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공부하고 싶은 이유..

진철님의 [공부 잘하는 게 자랑인가?, 똑똑한 게 좋은 일인가? 라는 질문을.] 에 관련된 글.

 

다른 분들 글 보다가 문득, (살짝쿵 관련 없을지도 모르지만) 난 왜 공부하고 싶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다.

 

초, 중, 고등학교 제도권 교육을 특출나게 잘 수행했던 것 같지는 않다. 한 중간 정도 될만치 했고, 어차피 소설 쓰는데 학벌 같은거 필요없다고 생각했었다.

 

소설 공부 한답시고 대학에 가고 나서도 (소설 쓰기 위해 대학을 갔다?) 특별히 열심히 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기껏 하는 운동권 공부는 한 적이 있지만.

 

그러다 여차저차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학생운동을 업(?) 비슷하게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는 어쩌면 이런 공부(!)에 살짝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재능이라는 표현대신, 적성? 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다 여차저차해서 소설 때려치고, 사회학 하려다가 계속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전히 소설도 쓰면서, 공부도 하고 싶어 한다.

 

여전히 이데올로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쉬운 것은, 대학원에 가서 업으로 공부를 해서 세상과 싸울 수 있는 저항수단? 무기? 를 얻으려고 하니 나에게 지방대생이라는 레떼르가 붙어 있는 걸 발견했다.

 

소위 명문대에 몸담은 분들 중에 대단한 분들도 있을터이다. 다만 똑똑하거나, 역량이 뛰어나다는 증거는 '명문대생'이 아니면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학벌이(정확히는 출신 학부가?) 어떤 출신성분 같은 것이 되서, 그 사람을 규정하는 걸 보게 됐다.

 

여차저차하다가, 어차피 배우는거 더 많이 보고 싶어서 외국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잘 모르겠는건. 지금은 특정대학의 특정 대학원에 가고 싶어 한다. 사실 난 그 대학원에 교수가 누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가고 싶어 한다.

 

어차피 가서 공부는 내가 하면 되는거지만, 저쪽 오른쪽 혹은 하여튼 내가 적(!)이거나, 아니면 대항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하려면 그 방법이 좋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런 욕망은 여전히 학벌주의 프레임 (한국사회에서 공고한? 아니면 여전히 인터내셔널한?) 안에서 싸우려고 한다는 것에서.

 

어쩌면 여러가지가 뒤섞인 내 욕망의 발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나는 여전히 이데올로그가 되고 싶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왼쪽에 서서, 저 사람들이 말하는 온갖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부수고, 외국말 잘 모른다고 감언이설 하는 사람들에게 그거 아니지 않냐고 외국말 척척 번역해서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저항의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은건데, 그걸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심장이 그렇게 시키니까. 여전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할 수 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아직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는 역량도 안 되지만) 계속 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은. 정말로 그거냐? 라고 물어보는 것과, 계속 그렇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지. 갑자기 끝임없이 물어보고 싶어졌다.

 

덧) 이게 뭔 소리인지 ㅡ_ㅡ

 

덧) 이걸 고민하다보니 비슷한 고민인데. 어릴 땐 막무가내로 서른 안에 등단 못하면 할복(응?)!!! 이라고 생각을 했더란다. 문제는... 그 때는 10대였으니 상관없지만, 지금은 시시각각으로 할복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거다 ㅡ_ㅡ

 

근데... 문득 드는 생각인데. 왜 '등단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걸까? 내가 원하는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쓰고 싶은거 아닌가? 싶어서...

 

하여튼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꿔야겠다. 좋은 글을, 써보자 +_+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