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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지부신문 칼럼 원고

 

현대차 노동자들은 다른 나라 자동차업체 노동자들에 견줘 매우 오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 노동자들은 연평균 2549(2002~2006년 평균)시간을 노동하고 있고, 3000시간을 초과해 노동한 경우도 1590명(2002~2006년 평균)에 이른다. 한해 1400~1800시간을 일하는 대부분의 유럽 완성차 공장 노동자들보다 1.5~2배 더 일하는 셈이다.

 

또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들 대부분이 주간 10시간, 야간 10시간씩 일주일마다 근무형태가 바뀌는 ‘10-10 주야맞교대’로 일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이 10년 이상 이 주야맞교대 근무를 해왔다. 이런 장시간노동과 장기간 반복된 주야맞교대 심야노동은 생체주기를 파괴해 심각한 수면장애와 건강장해를 불러일으키고 생활리듬을 깨뜨려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심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05년 단체교섭에서 2009년 1월1일부터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기로 별도 합의했다. 또 석식시간 없이 오후 6시50분에 잔업을 마치는 것으로 근무시간을 바꿨다. 2006년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 시행과 연계해 2009년 1월1일부로 생산직 월급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2007년에는 단체교섭에서 2008년 10월 주간연속2교대제 전주공장 시범실시와 2009년 1월 시행을 재확인했다.

 

현대차지부는 오전 6시40분부터 오후 3시20분을 오전반으로 하고 오후 3시20분부터 오후12시까지를 오후반으로 하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직도입하고,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임금 보전을 위해 현재 O/T 23%를 임금보전수당으로 동일적용하는 생산직 월급제 도입을 2008년 단체교섭 지부 별도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또 국내․해외공장에 대한 생산물량 총량제와 설비투자 확약, 신규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신규인원에 대해서는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을 우선 정규직화할 것을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의 요구안으로 제출하고 있다.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을 둘러싸고 많은 부분 이견과 대립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강도 강화, 임금삭감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주장하고 있고, 사측은 근무형태가 바뀌면서 줄어들게 되는 생산량을 보전하기 위해 UPH와 편성효율 등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전환배치와 물량이관 등 유연성 제고에 노조가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노조는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임금체계를 바꿔 현재 10-10 수준의 임금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물량보전에 대한 노조의 구체적 약속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량보전을 위해 국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과 국내공장 증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측의 주장도 팽팽히 맞붙고 있다. 이밖에도 조립라인과 가공라인의 생산능력 편차에 따른 물량보전 방안, 부품업체에 끼치는 영향 등 쟁점과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대차의 주간연속2교대제 전환은 단순한 근무형태 변경을 넘어 완성차와 부품사를 포괄하는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의 노사관계와 생산방식, 삶의 방식에 막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주간연속2교대제의 성공적 도입과 정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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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06:34 2008/08/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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