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나는 강북에 사는, 프롤레타리아다.

나는,

 

그 유명한 IMF와 사춘기를 함께한 세대다.

 

강북에 살고,

그래서 대학에 입학한 이후

"집이 어디에요?"라고 묻는,

사실은 "너희집 얼마에요?"라는 질문에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프롤레타리아.

 

 

제기랄. 며칠전 나는 내 애인의

지속적인 강북비하 발언에

96년, 당신의 그 형제애로 똘똘뭉쳐,

나에게는 '큰아버지'라는 사람에게

보증을 서준

아빠를 떠올렸다.

 

무역업을 하던 그사람은

곧 사업에 실패했고,

동시에 우리집은.

매달 50만원씩 이자를 대납하며,

내집이 아닌, 여차 하면 담보로 넘어갈 위태위태한 집에 사는

식구들이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10년이 다 되어가는 요즈음도.

 

 

젠장맞을 그네들은 죽어도 강남에 살아야겠다고.

실업자들 주제에ㅡ 버팅기고 있다.

 

사춘기 시절 나는 부모님의 지속적인 말다툼과,

그 끝엔 늘 엄마의 울음을.

 

보며, 들으며.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라는 사람에 대한 증오를 키웠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그네들에게 빚 독촉을 하기도 했다.

소심한 내 성격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분노의 표출이었고,

매일 밤 꿈에서 그네들에게 쏘아붙이던

'어른'으로서의 내 역할을 실행한 셈이었다.

 

 

사실

내 애인이 한 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가 꼬였을 뿐.

 

장난이었던거 안다.

그래봤자 너도 강남의 자취생일 뿐.

 

윤정수랑 같은 아파트 산다고

딱히 나랑 다를 건 없다.

 

그치만.

강북에 사는 프롤레타리아라서

눈물나게 서럽다. 씨.

 

 

덧. 언젠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강북과 강남의 격차 줄이기에 대한 제안을 한 적이 있었는데.

     강북을 발전시키려는 발상이 이기주의적이라며 심각하게 비난을 받았다.

    

     하하. 나는 프롤레타리아에다가, 이기주의자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