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5월 10일) 울산 근로자복지회관에서 87년 노동자대투쟁 20주년 기념 사업 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추진위원회 현장실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덕우 공무원노조 울산본부장이 인사말을 하면서 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이 한창일 때 자신은 현대차 바로 앞에 있던 양정동사무소 8급 공무원이었고 현대차 작업복을 입고 시위 현장을 사찰하는 것이 자기 임무였다고 '고백'(?)했다. 20년이 지나 그는 반대 편으로 옮겨왔고 공무원노조의 핵심 간부가 됐다.
권용목은 87년 노동자대투쟁을 선두에서 이끈 탁월한 대중 지도자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정반대 편으로 넘어가 있다. 어제 그 자리에 마땅히 꼭 있어야 할 위인이 뉴라이트가 돼 저쪽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린 것이다.
20년 역사가 빚어낸 한편의 비극이다.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