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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5/29
    무슨 말이 필요해...
    엉망진창
  2. 2005/05/27
    [기사스크랩]"좌경학생 격리, 좌경교사 특단 조치“
    엉망진창
  3. 2005/05/25
    별은 항상 내려와(2)
    엉망진창
  4. 2005/05/20
    [스크랩]인권영화제 상영작 중(2)
    엉망진창
  5. 2005/05/12
    그냥...(4)
    엉망진창
  6. 2005/05/10
    두루미가 생각나서^^;;
    엉망진창
  7. 2005/05/07
    드디어, 짤렸다.(7)
    엉망진창

무슨 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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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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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스크랩]"좌경학생 격리, 좌경교사 특단 조치“

"좌경학생 격리, 좌경교사 특단 조치“
전교조, 교육부의 ‘전시학도호국단’ 비밀지침 '즉각 폐기, 전말 공개' 촉구
 
조신애 기자 shin@jinbo.net
교육부가 전시를 대비해 전국 고등학생들에게 비밀리에 군번 성격의 ‘학생단번’을 부여하여 관리하고, 연대와 대대, 중대에 배치시켜 놓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전시 좌경학생과 좌경 교사에 대한 특별 지침을 따로 마련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충남교육청이 비밀리에 각 고교교장한테 보낸 교육부 대외비 문서
 교육희망

‘좌경학생을 격리조치하고 배후 조종한 교사는 격리차원에서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

이는 2005년 참여정부의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고등학교에 내려 보낸 대외비 문서에 실린 문구다. 이 같은 사실은 <교육희망>이 19일 입수한 ‘전시 학도호국단 운영계획’(2005년 충무 3200 교육시행계획, 문서번호 충남교육청 총무-5)이란 제목의 교육부 ‘대외비 문서’에서 밝혀졌다. 23일 <교육희망>의 기사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에도 교육부는 A4 용지 15장 분량의 이 같은 문서를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에 내려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교육청이 2005년 3월 8일자로 각 고교 교장에게 보낸 이 문서에는 ‘전시 좌경학생 지도 및 교원·교직단체 대책’이란 항목이 포함돼 있다. 문서에는 “좌경학생에 대한 특별지도를 실시하고 교원 및 교직단체에 대하여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화곤란 학생, 배후 조종교사 특별 관리

학생지도대책에 관해 “순화가 곤란한 학생은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격리조치 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구체적 방안으로 △학도호국단 활동 제외 △개별 지도교사 지정 등 특별 순화지도 △학도호국단 지휘관 임명 제외 등이 언급돼 있다.

교원·교직단체 대책에서는 “배후 조종교사는 격리차원에서 교원징계위원회에서 회부해야 한다”며 “학교장은 관련 교사를 ‘전시범죄처벌에관한임시특례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좌경교사 등에 대해서는 “동향파악을 철저히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교육부, “전시상황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

<교육희망>에 따르면 교육부 윤 아무개 비상계획담당관이 이 문서에 대해 “전시상황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입장이 휴전 상태이므로 학도호국단 편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희망>은 이에 대해 “교육부의 문서 작성 사실을 시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군부독재 시대의 학원 감찰을 넘어서는 반인권적 행위”

전교조는 24일 “정부는 ‘전시 학교호국단 운용계획’을 폐기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교육부의 반인권적, 시대착오적 행위를 비판했다.

전교조는 “학생들은 전시에서도 보호되어야 할 소중한 존재이지 전쟁에 동원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교육당국이 이러한 문서를 앞장서서 학교에 내려 보냈고, 학교에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었다는 사실은 우리 안의 냉전적 사고가 얼마나 뿌리박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의 이런 지침이 UN의 의정서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UN은 지난 2000년 5월 25일 "아동의 무력분쟁 관여에 관한 선택의정서”를 채택했다. 전교조는 “의정서에는 18세 미만은 적대행위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국제연합에서 채택한 의정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의정서에 대한 서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평상시 학생과 교사에 대한 감찰하고 있다는 얘기”

전교조는 이어 “학생들을 좌경 학생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전시에 이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평상시에도 학생들에 대한 분류가 이루어진다는 것인가”라고 묻고, “‘좌경교사 등에 대해서는 동향 파악을 철저히 한다’는 것은 지금도 교사에 대한 감찰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정부의 의도를 재차 확인했다.

또 “군부독재 시대의 학원 감찰을 넘어서는 반인권적 행위를 담은 이 문서의 작성과 배포 과정에 대한 전말을 한 점 의혹 없이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만중 전교조 대변인은 “유엔에 가입돼 있는 나라에서 어린아이들을 전쟁에 동원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교육부 계획에 해당되는 학생이 300만 명이다. 300만 명 그 누구에게도 동의 받지 않고 학생들을 전쟁에 동의하겠다는 파시즘적 사고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만중 대변인은 또 “이런 일련의 행위가 있었던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즉각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교조를 비롯한 인권단체는 27일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권의 정체성과 도덕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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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항상 내려와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지나간 옛 일들을 후회하거나 떠올리는 것이
얼마나 소용없는 일인가를 알면서도 아련한 추억쯤으로 여기면서
다시 옛 기억들을 떠올리는 것도
역시 인간인가 한다.

많은 것들이 변해있고, 내가 있을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도 많은데
여전히 그대로인 것들도 있고, 내가 그로 인해 웃을 수 있었던 것들도 존재한다는 사실.

예전에 건물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하늘을 봤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이젠 그 시간을 증명해 줄 것은 어둡게 나온 핸드폰 사진 한장 뿐.
나머지는 그 시간을 공유했던 사람들의 머리속에서만 아련히 존재할 뿐이다.
하긴,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는 것이기에
그냥 내 머리속에서 흐릿한 추억쯤으로 남겨두면 되는 것이다.



오늘은 그 때 보았던 하늘의 별이 그리운 날이었다.
다시 시꺼먼 도심의 하늘에서 별을 찾으려고
시멘트 바닥 한가운데 돗자리를 깔고 누워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그런 일이 있을까


-별은 항상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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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인권영화제 상영작 중

일요일 3시
과도한 흥분 (The big snit)
캐나다/1985/리차드 콘디에
9 /애니
간단한 줄거리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핵전쟁이 인간의 심성까지 폭력적으로 변화시켜 관계의 잦은 충돌까지 유도할 ..
누구세요 (Who are you?)
한국/2005/이윤빈
9 /애니
간단한 줄거리

*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모음>에서 상영됩니다. 폭력과 무관심으로 가족들을 대하는 아빠를 내쫓고 한부..
우리 사이 (Between us)
한국/2004/한현주
23 /극,다큐
간단한 줄거리

* 이 작품은 올해의 인권영화상 후보입니다. 어린이들이 제작 전반에 참여해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주체..
작은 목소리들 (Little voices)
콜롬비아, 영국/2003/에듀알도 까릴로
19 /애니,다큐
간단한 줄거리

콜롬비아의 오랜 전쟁으로 인하여 잦은 폭력을 경험한 콜롬비아의 어린이들.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이 혼..
질서를 지켜라? (Point of order)
캐나다/2003/존 웰돈
5 /애니
간단한 줄거리

잘 알려지지 않은 종교를 신봉, 이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한 부자가 학교, 작업장 등에서 당해야 하는 차별적..
학교이야기 (What's going in schools?)
한국/2004/전경진
83 /다큐멘터리
간단한 줄거리

* 이 작품은 올해의 인권영화상 후보입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비판할 수 있는 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
한 노예소년의 죽음 (Death of the Slaveboy)
스웨덴/1999/매그너스 베르히만
111 /다큐
간단한 줄거리

1995년 어느 일요일, 파키스탄의 어린이 노동과 착취를 고발하며 이를 국제적으로 알려내는 운동에 앞장섰던..
헤븐 (Heaven)
한국/2004/오진희
5 /애니
간단한 줄거리

* 이 작품은 올해의 인권영화상 후보입니다. 빠른 속도와 획일화를 종용하는 디스토피아 공간에서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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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7시 30분

비정규직 투쟁 속보 (Irregular workers' striking video)
한국/2005/비정규직 완전철폐를 위한 영상 프로젝트/30/다큐
줄거리

2004년 노동부가 제출한 비정규직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는 것을 저지하고 비정규직 권리입법을 쟁취하기 위한 비정규직 주체의 선도적 투쟁인, 열린우리당 점거농성과 국회 타워크레인 점거 고공농성이 진행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발언과 선도투쟁을 속보영상으로 담았다. 또 2005년 4월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다시 국회에서 상정되는 현 시점에서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를 비판한다.


상영포멧

DV

 

 

 

 

 

 

보러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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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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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가 생각나서^^;;

* 마녀 키키 & 한마음님의 [어느 한 교사의 이야기 :"선생님, 제발 저를 사랑하지 말아 주세요"] 에 관련된 글.

우연히 글을 읽다가, 이렇게 좋은 선생님이!란 생각이 들어 몇 자 적는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이런 선생님이 한 분만 있었어도, 학교에 대한 내 생각도 어느 정도 달라져있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함께 말이다.

 

내 경우엔 학교에 있기 싫다는 생각은 애석하게도 해 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학교가 좋았다는 의미도 아니다. 싫지도, 좋지도 않은 상태.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는 질문들은 있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지식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했다. 학교는 당연히 다녀야 하는 곳이였고, 정해진 시간 대에 있어야 할 곳이었다.

 

 무언가 꼭 이루어야 할 목표도 없었던 것 같다. 때 맞춰 돌아오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이리저리 치이고, 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없어졌다. 수업시간 40분, 45분은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가공할 만큼의 인내를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간이었고, 가끔 진로와 관련해 상담할 때 의례적으로 대는 몇 가지. 그것은 내가 학교와 이야기하는 몇 안되는 수단 중 하나였던 것도 같다.

오히려 학교에 있기 싫어 조퇴증을 달라고 이야기하는 학생이 약간 부러워지기까지 했다.

 

 

이 생각을 하다가 얼마전에 두루미가 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학원에서 시험준비 때문에 암기과목까지 설명을 해 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하필이면  망할'도덕'을 한 시간 맡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자신이 주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교과서에 나온 암기적 지식들을 설명하는 대신에 각자 돌아가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무엇인지 말해보자고 했다. 아이들은 이전의 내가 그러했듯 괜찮은 직업 몇 가지를 말하고 있었다. 뭐, 예를 들면 외교관, 통역관, 국사 선생님, 국어선생님 등등

 

그 중에 두루미는 자긴 꿈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 전에 선생님에게 꿈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혼났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내용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찾기 힘든 것들이 많은데, 하루 반 나절 이상을 같은 자리에 앉아 책만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꿈을 찾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니 꿈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는데, 왜 꿈이 없다고 혼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공감했다. 그래서 두루미에게는 아마 선생님은 네가 꿈이 없다는 말보다 네 특유의 퉁명스러운 말투에 화가 났을 수도 있었겠다는 사족을 붙여주며, 내 친구 이야기를 해줬던 것 같다.

요는 꿈은 없을 수도 있고, 어쩌면 없는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걸 찾아가는 노력이 아니겠냐는 뻔한 결말. 그리고 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찾아가는 중인데, 아직도 방황 중이라는 말까지도.

 

원장의 눈초리를 피해 수업을 대충 마무리짓고, 나와서는 내가 해 준 말이 과연 도움이 되었을까 뭐 등등의 생각이 들었다.

 

두루미는 이제 중3 여학생. 성적도 그리 좋은 편도 아니고, 얼굴도 그리 고운 편도 아닌 보통의 평범한 학생이다. 지금의 나처럼^^; 보통 그 자체.  

두루미는 몇 달후면 이제 고등학교에 가게 될 것이고, 자기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두루미에게 놓여있는 상황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꿈찾기의 과정보다는 입시를 생각해야하고, 수능준비를 하면서 내신에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함께 웃으며 놀 수 있는 친구보다 노트 필기를 빌려주기 꺼려하고 서로 눈치를 살피는 경쟁상대가 주변에 더욱 많다는 기억이 두루미에게 학교가 더욱 싫다는 생각이 들게 할까봐 그게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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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짤렸다.

공부를 하겠다고 도서관에 박힌지 얼마 안되서, 하루에 세 마디 하는 생활이 싫어져서

의자를 박차고 사교육에 진출한지 2개월만에 짤렸다.

무한한 노동력 착취에 혹독했던 비정규직 생활을 마감하고, 다시 청년실업의 대열에 끼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각으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파트타임으로 애들을 가르치고 나머지 시간에는 내 공부를 할 것으로 계획했었다. 학원에 출근하는 시간은 오후 3시, 퇴근은 9시 반으로 내가 입을 열고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살아있는 것을 느끼기에는 적절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집에서도 교통이 좋아서 임금은 낮지만 용돈 벌기에는 적당한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내 생각은 출근 첫 날 부터 삐끄덕거리기 시작했다.

 

면접을 볼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막상 첫날 출근을 해보니 강사들이 빗자루와 대걸레를 들고

이리저리 청소를 해대는 것이 아닌가.

나에게 인계를 해주기 위해 앉아있는 전임 선생에게 넌지시 청소를 해야되냐고 물어보니,

자세한 이유는 나중에 친해지면 해주겠다면서 청소를 해야한다고 했다.

물론 나중에 알게 된 이유야 별거 없었다. 건물 관리인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더 지불하느니 강사들에게 싸게 청소를 시키는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청소는 물론 시작에 불과했다.

 

한 달정도 묵묵히 일을 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했다.

길에서 우연히 다른 파트 선생들을 만났는데, 어제 사회 파트 선생이 일한지 한달만에 짤렸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사회 선생이 짤린 이유야 나중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원장이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고, 그 마음에 들지 않은 이유가 유독 퇴근시간을 칼같이 맞춰서 갔기 때문이라는 점이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비정규직 인생이 위태로운 줄에 매달린 인생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한낱 파리 목숨조차도 되지 않는 대우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내가 가졌던 분노와는 별 다르게, 이 사실은 다른 강사들에게도 적용되어

원장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 짤릴 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짤리지 않기 위해

성심성의껏 일을 하게 만들었다.

불행하게도 원장의 계산은 정확히 맞아들어갔고, 4월 중간고사 기간에 들어서면서

선생들은 새벽 2시까지 아이들을 쉼없이 굴리는데 동조했다.

새벽엔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가 오후 1시에 출근해서 또 새벽2시까지.

전임선생들은 그렇게 2주일을 반복했던 것 같다.

일요일 휴일도 없이 월요일부터 다음 월요일까지 계속 말이다.

 

당연히 강사들의 불만은 계속 쌓일 수 밖에 없었지만 분출되지는 못했다.

애석하게도 선생들은 세 패 정도로 나눌 수 있었다.

크게는 원장의 애제자들과 제자가 아닌 피고용인, 그리고 후자는 또다시 전임과 파트직.

나야 물론 가장 불안정한 자리인 제자도 아닌 피고용인으로서 파트직에 속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야 어느 누구하나 모자랄 것 없는 좋은 선생들이었지만

업무 분담과 권한에 있어서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사람이 많으니 제법 말도 많았다.

 

권한의 차이는 확실히 어느곳에서나 발생했다.

시험기간에 아이들이 '빛나리 아저씨'라고 부르는 분이 시험감독을 도맡아했다.

물론 어디에서나 악역은 필요하다지만, 도가 지나칠 정도로 아이들 위에 군림했고, 말을 듣지 않는 아이는 때렸다. 수업 시간에 조금이라도 떠드는 기색이 보인다하면 밖에서 창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가 문을 벌컥 열며 아이들을 끌고 나갔다. 나는 그것이 너무 싫어서 한번 따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물론 반응은 그럼 왜 애들이 시험기간인데도 소란스러워보이냐는 태도였고,

수업시간에 벌컥 문을 여는 일은 수그러들었으나, 멀뚱하니 밖에서 내 수업을 지켜보곤 했다.

 

빛나리 아저씨의 정체는 어느 학생의 아버지라는 이야기에서부터 점점 밝혀져

원장 부부가 경영하는 다른 두 곳의 학원 가운데 초등부 선생님이며

더욱이 여자 원장의 친 오라버니라는 사실까지 나왔다.

알고보니 나는 감히 대들수 없는 상대에게 눈을 부라린 셈이었다.

내가 순응하지 않았던 댓가는 물론 아이들에게 왔다.

단체기합을 주며 체벌을 가하는 기겁할 만한 모습에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던 일까지 있었으니.

 

내 임금을 결정할 당시 학원이 많이 어렵다는 변명을 늘어놓던 원장 뒤에는

가까운 곳에 영어와 수학학원을 포함해  총 세 곳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 곳에는 각각 친오라버니, 올케, 외사촌의 친척과 아끼는 제자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으니,

도서관을 박차고 나간 선택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드디어 짤리게 된 오늘, 원장은 파트선생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해 놓고 월급봉투를 주며

학생들이 시험을 많이 못봐서 인원이 적어졌다.

그래서 학생수가 적으니 반을 줄이고 전임으로 구할 예정이다.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되풀이했다.

다른 파트 선생님들과 함께 일괄처리되어 학원을 나서면서 다른 파트 선생님은 오히려 그만두게 해줘서 얼마나 다행이고 고마운지 모른다는 말을 했다.

내심 나 역시도 그러했던 것 같다.

 

내가 짤리게 된 것을 뒤늦게 안 전임 선생님은  금방 전화를 해서는

몇몇 선생님들도 이제 그만두고 다른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또 다시 그 자리를 채우게 될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연신 제길 제길을 외쳤다.

 

 

 

쓰다버린 치약들 셋이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힘껏 짜이고 나서는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주린 배를 채우고 집으로 각기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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