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국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유가족들은 13일 오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의 안이 반영된 특별법이 통과되는 날까지 이곳을 떠날 수 없다”며 특히 그 배경으로 새누리당의 비협조를 꼽았다. 이들은 ‘무늬만 특별법’을 반대하며 전날인 12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째 국회 본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150여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성역없는 철저한 진상조사라는 말은 사람들이 더 죽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냐”며 “일정과 장소를 조정하는 데 한 달을 허비한 국정조사와,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작된 특별법안 논의를 보고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피해자 가족과 350만 국민이 입법청원한 4.16 특별법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여아의 특별법과 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에는 크게 다섯 가지 차이가 있다. △특별위원회 구성 △특위 활동 기간 △특위 내 전문적 소위원회 구성 △특위의 권한 △재발방지 대책의 지속적 시행 등이다. 먼저 가족들은 특위를 국회 추천8명, 가족추천 8명으로 구성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회 16명, 가족 4명을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는 국회 12명, 가족 추천 3명을 주장한다. 

특위 활동 기간도 온도차가 크다. 가족들은 기본 2년에 1년을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기본 6개월에 3개월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는 기본 1년에 1년 연장을 제시했다. 또 가족들은 특위 내에 진실규명, 안전사회, 치유기억 소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특위 내 소위원회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못 느낀다는 입장이다. 

또 가족들은 특위에 수사권과 공소권을 부여하자고 주장한다. 독립적인 권한과 성역없는 수사를 보장한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정치는 수사권만 보장하자는 입장이고, 새누리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가족들은 “아무런 내용 없는 ‘연구용역 계약서’ 같은 일부 법안은 차라리 버리라”고 비판했다. 

특히 가족들은 새누리당의 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새누리당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가족추천이 포함되는) 3자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서도 당내 의견수렴이 우선이라거나 가족들이 지켜보면 논의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가족들의 참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새누리당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은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새누리당에 일말의 기대조차 안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대리인인 박종운 변호사는 기자회견 직후 미디어오늘에 “가족들 중 여당 지지자도 상당히 많다. 우리가 지금까지 여야 한쪽 편을 든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런데 새누리당이 그간 보여 왔던 태도와 특별법 내용을 보니 ‘이게 아니다’ 싶었던 것. 새누리당 특별법은 내용이 너무 미약해 표를 만들기도 민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을 여당에 대한 공격이라 생각하지 말고, 사회 전체를 위한 진실규명이라 생각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가족들이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는 비난에 대해 “3가지 특별법 중 가족들의 안이 보상이 제일 적다”고 일축했다. 그는 “보상에 대한 것이라면 여야의 특별법이 훨씬 낫다”며 “가족들이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안전사회, 진상규명, 대책마련과 시행”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족들은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6일까지 국회 노숙농성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월호 유가족이 어두워진 국회 본청 앞에서 잠을 청하기전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무더위에 기승을 부리는 모기를 피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기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13일 새벽 2시경 국회 본청 입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불 한 장 덮고 잠을 청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많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잠든 사이에 한 유가족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세월호 참사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진도 팽목항, 진도대교, KBS앞, 청와대앞에서 노숙해왔고 이제 66주년 제헌절 경축 현수막이 걸려 있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대한민국 국회앞에서 '민의'를 수용하지 않는 여당을 향해 항의하는 노숙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