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사법사상 암흑의 날
권종근의 반헌법 행위 가운데 역사에서 절대 지워질 수 없는 장면이 있다. 1974년 7월 11일 비상보통군법회의 제2심판부다. 권종근은 이 심판부의 심판관으로 인혁당재건위 사건 관련자 도예종, 서도원, 우홍선, 이수병, 김용원, 송상진, 하재완 등 7명에게 사형을, 전창일 등 8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975년 4월 9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지 18시간 만에 8명이 처형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는 4월 9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고문에 의한 조작극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32년이 걸렸다.
이뿐이 아니었다. 권종근이 재판장 또는 심판관으로 사형을 선고한 사람이 모두 10명이다. 재일한국인 사업가 최철교, 김달남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8·15 저격사건의 문세광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 가운데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철교는 2019년 재심에서, 유정식은 2022년 재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돌려받은 것은 이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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