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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 <오후 네시> 중에서

결핍은 과잉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좋은 스승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팔라메드 베르나르댕은 아무런 결핍감도 느끼지 않았다.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아쉽지 않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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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웃집 남자의 삶이 공허 그 자체라고 결론 내리는 데에는 그런 극단적인 예까지도 필요치 않았다. 그의 공허는 위고가 묘사한 위대한 공허가 아니라, 비열하고 우스꽝스럽고 한심하고 보잘것없는 공허였다. 가엾은 인간의 불평으로 가득 찬 허무였다.
<마지막으로 말하기는 했지만 그 중요성은 그 어느것에 못지않은> 사항으로, 그 가엾은 인간은 누군가를 사랑해 본적도 없고,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물론, 나는 아파트 관리인이나 가질법한 감상주의에 빠져들고 싶지는 않다.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는 법이다. 그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사람이란 사랑없이 사는 경우 다른 무엇에 몰두하는 법, 경마나 포커, 축구, 철자법 개정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일시적으로 스스로를 잊게 해주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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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행동을 한번만 하고 말진 않아. 어떤 사람이 어느날 한 행동은 그 사람의 본질에서 나온거야. 인간은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면서 살아가지. 자살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야. 살인자들은 다시 살인을 저지르고, 연인들은 다시 사랑에 빠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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