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어렵게 얻은 시간이자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권 명예회장은 인터뷰 도중,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말이 나오더라도 갈라지거나 쇳소리가 났다. 몸이 허약해졌고 침샘에서 침이 분비되지 않아서다. 2-3분마다 수시로 물로 목을 축여야 했다.

그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아니 여전히 이 시대의 아이콘이다. 한국사회에서 ‘민족’, ‘통일’, ‘양심수’, ‘인권’, ‘국가보안법’ 등과 관련된 온갖 모순들이 중첩적으로 쏟아져 나온 시대, 그는 그 모든 모순들과 현장에서 맞서 싸웠다. 그리고 암이라는 불치의 병을 얻었다. 어쩌면 그의 고단한 투쟁을 상징하는 영광스러운 훈장일지도 모른다. 2017년부터 시작된 투병생활로 심신이 쇠하고 팔다리가 앙상해졌으나 두 눈은 예리했고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의 장기인 정세 파악도 여전히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북측 대남 노선의 근본적 전환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반북동족대결 때문”이라고 규정했으며, 2차 송환과 관련해서는 “송환 희망자가 마지막 1명 남을 때까지 송환운동을 해야 한다”고 소원했으며, 그리고 통일운동 단체들의 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시대 상황에 따라서 명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유연하게 밝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8.15통일독트린’에 대해서는 “자유를 가장해 흡수통일을 얘기하면 안 된다”고 일축했으며, 북측의 쓰레기 봉투 투하와 관련해서는 “남측에서 쓰레기 같은 놈들이 삐라를 뿌리니까 북측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양심수후원회의 ‘명예회장’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 ‘평생 명예회장’으로 남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권 명예회장과의 인터뷰는 9월 10일(화), 그가 거주하는 수유리 소재 빌라 자택에서 진행됐다. / 편집자 주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그는 인터뷰 내내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그는 인터뷰 내내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북의 대남 노선 변화, 윤석열 정부의 반북동족대결 때문”

□ 이계환 기자 : 병중임에도 인터뷰를 허락해줘서 고맙습니다. 2017년 6월에 폐암 4기 진단을 받았으니 7년을 넘고 있습니다. 투병생활은 어떻습니까?

■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 보다시피 눈에 띄게 며칠 동안 이렇게 쏙 빠져버렸어요. 그리고 암 치료는 이제 끝났어요. 치료를 다 해서 끝난 게 아니라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단을 선언해서 이제 더는 치료할 수가 없게 된 거죠. 이제 환자로서 앞으로 더 나아지라고 바라는 게 아니고 정말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 그래도 직접 뵈니까 낯빛은 괜찮으신 것 같은데 살이 너무 빠지셨네요. 양팔과 양쪽 다리도 근육이 다 빠진 것 같아 빈약한데 움직이시는 게 좀 아무래도 힘드실 것 같아요. 특히 올여름 무척 더웠지 않았습니까?

■ 추석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데 아직도 더워요. 이 좁은 방안이 너무 더워서 병과도 싸우고 또 더위와도 싸웠어요. 지금 암이 간으로 전이됐거든요. 척추로 전이된 것도 같고 또 뇌로도 전이 되고... 그러니까 어디로 전이 되서 무슨 작용을 하는지 몰라도 살집이 하루아침에 그냥 싹 빠져버렸어요.

□ 며칠 지났지만 9월 2일 기억나시죠? 2000년 9월 2일에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6.15공동선언에 따라 북송된 날입니다. 당시 선생님은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을 실현시킨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소회가 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 그렇죠. 내가 비록 지금 환자석에 있긴 하지만 매년 9월 2일이 되면 참 역사적인 날로 기억하고 그날을 기념하고 또 2차 송환을 촉구하는 대회도 열고 그랬었죠. 그러다 언제부턴가 촉구대회를 못하게 됐어요. 그러나 최근까지도 늘 그날을 잊지 않고 낙성대에 계신 장기수 선생님들하고는 그날을 기억하는 모임을 가져왔지요.

□ 지금 낙성대 만남의 집에는 2차 송환 희망자들이 계시죠? 2차 송환 희망자는 모두 몇 명인가요?

■ 2차 송환 희망자는 처음에 36명이었다가 지금 낙성대에 계신 양원진, 김영식, 양희철, 박희성 선생 네 분하고 부산에 박수분 선생 그리고 광주에 이광근 선생 등 6명만 남았죠.

□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북측 당대회 전원회의 하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남북관계는 동족관계가 아니고 서로 적대적인 두 개 국가관계”라고 언명했습니다. 아울러, ‘민족’, ‘통일’, ‘화해’ 등을 삭제하겠다고 했습니다. 대남 노선의 근본적인 전환이라 볼 수 있지요. 9개월이 지난 지금도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의 이 같은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북쪽에서 그 정도까지 그렇게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죠. 지금 남북이 소통 못 한 지가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이후부터니까 거의 6년이 됐어요. 그 사이에 북측이 어떻게 변했는지 아무도 몰라요. 북측이 어떤 변화 속에서 또 그 변화를 토대로 해서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걸 우리가 모릅니다. 즉 북측에서 ‘남북관계는 동족이 아닌 두 개 국가’라는 그런 이야기가 왜 나오게 됐는지 이런 것도 사실은 모릅니다. 우연히 나온 것은 아니겠지요.

사실 남북관계라는 것이 손 딱 끊고 타국이라고 하면 그냥 타국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민족이나 자주, 평화, 독립, 통일 이런 것은 ‘아니다’라고 문서로 해 놓는다 하더라도 달라지거나 바꿔질 수 없어요. 민족이 수천 년 내려왔는데 문서로 정할 수 없지요. 한마디로 말해 같은 민족이 남과 북에서 살고 있고 또 외세를 몰아내고 자주 통일을 이루려는 염원을 안고 살고 있는데 그게 그렇게 없어질 수 있나요?

북측에서 그렇게 나온 결정적인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반북동족대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거는 일단 다른 것보다 윤석열 정부를 봐야 해요. 윤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져요. 그런데 윤 정부는 끊임없이 반민족이고 반통일이었지요. 우리가 민족을 올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윤 정부를 퇴진시켜야 돼요. 그게 지금 남쪽 우리 민중들과 민족민주세력에게는 아주 시급한 과제이지요.

“2차 송환 희망자가 1명 남을 때까지 송환운동 해야지요”

인터뷰는 권오헌 명예회장의 자택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인터뷰는 권오헌 명예회장의 자택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 좀 예민하긴 한데 북측이 ‘민족’과 ‘통일’ 등을 삭제한다면 통일사업을 위해 공작원으로 남파해 구속된 장기수들의 위치가 좀 애매해지지 않나 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장기수들이 통일을 위해 내려오신 분들인데 그럼 그분들이 북쪽으로 송환되어야 할 이유가 많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 하는 그런 얘기들이 나오거든요.

■ 일부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는 있지요. 북측이 ‘통일’을 삭제하니 통일사업을 한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이 어렵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 이는 논리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지요. 비전향 장기수는 통일사업을 위해 남파됐지요. 이미 그 의미를 인정받았기에 6.15선언 합의에 따라 송환됐어요. 지금 2차 송환 희망자들도 그때와 똑같아요. 달라진 게 없어요. 시기만 좀 지났지 현실은 같습니다. 2차 송환 희망자가 모두 연로하신데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고향에 갈 수 있도록 송환운동을 해야지요.

□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북측의 대남 노선 전환 이후 남측의 통일운동 단체들도 당황해하고 난감해합니다. 문자 그대로 통일운동 단체들인데 통일운동을 중지하거나 포기해야 할까요?

■ 우리 조국은 분단돼 있습니다. 분단된 조국은 재통일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도 독립운동을 했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요. 어떠한 조건이라 해도 분단된 나라이기에 통일을 해야 합니다.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인데 분단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어떻게 그걸 인정합니까?

북측에서 대남 입장을 바꾸면서 6.15북측위원회나, 범민련 북측본부 등의 기구를 해체했다고 했는데 얼마나 곤혹스럽고 참으로 피눈물 나고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대남 입장 변화에 맞춰 적당하게 조치들 잘하고 또 실질 내용에 있어서는 반미와 자주 등을 해야겠지요.

□ 말씀하신 대로 북측의 변화에 맞춰 남측 통일운동 단체들도 명칭 변경을 했습니다. 6.15남측위원회가 ‘자주통일평화연대’로, 범민련 남측위원회가 ‘(가)자주연합’으로, 해외에서는 25년이나 된 ‘통일학연구소’도 ‘정세연구소’로 각각 개칭했습니다.

■ 시대 상황에 따라서 명칭이 달라질 수 있지요. 표현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우리가 갈라진 조국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통일운동을 안 할 수가 없지요. 통일운동을 하는데 명칭 같은 것은 시대적 변화에 따 수정할 수 있겠지요.

이제 남북관계의 연대조직이나 민족단체들은 다 해체하거나 변경했지요. 연대단체가 아닌 단체는 그냥 그대로 하면 되겠고요. 변경한 단체들이 다시 윤석열 정부의 동족대결에 맞서 퇴진투쟁하고 또 반미 자주운동을 계속하면 돼요. 하나도 변한 건 없어요.

□ 지난 6월에 김정은 총비서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었습니다. 이를 두고 북-러 동맹조약 또는 준동맹조약이라는 평가도 있거든요. 그런데 일부에서 북측은 자주국가인데 굳이 외세와의 동맹이 필요하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주와 동맹 간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 나도 그때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 그러셨군요.

■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고 동구가 무너질 때 북측도 그 끝을 알 수 없었지요. 하지만 북측은 유일하게 자주권을 확보한 자립국가였지요. 그래서 아무리 어려워도 누구한테 동냥해서 사는 것도 아니고 자립 경제를 이어가면서 살아왔지요. 그 어려운 시기를 넘겼는데 이번엔 미국과 유엔이 경제제재를 하고 있어요. 지금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빙자해서 아주 부당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라는 게 있죠. 이건 아주 부당한 짓입니다. 이것은 그냥 살인죄입니다.

“남측에서 쓰레기 같은 놈들이 삐라 뿌리니까 북측에서 쓰레기 봉투 투하하는 것”

"남측에서 쓰레기 같은 놈들이 삐라를 뿌리니까 북측에서 쓰레기 봉투를 투하하는 것이지요."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남측에서 쓰레기 같은 놈들이 삐라를 뿌리니까 북측에서 쓰레기 봉투를 투하하는 것이지요."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그렇게 물샐 틈 없이 봉쇄하고 틀어막으면 거기에 어떻게 생명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겠어요. 그래도 거기에서도 5개년 경제계획을 하고 차례차례 자립화 하는 길로 나아가고 큰물피해가 있으면 차례차례 수천 채씩 집을 마련해주고 하는데, 이게 다른 나라에서 가능하겠어요? 북측은 그렇게 일관되게 자주국가로서 살아왔지요.

러시아도 만만치 않아요. 러시아는 ‘대슬라브 민족’라는 큰 애국주의가 있어요. 그전에 나폴레옹한테 당하고 또 히틀러한테도 당했지만 다 물리쳤거든요. 러시아가 그런 대슬라브라는 민족의 굳건한 국가로서 독립을 유지해 왔다는 그런 자긍심을 갖고 있는 거죠.

북측도 세계에서 수십 년 동안 자주권을 지키면서 자주 노선을 지켜온 유일한 나라이지요. 게다가 핵무력을 갖췄기에 어떤 침략세력도 북측을 어떻게 못하지요. 미국만 핵공갈을 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북측이 온 세계에 그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왜 굳이 러시아와 군사관계를 맺느냐? 하는 생각을 가졌지요.

그때 생각은 그랬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까 달라졌어요. 나토 가입국이 30개 나라가 넘고 오커스에 한국과 일본도 다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되면 북측도 러시아도 얼마나 힘들겠어요. 확장되는 나토나 오커스에 대한 반작용으로 북측과 러시아도 동맹관계를 맺은 거라고 봐야겠지요.

□ 지난 815기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소위 ‘8.15통일독트린’을 발표했습니다. 아시겠지만 그 요지는 남측이 북측에 대해 자유의 바람을 넣어주자는 말이죠. 즉 ‘자유의 북진’을 통한 ‘자유통일’을 주장합니다.

■ 윤 대통령이 올해 통일정책과 관련해 몇 번 얘기했지요. 북한 이탈주민 무슨 데 가서도 통일정책에 대해 얘기했지요. 윤 대통령이 통일정책 운운하는 데 이게 논리도 아니지만 사실상 흡수통일하겠다는 것이죠. ‘자유’를 말할 자격도 없지만 나아가 ‘흡수통일’을 할 능력도 없어요. 그런데 자유를 가장해 흡수통일을 얘기하면 안 되죠.

그리고 통일이라는 것은 한 지도자만이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구성원 전체의 총의가 따라야 되는 것이죠. 우리가 비록 분단돼서 지금 80년이 되고 있지만 이렇게 영구히 사는 것을 받아들일 어떤 사람도 없어요. 우리는 반드시 남과 북이 화해해서 통일하고 자주국가로 살아가야 합니다.

□ 최근 남북 사이에 남측의 대북 삐라 살포, 북측의 대남 ‘쓰레기 봉투’ 투하, 그리고 남측의 대북 확성기 재개 등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지금 남북이 단절됐지만 어떻게 보면 쓰레기 봉투 갖고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유일하게 남북이 주고받고 있지요. 그리고 ‘쓰레기 봉투’는 남측에서 쓰레기 같은 놈들이 삐라를 뿌리니까 북측에서 쓰레기 봉투를 투하하는 것이지요.

여기에서 남측이 대북 삐라 살포를 중지하면 북측도 쓰레기 봉투 투하를 중지할 거예요. 그러면 대화가 이뤄질 수도 있지요. 그런데 남측이 대화할 생각은 안 하고 확성기를 튼다면 그건 당장 꺼야 돼요. 그냥 두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나는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라는 말을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권오헌 명예회장의 자택 방에 걸려있는 백두산 천지 그림과 초상화.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 지금 미국 대선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중 누가 될 것 같고, 또 누가 되는 게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 내가 누구를 더 선호하는가 하는 문제는 섣부르게 말할 수는 없어요. 다만 내가 이렇게 지금 아프긴 해도 밤에 한 2시간 정도 낮에도 한 20~30분 정도 인터넷을 보는데 해리스 후보가 이긴다고 계속 나오다가 요새 며칠 전부터 1% 정도씩 지금 떨어지고 있다고 나와요. 전반적으로 해리스가 앞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트럼프를 그렇게 쉽게 이기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 언론이 얘기하듯이 해리스 쪽으로 그렇게 일방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네요. 그런데 해리스가 북측에 대해 뭐라 얘기 하면 북측은 반응을 안 하는데 트럼프가 ‘핵을 가진 북한과도 잘 지냈다’,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었다”라고 브로맨스를 과시하자 북측에서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측이 트럼프를 선호하지 않나 하는 대목이거든요.

■ 설사 트럼프가 된다고 해도 북측이 하노이 때처럼 안 당할 겁니다. 첫 정상회담 때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괜찮았어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이 들어있었지요. 북미가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면 적대관계가 해소되니까 핵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하노이에 가서 안됐지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이뤄진다면 ‘싱가포르 공동선언’에서 출발할 거예요.

□ 선생님께서는 양심수후원회 회장을 계속 맡아오셨고 지금은 명예회장이시죠. 회장이나 명예회장도 평범하게 보면 회원이니까, 그렇다면 선생님은 한마디로 말하면 ‘영원한 양심수후원회 회원’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영원한 양심수후원회 회원’으로 양심수후원회에 해주고 싶은 말씀은?

■ 나는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라는 말을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그 이름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비록 내가 많은 일을 못 해도 명예회장으로서 할 일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그래서 2022년까지는 사무실에 나갔지요. 그런데 작년 1월 10일 척추 수술한 다음부터는 이렇게 완전히 눕게 되니까 외부에도 못 나가고 사무실에도 못 갔죠.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양심수후원회가 늘 해왔지만 “국가보안법도 없고 양심수도 없는 자주통일 세상을 이룩하자”는 말을 거듭 해주고 싶어요. 그게 양심수후원회의 정체성이자 존재이유이니까요. 나는 양심수후원회의 명예회장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 ‘평생 명예회장’으로 지내고 싶어요.

□ 아주 소박한 바람입니다. 투병 중이신데도 이렇게 적지 않은 시간을 내줘서 고맙습니다. 건강이 유지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먼 곳까지 찾아와 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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