' 는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아니면, 이것참 바꾸기 어려운 내 자조적 음색을 상상하며 위로할 것처럼. 

 

혹시나 이런 리플이 달릴지 모르겠다. 아니 분명히 그럴것이다.

 

 

 

 아 냐 몽 상 섹 시 해  

 

 

... ...

 

 

 

어쩐지.. 상상만 해도 과히 기분이 좋지 않다.

 

정말인데..

 

 

 

나만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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