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조준83] 김건희-한동훈 ‘읽씹’ 사건의 배경과 교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7/07 10:57
  • 수정일
    2024/07/07 10: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7/06 [23:54]

 

희대의 ‘읽씹’ 사건

 

4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규완 논설위원이 김건희 씨가 한동훈 국힘당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재구성해 공개했습니다.

 

올해 1월에 보낸 건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동훈 위원장님,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합니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겠습니다. 사과하라고 하면,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습니다.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한동훈이 이 문자에 답을 하지 않는 이른바 ‘읽씹’을 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사건의 배경부터 살펴봅시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국힘당은 초상집 분위기였습니다.

 

김건희의 이른바 ‘디올 백’ 사건으로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국힘당 내에서는 김건희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쳤습니다.

 

특히 한동훈이 영입한 김경율 국힘당 당시 비대위원이 1월 17일 김건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비유하며 명품 가방 사건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동훈도 18, 19일 연달아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김건희를 공격했습니다.

 

이게 발단이 되어 윤석열·김건희와 한동훈이 격돌하는 양상이 펼쳐졌습니다.

 

1월 21일에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과 오찬 회동을 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철회’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22일 김경율이 국힘당 비대위 회의에서 자기 발언을 사과했고 23일 한동훈은 충남 서천에서 눈을 맞으며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가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이른바 ‘폴더 인사’를 하였습니다.

 

▲ 폴더 인사 후 악수를 나누는 윤석열과 한동훈. 표정이 미묘하다. © 대통령실

그리고 2월 7일 윤석열은 KBS 대담에 출연해 “박절하게 대하지 못해”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말로 대국민 사과를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동훈 캠프의 신지호 상황실장은 김건희가 한동훈에게 문자를 보낸 게 1월 19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전후 과정을 보면 한동훈이 김건희에게 사과하라고 압박해서 김건희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이걸 ‘읽씹’하자 김건희·윤석열이 격노해 21일 한동훈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편 장예찬 전 최고위원 등 여러 국힘당 인사들은 김건희가 문자를 5번이나 보냈지만 전혀 응답이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19일에 보낸 문자 외에 나머지 4건의 문자를 19일 이후에 보냈는지, 이전에 보냈는지는 알 수 없는데 21일 사퇴 요구 이후에도 보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건희 문자가 공개된 다음 날인 7월 5일 한동훈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한동훈은 “제가 그 사과를 안 받아줬기 때문에 김 여사가 사과를 안 했다는 게 가능한 구도인가”라며 “실제로는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즉, 김건희가 문자를 보낸 건 맞지만 CBS에서 공개한 문자의 내용이 왜곡됐다는 것입니다.

 

또 “답을 해도 이상한 게 아니겠느냐”라며 “공적인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거기서 답을 드리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적인 일을 두고 사적인 문자로 의견을 주고받는 게 부적절하기 때문에 ‘읽씹’을 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김건희와 한동훈은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지던 2020년 당시 약 3개월 동안 332건의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한동훈의 논리가 빈약해 보입니다.

 

같은 날 신지호 상황실장도 기자들에게 “선거의 공식 채널을 통해서 사과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사를 (김건희에게) 여러 차례 전달했다”라고 해명하며 오히려 당시 당내에서는 사과 반대 여론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본질은 ‘개싸움’

 

원래 권력 다툼은 ‘개싸움’입니다.

 

정치권이나 조폭이나 어제까지 형님, 동생 하던 두목과 부하가 서로 등에 칼을 꽂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독재 권력으로 가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해집니다.

 

독재자는 항상 누군가 자기 권력을 노리고 있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박정희 정권의 2인자였던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은 군부독재 유지를 위해 온갖 정치공작을 하며 박정희의 오른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 통일혁명당 사건을 발표하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 [출처: 경향신문사]

하지만 박정희는 2인자를 키우지 않았습니다.

 

2인자를 키우면 언젠가 자기 등에 칼을 꽂을 것이라는 점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입니다.

 

결국 1969년 3선 개헌에 성공하고 박정희는 김형욱을 경질합니다.

 

중앙정보부의 만행에 분노한 민심을 수습하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그 후 국회의원 지명도 받지 못하고 권력에서 완전히 밀려난 김형욱은 1973년 미국으로 망명해 박정희 정권의 부정비리와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합니다.

 

그러자 박정희는 중앙정보부에 김형욱 암살을 지시하였고 1979년 김형욱은 끝내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박정희는 측근이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살해당합니다.

 

어쩌면 김재규는 김형욱 암살을 지시한 박정희를 보며 자기도 언젠가는 김형욱과 같은 신세가 되리라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독재자와 2인자 사이에는 서로의 등에 칼을 꽂는 개싸움이 기본입니다.

 

한동훈은 무슨 생각을 한 걸까?

 

올해 1월 절정에 오른 윤석열과 한동훈의 갈등을 두고 많은 이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 혹은 ‘약속 대련’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니 거리를 둬 총선에서 표를 얻어 보려는 연극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김건희-한동훈 문자 사건을 보니 진짜 갈등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처음엔 연극이었는데 서로를 못 믿고 감정이 상해서 진짜 갈등으로 번졌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가장 궁금한 건 왜 한동훈이 ‘읽씹’을 했냐는 점입니다.

 

사과하라고 압박했더니 사과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한동훈의 ‘사적인 방식’ 운운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말도 안 되는 해명입니다.

 

잠시 한동훈이라는 인물을 살펴봅시다.

 

한동훈은 미국 전자제품 회사의 한국 법인 대표를 역임한 사업가의 외아들로 태어나 강남 8학군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서울대를 다녔고 만 22세에 사법시험에 합격, 초임 발령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받고 특수통 검사로 요직을 두루 꿰찼습니다.

 

한마디로 최고의 엘리트 코스만 밟은 인물입니다.

 

정치에 입문해서도 곧바로 장관을 하고 여당 비대위원장, 총선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요직만 맡았습니다.

 

한동훈의 아내 진은정 변호사도 초엘리트입니다.

 

진 변호사의 아버지는 진형구 대검찰청 전 공안부장입니다.

 

진 공안부장은 파업 유도 사건으로 유명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구조조정, 정리해고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던 1998년, 진 공안부장은 노동자들의 파업을 막기 위해 조폐공사 노동조합의 파업을 유도한 뒤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본보기를 보이는 이른바 ‘파업 유도 사건’을 저질렀습니다.

 

마치 전두환이 쿠데타를 벌인 뒤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틀어막기 위해 본보기로 광주를 잔인하게 진압한 것과 비슷합니다.

 

이 사건은 진 공안부장이 기자들과 폭탄주를 마시며 자랑삼아 떠벌이는 바람에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 파업 유도 사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진형구 공안부장.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시각을 가진 검사의 딸로 태어난 진 변호사는 강남 8학군에서 학교에 다니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한동훈을 만나 애인이 되었습니다.

 

서울대에 다닐 때 뛰어난 외모로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다고 합니다.

 

진 변호사는 대학 졸업 후 굴지의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한동훈과 함께 미국 단기 유학을 다녀왔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귀국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들어갔습니다.

 

김앤장은 기득권층을 주로 변호하고 심지어 돈만 되면 외국 기업의 재판을 대리해 국익을 침해하는 ‘매국 행위’도 서슴지 않는 악명 높은 로펌입니다.

 

이처럼 한동훈·진은정 부부는 엘리트 중에서도 최상위 엘리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들이 김건희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요?

 

김건희에 관해 떠도는 항간의 온갖 지저분한 소문을 그들도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일반인보다 더 많은 정보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건희를 자기와 같은 엘리트가 상종해 줄 가치가 없는 최하층 부류로 보았을 것입니다.

 

특히 당시 한동훈은 보수세력 내 유일한 희망,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때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김건희가 수백 통의 문자를 보내며 이래라저래라 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감히 자기한테 문자를 보내는 걸 용납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우리가 사적으로 문자 주고받을 사이인가?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원 참’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새 장관도 시켜주고, 2인자로 띄워준 건 다 잊어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는 우리 관계를 확실히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읽씹’을 한 듯합니다.

 

김건희는 무슨 생각을 한 걸까?

 

김건희는 원래 한동훈과 3달 사이에 300통 넘는 문자를 주고받는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일반 사회에서 어떤 직장인이 자기 상관 부인과 이렇게 많은 문자를 주고받는 게 정상인가요?

 

한동훈이 모신 상관이 윤석열인지 김건희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아마 윤석열은 술이나 마시면서 인맥 관리만 하고 실제 이런저런 지시는 김건희가 내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남편 부하이자 곧 자기 부하였던 한동훈이 언제부터인가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자기에게 사과하라 말라 언론에 나와 떠듭니다.

 

기가 막히고 괘씸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론을 보니 자기가 유리한 상황이 아닙니다.

 

자칫 잘못 발을 내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는 판입니다.

 

그래서 물귀신 작전을 펼 생각을 한 듯합니다.

 

원래 김건희가 이런 방면으로는 도가 튼 사람입니다.

 

최은순·김건희 모녀가 피의자 신분일 때 김건희가 윤석열을 만나 사실혼 관계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문에 검사와 피의자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진정서가 법무부에 들어가 윤석열이 정직 처분을 받기까지 합니다.

 

대신 최은순·김건희 모녀는 불기소 처분을 받고 피의자 신분을 벗습니다.

 

만약 김건희가 처벌을 받으면 사실혼 관계인 윤석열도 난처한 처지가 되니 대검중수부 2과장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유형·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물귀신 작전에 능한 김건희는 한동훈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습니다”라며 자기 처분을 맡겨버립니다.

 

이 문자를 받은 한동훈이 김건희의 의도를 눈치 못 채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문자를 보자마자 ‘어라? 이런 천한 것이 나까지 같이 죽자 하네?’라며 머리를 굴렸을 것입니다.

 

당시 상황에 관해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재성 대통령비서실 전 정무수석은 상당히 그럴듯한 분석을 하였습니다.

 

최 전 수석은 ‘문자를 보면 평소 김건희 스타일이 아니다, 아마 격분한 김건희가 먼저 한동훈과 통화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공손한 문자를 보낸 걸 보면 자기가 사과하려고 했다는 증거를 남기는 용도 아니었겠냐’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한동훈이 답장을 안 보내고 ‘읽씹’을 했다는 겁니다.

 

만약 당시 한동훈이 ‘좋습니다. 그럼 언제 어떤 식으로 사과할지 얘기해 봅시다’라고 답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한동훈이 시키는 대로 해서 총선을 이기면 김건희는 ‘내가 사과해서 총선을 이겼다’라고 내세울 것이고, 총선을 지면 ‘한동훈이 시키는 대로 해서 총선을 졌다’라고 책임을 떠넘길 것입니다.

 

사과에 관해 협의하는 순간 공동 책임이 되는 것입니다.

 

한동훈에게 ‘읽씹’을 당한 김건희는 ‘어쭈? 안 넘어가네? 이 놈이 장관, 비대위원장 시켜주고 대선 주자 1위까지 만들어줬는데 배신을 해?’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래서 윤석열을 내세워 한동훈 사퇴를 압박하고 결국 눈 내리는 서천에서 90도 사죄 인사까지 받아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건희의 분노가 풀렸을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사실 그 뒤로도 한동훈은 윤석열·김건희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았습니다.

 

총선이 끝나고 윤석열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는데 건강을 핑계로 거절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이 식사 제안을 하기 며칠 전 한동훈은 국힘당 비대위원들과 저녁 만찬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윤석열을 향해 “극대노”했다고 합니다.

 

한동훈은 아마 윤석열·김건희를 ‘배신’하고 자기 세력을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게 윤석열·김건희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아마 김건희는 언젠가 제대로 손을 봐줘야겠다고 벼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동훈이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드디어 아껴둔 증거물인 ‘문자’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입니다.

 

예상대로 국힘당 내부는 한동훈을 향한 분노로 순식간에 끓어올랐습니다.

 

먼저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라며 “한동훈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가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불리한 선거 여건을 반전시킬 결정적인 시기를 놓쳤다”라며 “선거를 망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총선 낙선자들은 한동훈이 김건희의 사과 제안을 ‘읽씹’하는 바람에 자기들이 떨어졌다며 분노하였습니다.

 

국힘당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은 한동훈을 배신자로 낙인찍었습니다.

 

대구경북은 유승민을 ‘박근혜를 배신한 인물’로 낙인찍은 뒤 지금까지도 유승민을 거부할 정도로 ‘배신’에 민감한 지역입니다.

 

‘한동훈 배신자’ 목소리는 비단 친윤세력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대표적인 비윤으로 꼽히는 김웅 전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은 사실상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 측에서 배신자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도대체 저 말이 무슨 뜻인가라고 생각을 했는데 (‘읽씹’ 사건으로) 모든 게 다 설명이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윤석열과 종종 대립했던 홍준표 대구시장도 “후안무치한 사람들에게 책임정치가 무언지 가르쳐 주는 전당대회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전당대회에서 한동훈을 심판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은 한동훈 편이 어디에도 없는 듯합니다.

 

한동훈이 채해병 특검 수정안을 제시했을 때도 이 정도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김건희가 강력한 폭탄을 던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윤석열·김건희는 한동훈을 완전히 버렸고 2인자로 원희룡을 선택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전망과 교훈

 

‘읽씹’ 사태가 어떻게 번질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듭니다.

 

다만 국힘당 상층에 한동훈 편이 없는 반면 여전히 당원의 다수가 한동훈을 지지하기 때문에 개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은 반윤 민심을 등에 업고 지금의 난국을 돌파하려 할 것이며 윤석열·김건희는 2차, 3차 폭로를 이어가며 한동훈을 떨어뜨리려 할 것입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윤석열 검찰 정권 2년 만에 검찰 공화국의 말로가 음모로 시작, 분화되고 있다는 것”, “검찰 공화국의 폭로 등 막장 정치로 분화가 시작된다. 루비콘강을 건너간다”라고 하였습니다.

 

국힘당뿐 아니라 정권 자체가 개싸움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에게 정말 좋은 일입니다.

 

한때 자기들끼리 연극을 하던 ‘약속 대련’ 상황보다 지금이 더 좋습니다.

 

약속 대련은 궁지에 몰린 나머지 서로 지혜를 모아 협력한 것인데 지금은 그조차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난관 앞에서 서로를 죽이려고 아귀다툼, 이전투구를 벌이는 게 적폐세력의 본질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첫째, 국민을 하늘로 받드는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적폐세력은 민심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몰락해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국민은 국민을 하늘처럼 여기고 떠받드는 정치세력을 원합니다.

 

둘째, 동지적으로 뭉친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어려운 일 앞에서도 서로 싸우고 분열하지 않고 뭉치고 지혜를 모을 수 있습니다.

 

덩치가 크든 작든 이런 정치세력이래야 국민의 사랑을 받습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