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10/02 17:57
Filed Under 손가락 수다방

얼마전 성명서를 조직한다고 전화했던 선배들의 단체에서 웹진에 싣겠다고 하여, 그 동안 썼던 글들을 짜집기했다. 

 

전화를 하길 잘 한거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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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텍알씨디코리아(이하 하이텍)가 싸움을 시작한 것은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던 2002년이었다. 생활임금과 임단협 체결 쟁취를 요구했던 그들에게 자본은 해고로 정면대응 했다. 41일간 위원장의 단식농성이 이어지자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섰고, 임신 7개월이었던 조합원을 폭행하는 한편 ‘개인적으로 죽여 버리겠다’는 폭력적 발언과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직장폐쇄 이후 조합원에게 이루어진 탄압은 상상을 초월했다. 40명의 생산직중 조합원만 별도 생산라인으로 배치하고 관리자들이 근무시간 중 휴대폰을 받으면 소리를 지르기도하고 작업 중인 조합원을 뒤에서 지켜보며 끊임없이 지적사항을 늘어놓는 등 상시적인 통제를 자행했다. 사측은 이런 관리자들에 의한 감시뿐만이 아니라 현장 곳곳에 20여대의 CCTV를 설치하고 조합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심지어 녹음기까지 조합원들의 감시에 동원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비조합원만 임금인상을 해주고, 복지혜택이나 야유회에서도 조합원을 소외시키는 차별을 자행하였다. 결국 13명의 조합원들은 안면근육마비 증세, 잦은 통곡 및 우울증, 불면증, 과격한 행동 등의 증상을 보였고 전원이 정신질환이라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조합원들은 평상시에도 도청장치와 몰래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별일도 아닌데 글씨로 써서 이야기하고 불안감에 항상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근로복지공단 이런 상황속에 집단 산재신청을 한 하이텍 동지들에게 ‘과격집단민원 대응요령’을 가지고 CCTV 때문에 정신질환까지 생긴 조합원들에게 다시 CCTV와 사진기를 들이댔다. 근로복지공단은 ‘발병 사실이 업무상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 아닌 집단적 노사관계 때문’이라며 5월 27일 ‘전원 불승인’을 하였고, 이에 승인을 요구하며 100일째의 천막농성과 31일째의 단식농성을 진행중인 하이텍 동지들에게 추석전날 ‘전원 심사청구 기각’이라는 사형선고를 내렸다.


근로복지공단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들은 신자유주의 자본의 ‘관리인’과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근골격계 집단요양 투쟁을 통해 폭로된 신자유주의의 탐욕과 끝없는 착취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인 것이다. 경총에서 내부문건을 통해 ‘근골직업병 집단요양 투쟁은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투쟁’이라고 자기 고백을 한 것처럼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에 대한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투쟁은 바로 신자유주의에 균열을 내는 투쟁이기 때문이다.


지금, 자본과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라는 미명하에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가속화 시키고, ‘노사관계 합리화’라는 미명하에 노동조합의 무력화에 적극적이다. 한편 자본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가차없이 ‘직권중재’를 내리는 단호함(?)을 보이고 있다.


근로복지공단도 마찬가지로 순응하는 자에게는 굴종을 투쟁하는 노동자에게는 단호한 ‘탄압’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저렇게 나오겠다면 우리의 선택은 하나일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신자유주의의 악랄한 행각들과 의도들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싸울 수 밖에 없다. 근로복지공단이 선포한 전면전이다. ‘이런 탄압을 하도 많이 받아봐서 오히려 담담하다’며 이후의 투쟁을 준비하는 하이텍 동지들과 함께 다시 결의를 다지며 오는 30일 500인 단식을 시작으로 투쟁의 요구에 화답하자. 그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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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2 17:57 2005/10/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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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양심의 가책

    Tracked from / 2005/10/03 20:50  삭제

    해미님의 [하이텍, 4년의 투쟁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에 관련된 글. 민의련 CUG에 정옥이가 500인 단식 동참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을 때부터 불편함, 미안함, 이제 생각해보니, 사실은 '양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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