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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김광진’

사이버 사령부 ‘희망고문’에만 그친 MBC <진짜사나이> 등 현안 파혜쳐

정현환 2014. 12. 19
조회수 46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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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김광진’      

 <약력>    
 (현) 민주당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 조사위원회 위원    
 (현)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    
 (현) 국방부 병영문화 혁신위원회 자문위원  

 

 2013년 10월 15일.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사이버 사령부 대선 개입’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사이버 사령부 요원들은 국정원 요원들과 달리 대선 관련된 ‘글’을 쓰면서 동시에 ‘그림’도 게시했었다. 온라인 공간에 올라온 사진을 보다가 일반인이 직접 올릴 수 없을 거 같은 사진에 주목했다. 그런 사진들을 중심으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정 사진이나 그림들을 토대로 몇몇 아이디를 찾아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글’ 위주로 된 트위터만 봤다면 못 찾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논란이 한창 불거질 당시 야당은 정확한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중심이 돼 사이버 사령부 의혹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그는 군 관련자들의 정보가 큰 도움이 됐는데 사이버 사령부의 정확한 인원이 100명이라는 것 등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존재와 규모를 밝혀낼 수 있었다.

 

 

 - 지난 10월 29일 경실련이 뽑은 국정감사 국방위 분야 우수위원으로 선정됐는데
 = 경실련이라는 공신력 있는 단체에서 뽑아줬기에 의미가 남다르고 2년 연속이라서 더 기쁘다.  과거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청년 비례대표로 뽑힐 당시 저에 대한 많은 걱정이 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그러한 걱정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고 생각한다. 이제 ‘김광진’의 정치가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퍼즐’ 맞추기와 ‘숨은그림찾기’

 

 -작년에는 ‘사이버 사령부 대선 개입’을 폭로하는 등 국감에서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비결이라도 있나
 =‘퍼즐’을 맞춰가는 자세로 접근했다. ‘사이버 사령부 대선 개입’ 의혹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실을 보면서 이런 일을 군에서도 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여에 걸쳐 사이버 사령부 요원들의 존재와 그 요원들이 대선 관련 댓글을 달았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추측에서 사실이 되기 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처음엔 그 존재조차 몰랐던 ‘사이버 사령부’ 였지만 6개월여 동안 규모와 인력 그리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게 됐고, 두루뭉술한 ‘추상화’가 아닌 구체적이고 명료한 ‘사실화’를 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이버 사령부라는 특수조직을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국회의원의 신분이라도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서는 어떠한 결과도 없을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우회로를 선택했다. ‘사이버 사령부’와 관련해 의문이 가는 부분을 하나하나씩 확인했다. 퍼즐을 맞추듯, 숨은 그림을 찼듯이 그렇게 한 조각 한 조각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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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국방부 장관 김관진(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옥도경(준장) 전 사이버 사령관 


‘베드로’와 같았던 김관진 국방부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방부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모두 세 번 거짓말을 했다. 
 “국방부가 선거에 개입하는 일이 있습니까?”/“없습니다” 
 “국방부에서 사이버 사령부를 통해 대선 개입하지 않았습니까?” /“없습니다”
 “사이버 심리전단(530기관들)이 작년 18대 대선과 관련해서 댓글작업을 한 사실을 장관은 알고 있습니까? /“댓글 작업에 대해서 알지 못 합니다” 
 이렇게 처음엔 “모른다”고 하더니 나중엔 사이버 사령부 요원들의 댓글 증거를 제시하자 요원 “한 명의 개인일탈”이라고 넘어가려 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과 또 다른 증거를 제시하자 그제야 그 존재를 “인정”했다. 절대로 아니라며 강력 부인하던 김 장관은 현재는 청와대에 있다.

 

- 이번 국정감사에서 MBC <진짜사나이>가 “우리 병영문화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 진짜사나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 때의 취지는 이러했다. MBC <진짜사나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예능은 ‘웃음’을 유발하려고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희화화’는 필수다. ‘군(軍)’ 이라는 소재로 예능에서 웃음을 주려고 하는 건 문제가 될게 전혀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의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방송은 ‘병영문화’를 소재로 하되 실제 군대의 모습을 시청자와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었다.
 MBC는 자체 예산을 들여 군부대 시설 안에 방송용 세트장을 지었다. 세트는 현실이 아니다. 방송에서 겉모습은 군 시설로 비춰줬지만 실제 군 장병들이 생활하는 생활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왜곡은 아니지만, ‘허위’라는 건 문제다. 군을 소재로 병영문화를 ‘과장’ 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있지도 않는 ‘허위’를 방송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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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에만 그친 MBC <진짜사나이>
 
  MBC <진짜사나이>는 일종의 ‘희망 고문’이다. 현재 우리 장병들의 생활환경은 70년대 수준이다. 앞서 말했듯이 방송은 실제와는 전혀 다른 생활관과 병영문화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육군은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처럼 실제 장병들과 숙소와 부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는 없다. 장병들의 기본권 증진을 위한 예산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 몇 백 억, 몇 조 원 짜리 무기사업은 아무렇지 않게 결정하면서 말이다. 
따라서 MBC <진짜사나이> 논란은 방송사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을 하는 ‘국방부’에 대한 비판이다. 65만 장병들이 웃을 수 없는 현실을 봐달라는 뜻이었다. 현재 군 복무중인 병사들의 삶에는 ‘예능’처럼 웃을 수 없는 요소가 너무도 많다. 삶 자체가 ‘다큐’인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선배로서의 그런 부분에 대해 조언하고 싶었다.

 -군 인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인권, 평화, 미래를 생각하는 역사행동이 내 좌우명이다. 이중에서도 인권이 늘 우선이었다. 의원이 되기 전에도 우리 사회를 바라 볼 때 늘 ‘인권’적인 측면으로 바라봤다. 군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방위에 처음 오고 나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자연스럽게 ‘군 인권’을 보게 됐고. 특히 우리 군이 사람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현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전작권' 문제나 ‘FX 사업’은 이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논의해 왔었다. 하지만 ‘군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 사회는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의식이 자연스럽게 의정활동으로 이어진 거 같다. 

 

 ‘영현비’ 횡령을 폭로한 김광진  

 

  -지난 9월에 JTBC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에서 영현비(군에서 사망한 장병에게 지급되는 비용) 횡령에 대해 폭로했는데 그 뒤의 변화는
  =국정감사에서 다뤘는데 현재는 이 비용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 국방부와 긴밀하게 협조 중에 있다. 두 가지 방식으로 보상에 대한 의견들을 절충하고 있다. 국방예산으로 일괄 지급할 것인지, 아니면 당시 부대에서 지급하지 않았던 지휘관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두 가지 방식에 각기 장·단점이 있기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영현비를 국방예산에서 지출할 경우 국민의 세금을 두 번 쓰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법리적으로 따지면 세금을 이중으로 쓰게 되는 것이다. 중간에 유족에게 지급해야 될 돈을 지급하지 않은 사람과 집단이 따로 있는데 이걸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반대로 후자의 경우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군에서 의무 복무 중에 사망한 장병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 십 년 전에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부대 관련자들이 다른 부대로 전출되거나 전역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 영현비를 지급하지 않은 지휘관과 간부들을 일일이 찾아내서 확인해야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처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이 두 가지 방식 말고 더 좋은 방식이 있는지 국방부와 협의 중이므로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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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1일 국회 남문 군에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 ‘군 인사법’ 개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작년 12월에 추진하던 ‘군 인사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해 유가족들의 상심이 큰데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국방위에 있으면서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 유가족 분들을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다.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하여 법안 소위에서 국방위원하고 수석, 그리고 국방부 차관이 모여 3자간의 논의를 했으며 이전에 비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이 법을 처음부터 추진한 의원으로서 군이 끝까지 의무 복무중에 사망한 장병에 대해 책임지는 구조를 반드시 만들겠다. 
 -현지시찰을 많이 다니는 의원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뭐가 가장 부족하냐? “배고프다”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말이다. 작년 10월경이었다. 노크귀순으로 알려진 부대를 방문하고 인근 해병대 부대를 방문했다. 도착해서 이등병에게 물었다. “무엇이 제일 힘드냐?” 라고 물었다. 앳된 표정의 병사가 손을 들고 말했다. “배가 고픕니다” 
 앞서 말했지만 진짜사나이에서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65만 장병의 삶은 예능이 아니라 ‘다큐’다. 해병대 이등병의 대답이 바로 지금 우리 군의 현주소다. 왜 그런지가 궁금했다. 국방예산으로 33조원을 쓰면서 왜 우리 병사들이 배가 고파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 뒤로 장병들의 실생활을 알고자 군부대를 더 많이 방문하고자 했다. 특히, 격오지(주요 부대에서 떨어진 작은 단위의 부대)부대를 찾아가고자 했다. 갈 때마다 느낌이 남달랐다. 국감에서 지휘관들의 대답을 듣는 것 보다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됐다. 일선 지휘관들이 부대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휘관들에게 부대 실사정을 알 수 있는 실직적인 보고가 잘 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잘 알 것이다. 높은(?) 분들이 부대를 방문을 한다고 하면 일선 부대에서 준비를 많이 한다. 안 좋은 점을 감추고 좋은 점을 부각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전부다 감출 수 없다. “배고프다”고 말한 병사의 말이 이를 입증한다. 모든 걸 감출 수 없다. 그래서 간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장병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부대시찰에 나선다. 
 최근에 발생한 ‘구타’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사건은 지휘관들이 일선 부대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휘관들이 군 행정을 좌지우지 하는 사람들이 부대를 더 많이 찾아갔다면 끔찍한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소통의 문제다. 따라서 지휘관을 비롯한 군에서 실무를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전방부대를 가야한다. 장병들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잘못을 따지고 문책하기 위한 방문이 아니라 내 새끼, 우리 아들들이 잘 자고, 잘 먹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림6-1.JPG- K-11복합소총, 통영함, 특전사 방탄복 등 방산비리를 지적했는데 해결방안은 뭐라고 보나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을 지금보다 더 많이 ‘문민화’ 시켜야 한다. 최근 일각에서 방사청을 해체하자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는데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 방사청이 해체되면 누가 가장 큰 이익을 보겠는가? 몇 십 조, 몇 천 억을 주무르는 방사청의 업무를 누가 맡게 될는지 생각해야 한다. 대답은 명료하다. 바로 ‘국방부’다.  방사청의 기능은 원래 국방부에서 담당했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그 시절 갖은 비리로 얼룩졌었다. 방사청 업무를 맡은 군인들이 계속해서 처벌을 받았다. 결국 문제가 심각해지자 방위사업 관련 기능을 국방부로부터 독립시켰다. 그 뒤로 어떻게 됐을까. 기존에 존재하던 비리가 많이 없어졌다. 
 따라서 독립된 현재의 방사청은 브레이크(제어장치)다. 부조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벽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사청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과거로 회귀다. 자명하다. 우리 안보는 비리로 물들 것이다.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역대 방사청 청장 중 잡음 없이 임기를 마친 사람이 몇이나 되나. 몇 몇을 제외하고 대다수는 ‘비리’ 청장 오명을 썼다. 방사청을 없앴다면 다시 ‘부정’과 ‘부패’가 자행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위사업 분야에 군인이 아닌 ‘외부인사’를 두어야 한다. 군 조직의 특성상 전임자와 후임자는 아주 긴밀한 관계다. 일반사회는 여러 개의 대학 출신들이 다양한 경쟁을 펼치지만 우리 군은 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군의 요직을 차지한다. 그래서 멈출 수 없다. 누군가가 잘못된 정책을 저질러도 선배, 후배, 동기가 앞서 추진한 사업이기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 중단을 하지 않고 유지하면 어느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봐주고 눈 감기’는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기로 이어진다. 그렇게 문제 있는 사업을 추진하여 완료시킨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사업을 추진한다.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는 사업을 다시 이어받는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현재의 상황이 이러한데 군 출신이 다시 방사청의 업무를 이어받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외부 정책결정자가 방사청에 들어와서 이걸 멈춰야 한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논의하여 잘못된 사업이 있다면 중지시켜야 한다. K-11 사업, 통영함도 다 마찬가지다. 너무나도 많은 사업들이 이렇게 추진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의 독립성도 보장해야 한다. 산림청 인사는 누가하나? 산림청장이 한다. 그런데 방사청 인사는 ‘국방부’ 장관이 한다. 청장에게 인사권이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방사청의 직원들은 방사청장의 말 대신 국방부 눈치를 본다. 이 문제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끝으로 방산비리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군인에게 ‘정년보장’을 해줘야 한다. 군인도 60세 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계급정년을 철폐하는 것이 방산비리의 악순환을 끊을 가장 중요한 열쇳말이다.

 

 군 간부들의 계급정년을 풀어야 방산비리를 척결

 

  현재 우리 군의 고위 간부들은 계급정년에 묶여 40-50세에서 진급을 하지 못하면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그래서 전역하기 몇 년 전에 알아서 앞으로 일할 업체를 모색하고, 현역일 때 이들의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일반 교사가 교장선생님 안됐다고 하자. 교장이 안 된 모든 교사가 교편을 내려놓지 않는다. 옷을 벗지 않고 평교사로 정년퇴임한다. 그런데 군인은 그렇지 않다. 진급을 하지 않더라도 굳이 장군이 되지 않더라도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따라서 군인에 대한 직업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방산비리는 계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는 현직 군인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방산기업끼리의 유착관계는 지속될 것이다. 방산비리가 우리 사회논란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명분과 실리가 없는 무기도입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수의계약’은 지양되야

 

  -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해 F-35A 구입 등이 전작권 연기와 연계돼 있는거 아닌가라는 의혹이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한다. 대한민국 군에 현재 무엇이 필요한지 검토해봐야 한다. F-35A 문제는 13년 동안 관련전문가들이 끊임없이 토론 해왔다. 여러 기종을 평가하는데 몇 년에 걸쳐 선정해 투자했다. 그런데 8조원짜리 사업을 대통령이 한 번 외국 순방을 갔다 오더니 ‘수의계약(매매 할 때 경매나 입찰 등의 방법을 통해 하지 않고,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여 맺는 계약)’을 했다. 이 계약을 하기 위해 우리사회가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현재의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상식적이지 않다.  
  ‘절차’와 ‘법리’가 무시되고 있다. F-35A 문제는 더욱 그렇다. F-35A에는 스텔스 기능이 있다. 스텔스 기능이 있으면 좋다. 그런데 우리 군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스텔스 기능이 있는 기종선택은 효율적이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전구(戰區)’는 짧다. 전쟁이 나면 곧바로 전면전으로 번진다. 스텔스 기능을 채 쓰지도 못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환경에 맞는 기종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수년간 논의돼 온 사업이 하루 아침에 뒤바뀌는 현실에 착잡하다. 8조원 사업도 이렇게 추진되고 있는데 ‘통영함’ 문제에서 보듯이 2억원 수준의 부품을 41억에 사오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여러 기관들이 이렇게 부품 구입하면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결국 아무개 팀장 한 사람의 지시로 모든 게 다 바뀌었다. 기준도, 절차도 없이 말이다.

  -초선의원이고 비례대표 야당의원으로서 국방위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한계가 있다면 
  =큰 틀을 바꾸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국방위원으로서 노력한 끝에 사병의 ‘수통’을 30년 만에 바꿨다. ‘수통’을 바꾸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더 큰 틀에서 바꿔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작계 5029 같은 군사전략이 그렇다. 무기도입 관련 사업도 마찬가지다. 큰 틀에서 국가운명을 좌지우지할 사안들을 바꾸지 못한 점이 아쉽다. 
 국회의 무능력도 느꼈다. 앞서 말했듯이 비정치적 민생사안인 ‘군 인권’ 문제가 정치적 이슈와 큰 현안에 밀려 올해 2월에 통과되지 못했다. 여기에 사드, F-35A, 전작권 문제에 대해서 봤듯이 우리는 우리 안보문제에 대해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해왔음에도 ‘누군가의 단 한마디 말’에 기존의 논의가 뒤엎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에, 아니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막을 명분과 수단이 없다. 몸으로 막는다면 막을 수 있을까. 국회의원으로서 정작 우리 안보상황에 대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 ‘견제권’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아쉽다. 국민에게 면목이 없을 정도다.

  - 김광진이 생각하는 ‘진짜 사나이’란?

  =군 인권 측면에서나 현재의 우리 안보 상황에서나 우리 군은 2014년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군대로 탈바꿈해야 한다. 군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 사회가 군에게 요구하는 시각으로 군을 개혁하고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군은 ‘창급부대(전투를 할 수 있는 최소단위의 부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꾸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전략대로라면 북한이 우리 측에 포를 쏘면, 우리 함정은 어디서 포가 날라왔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포를 쏴야 한다. 결정을 하라고 공격을 하라고 결정을 하면 잘못하다가는 전면전이 날 수 있다. 전쟁이라는 것은 전쟁은 군인이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정치인이다. 의사결정은 상급부대가 하는 것이 맞다. 폼나게 즉각적으로 대응하라고 말하는 것은 잘 못됐다.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되어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국방위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다른 사안에도 관심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국가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 젊다는 장점을 살려 청년과 소통하는 젊은 정치인이 되고 싶기도 하다. 국방위를 하면서 군인과 정부요원들만 만났는데 이제는 대학생들을 만나서 그들의 고민을 같이 생각해보고 싶다. 나아가 국방위를 하면서 현재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지형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이를 밑거름 삼아 ‘통일’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공부하고자 한다.  
 현재 국방위와 정보위에 있다. 두 상임위에 있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점들을 알 수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국정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현재 우리 국정원의 예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다.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대시키고자 한다. 
  끝으로 앞서 추진하다가 중단된 ‘군 인사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고자 한다. 갈 길이 멀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 현재는 군 인사법의 적용대상이 의무복무자 대상자에 국한되어 있다. 일단 의무복무대상자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고 이를 토대로 부사관과 장교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법률이 현실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군 의문사 심사기구’가 마련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하겠다. 지금해왔던 것처럼 말이다.

인터뷰 정현환 기자 dondevoy8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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