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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옥중일기 중 일부

#1. 走路

 

길을 가며

 

길을 가 봐야 길 가는 어려움을 아나니

첩첩 산 너머에 또 첩첩이 산이 있네.

첩첩 산 그 꼭대기에 오른 뒤에야

만리 지도가 눈앞에 펼쳐지리라.

 

 

#2. 分水

 

물을 나누어 받다

 

사람마다 반 대야씩 물을 나눠 받아

얼굴을 씻든 차를 끓이든 각자 할 나름.

얼굴을 씻으려면 차를 끓이지 말 것이요,

차를 끓이려면 얼굴을 씻지 말 것이다.

 

-옥중에 자유인 머물다 중 (호치민 지음, 김상일 옮김)-

 

#3. 我的

 

난 지금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어려움을 알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끝이 또 다른 첩첩 산임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또 첩첩 산임을. 꼭대기를 오를 수 있을까? 자체에 대한 고민이 없다. 난 꼭대기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저 첩첩 산임을 알지만, 너머 너머 가고 가도 첩첩 산일지라도. 가야한다는 건 안다. 그리고 물을 나누어 받듯이. 내가 해야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픈 것과 하고프지 않은 것을 나누어 받아 그저 걸어가보는 것 뿐이다.

 

#4. 現實

 

분노하고.슬퍼하다.지쳐.이제.힘.마저.빠져.아무것도.할.힘도.여유도.마음도.사라지고.있지만.

불안하고.불안해.허탈한.웃음.만.나오고.있지만.이게.진짜.현실이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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