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기

당신,
이 세상을 사시며
단 한번도 권모술수 따위
부리는 걸 못 보았습니다

동생들 줄줄이 학교 다닐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심지어
맏이인 이 자식까지 군대 간
설상가상 시절에도 딴 생각 않으시고
마음 다잡고 입술 깨물며
무거운 *방티 머리 이고 골목골목 헤매며
억척으로, 억척으로 세상을 견뎌냈지요

그렇게 모진 세월 속에
자식들이 다 성장하자
그때사 큰 숨 한번 내쉬며
고향으로 되돌아 가셨지요

남에게 속을지언정
이웃에겐 아끼지 않으시며 정작
당신을 위해선 땡전 한 푼도 아끼시던
당신의 미련스런 생활방식, 그것이
이 아귀다툼 세상 속에서
어떻게 가능했는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어머니,
이 자식 나이 들고 애비 되어
저항의 세월 속에서
세월의 무게만큼 지쳐가면서
당신의 삶을 들여다보고서야
당신 삶이야말로 진리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온갖 유혹의 세상에서
누가 뭐 라든 한 치 흔들림 없이
오직 한길만 꿋꿋이 걸으신
어머니,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투사이셨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8/03 00:58 2005/08/03 00:58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plus/trackback/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