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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재명' 안쓰럽기까지... 이 대통령의 치명적 약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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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대통령 흔들기와 정권 비난이 유행인지라 일개 서생인 나까지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란 극복과 국민 통합, 실용적 개혁과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사명을 띤 이재명 정부는 무조건 성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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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바란다면 비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냐'라고 따진다면, 난감하다.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어떤 권력이든 오남용 가능성이 있고, 독주와 부패의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건 권력의 속성이다. 다만 비판에도 금도가 있다. 적절한 비판은 약이지만, 과도한 비판은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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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민주진보 진영 일부 유력 인사들과 대형 스피커들의 대통령 비판은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엔 선의의 비판으로 이해됐지만, 어느 시점부터인가 조언이 아니라 트집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졌다. 성공에 도움을 주는 밝음의 언어가 아니라 성공의 발목을 잡는 어둠의 언어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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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 시각에서는, 우리 덕분에 대통령 됐으니 우리 뜻대로 움직이고 우리 편 사람들에게 자리 달라는 일종의 지분 요구로 비칠 만했다. 국민의 보편적 관점이나 이익보다는 진영의 가치관과 이익을 더 중시하는 독선적이고 분열주의적인 행태였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의 참담한 실패를 경쟁적으로 예언하는 천박한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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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의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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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정권을 잡는 데는 유용하지만, 정권을 잡은 후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갈등의 씨앗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모두의 대통령'이었다. 원론적인 수사로 볼 수도 있지만, 속뜻은 특정 진영에서 벗어나겠다는 독립선언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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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는 건 진영 자체가 아니라 진영 우선주의, 진영 절대주의다. 이게 신념화되고 체질화되면, 거기에 특별한 정치적 목적까지 더해지면, 제 식구 감싸기와 '내로남불'의 부끄러움도 모르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리분별력마저 마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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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예로, 두 남녀 사업가의 이권 로비에 '본의 아니게' 놀아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무조건 옹호하고,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에게 '친윤' 프레임을 씌워 무조건 낙마시키려 애쓰던 장면을 떠올려 보라. 물론 이는 두 사람의 능력이나 소신, 인품과는 별개 문제지만, 진영주의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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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내가 숟가락을 얹는 건 일부 비판론, 이를테면 정권 정체성을 흔들고 국민의 보편적 정서에 거슬리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은 일리가 있는 데다, 정권 성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최고 권력자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 게 불편해지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옳다고 주장해도 사회 규범이나 상식에 어긋나면 통용되기 힘든 게 민주주의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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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적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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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왼쪽 위)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이 지난 10월 2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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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가장 심각하게 여긴 대통령의 오판은 수사·기소기관 수장의 국무회의 배석이다. 법적으로 배석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게 헌법 정신에 맞는다. 공무원의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7조 2항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치권력 견제 기능이 있는 수사·기소 기관의 책임자가 특정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면 그 자체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법치주의에 대한 위협이 된다. 그게 뭐 그렇게 대수로운 일이냐고 따진다면, 정권 바뀌었을 때를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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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권력분립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대표적인 공권력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은 행정부 소속이지만, 여차 하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에 대한 수사와 기소도 해야 하는 만큼 일반 공무원과는 다른 특별한 직무 독립성이 요구된다. 이런 기관들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우리는 역대 정권을 통해 신물 나게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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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굳이 이 기관들의 책임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나 받고 싶은 보고가 있다면, 해당 국무위원인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하면 된다. 그게 정상이고 상식이다. 그걸 AI 모델 제미나이한테 물어봐서 도리어 "배석 불가는 위헌적 억지"라고 강변하다니.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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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자신의 발언을 다룬 기사 제목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언론사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사안의 본질도 아니거니와 제목의 함축성을 고려하면 그 정도 표현은 용인될 수 있는 수준임에도 강하게 항의하고 해당 언론사가 제목을 고쳤는데도 다시 정정 이유와 사과를 요구한 것은 언론에 대한 통제나 압박으로 비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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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내란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검토한다고 한다. 내란 잔존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발상인데,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다. 만약 실현된다면,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에 이은 세 번째 특별수사다. 내란특검에 앞서 수사에 나섰던 검찰 특별수사본부(군검찰 합류), 경찰 특별수사단, 공조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를 포함하면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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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다. 내란특검이 종료된 이후 국방부는 국방특별수사본부(국방부 검찰단)와 내란전담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를 꾸려 비상계엄에 관련된 군인들을 별도로 수사했는데, 그 결과는 창군 이래 최대 징계로 이어졌다. 군 안팎에서 계엄 가담의 고의성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최근 행정법원은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낸 군인들에게 잇달아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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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본부 구성 명분은 종합특검의 미진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출범 당시부터 정치적 논란이 일었던 종합특검은 성과가 없지는 않았으나 대체로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무리한 수사와 부실한 기소로 법정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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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치권 풍문대로, 지지율 급락과 지지층 분열로 위기에 빠진 정권이 여권 내부 결집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새로운 특별수사팀을 추진한다면, 깨끗이 포기하기를 권한다. 국정 초점을 안보·경제 위기 극복을 통한 국익 증진과 부동산, 세제 등 각종 개혁에 맞춘다면, 이런 실속 없는 일에 국민 세금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정권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자충수다. 이는 다음 총선과 대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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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 취소보다는 공소 기각이 합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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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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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논란으로 끊임없이 공격 소재가 된 조작기소 특검도 재고하고 공소 취소에 대한 미련도 말끔히 떨쳐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과거 정치검찰이 저지른 표적 수사·기소의 실상을 파헤치고 관련자들을 단죄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공소 취소의 최대 수혜자가 대통령이라는 점은 거부감을 일으킨다. 검사 수사권도 없앤 마당에 툭하면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도 자가당착인 데다 친여 성향의 검사가 수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공소청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결정하면 특혜 및 정치적 중립성 시비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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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 논란을 피하는 길은 다소 불안하더라도 순리대로 법원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퇴임 후 재판이 재개되면 해당 재판부에서 공소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사면법을 개정해 미국처럼 형 확정 전이라도 사면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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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 취소 규정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공소청의 공소 취소도 원치 않는다고 천명한다면, 신뢰도와 지지도가 동반 상승할 것이다.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불필요한 혼란과 분열을 방지하는 길이고, 이 대통령이 사는 길이다. 긴 호흡의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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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선 공약인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인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검찰권력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쪼갠 것까지는 좋았는데, 마무리가 문제였다. 틈날 때마다 국민 앞에 검찰 보완수사 폐지의 문제점을 거론하고는, 국무총리 하던 사람이 당 대표 후보로 투입된 여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슬그머니 태세를 전환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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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에 비춰보면,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는 국민이 훨씬 많았다. 여론을 등에 업고 소신껏 정책을 추진하든가, 강성 지지층 반발이 걱정돼 생각을 바꿨다면 여당에 맡기지만 말고 정부 차원에서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 불안감을 덜어 줄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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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대통령은 형사소송법이 통과된 직후 국무회의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안 읽어봐서 그러는데, 개정된 형소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느냐?"라고 물어 국민 불안감을 부추겼다. 이런 무책임한 언행은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이다. 만약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다면, 이 문제가 요인 중 하나로 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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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향실에 갇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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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7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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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국정 최고 지도자의 언행은 진중해야 한다. 아무리 실력이 있더라도 언행이 가벼우면 신뢰감을 얻기 어렵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일반인도 그럴진대, 하물며 대통령이랴. 만기친람형 리더십의 전형인 이 대통령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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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지적했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이용부터 줄여야 한다.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장점보다 단점이 많아 보인다. 국정 주요 내용이나 논쟁적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수시로 사적 공간에 올리는 건 불안하고 위태롭다. 정부 정책은 공적 공간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사적 공간에서 내뿜는 발언의 영향력이 커지면 공적 의사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고립과 독재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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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대통령의 SNS 관련 논란을 살펴보면, 오기와 고집, 특유의 승부 근성이 돋보인다. 권력을 차지하려 투쟁하는 데는 유용한 덕목일지 모르지만, 최고 권력자가 된 다음에는 줄이거나 버려야 할 악덕이다. 싸우면서 닮아 간다고, 고언을 한답시고 저주의 독설을 내뿜는 자들처럼 말이 점점 거칠어지고 단정적인 화법을 즐긴다. 대통령이 비난 댓글에 일일이 대응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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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이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극파(무책임한 극단주의파)'라고 규정한 내부 공격자들과 마찬가지로 '반향실(echo chamber)'에 갇혀 있다. 반향실에서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고 메아리처럼 울린다. 반향실 효과에 길든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의견만 취하고 반대쪽 의견이나 정보는 회피하는 편향성을 띤다. 반향실에서는 같은 편이 공유하는 신념은 강화되고, 공격 표적으로 삼은 대상에 대한 혐오는 한층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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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지금처럼 마이웨이를 고집하다가는 자칫 고립무원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외통수에 걸리지 않으려면 반향실 밖으로 나와야 한다. 힘들고 외롭고 답답하더라도, 대통령의 품위를 지키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가 약해졌다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 개선책을 내놓고 공론의 장에서 당당하게 평가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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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만 보면 실망스럽지만, 아직은 이 대통령의 진보적 실용주의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접지 않은 국민이 많으리라고 본다. 어떻게 잡은 정권인가? 길을 잃고 헤매는 듯싶어 걱정스럽지만, 아직 임기의 3분의 2가 남았다. "박근혜나 윤석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는 자해공갈단과 같은 모씨의 발언은 웃어넘기되 중심과 균형을 잡고, 정치적 선동가들을 멀리하고, 독재의 유혹에 빠지지 말기를 바란다. 여러 사람이 말리면, 안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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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의통찰#이재명대통령#반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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