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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2/25
    "홀로서기 1-7" -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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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5/12/25
    "첫눈 오는 날" -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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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5/12/23
    사람들은 보통 마음이 허할 때 뭘하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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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12/16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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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12/14
    인간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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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12/11
    다시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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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12/04
    Tears and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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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11/22
    역마차 -김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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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5/11/19
    홀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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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5/11/02
    균열 -이호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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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1-7" - 서정윤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작은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 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 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 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며이라고 말할 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 서기를 익혀야 한다.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디가에서 홀로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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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곽재구

곽재구 "첫눈 오는 날"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꿈 같은 건 신비하지도 않아. 첫눈 오는 날 당산 전철역 오르는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속에 촛불 하나씩 켜들고 허공 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다닥다닥 뒤엉긴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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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마음이 허할 때 뭘하지?

정말...이 새벽에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보통 마음이 허전할 때 뭘 할까? 무언가 하기는 할까?라는 생각. 내 경우엔 보통 음악을 듣고는 했다. 음악 선택이 가장 중요하긴 한데, 때때로의 선택에 따라 내 감정은 두 가지 경우로 끝난다. 기분이 더 황량해지거나 생기를 찾든가. 생기를 찾는 경우에야 내 음악선택은 탁월했다며 스스로를 우쭐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야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최근엔 글을 읽거나 쓰는 습관이 들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책은 보통 즉효약처럼 내 수면을 도와주는 편이긴 한데, 요즘엔 그냥 글을 읽는 방법을 알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책을 수면 보조용 이외의 감정 조절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울증의 증세가 심한 나에겐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이 절실하기에 책, 음악 이런 것들은 이제 내 생활의 필수용품이 된 셈이다. 밥을 먹으면서도 뱃 속의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그렇게 마음이 허할 때 사람들은 보통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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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생각. 생각. 생각. 생각 중이다. 어떻게 할건지. 무엇을 할건지. 삶을 살건지 말건지 난 그저 살아지니까 사는 그런 삶은 싫다. 이젠 제대로 살고 싶어지니까. 삶을 살아야 하는건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는 건 삶을 살고 싶은 의지가 강하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살고 싶은 생각이 자꾸 삶의 의미를 찾게 만드는 것이라고. 다시 시작해야한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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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공식

인간공식 -소시미 作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정교함을 지녔다. 복잡한 과정을 거친 끝에 항상 영으로 귀결. 플러스와 마이너스. 절대값은 같다. 이때, 마이너스는 논하나 플러스는 논하지 않는다. 플러스로 시작되는 x축과 y측의 함수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좌우 대칭형 포물선의 모양. 소시미의 삶에서 우러나온 인간 공식. 그녀가 한 없는 플러스를 논하는 인간을 만나고, 출발선에서 시작해서 끝나는 포물선의 오차없는 곡선보다 선으로 이어질 수 없는 예측불허의 인간공식이 그려지는 날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 예측불허의 플러스 인간 가운데 내가 존재하길 바랄 뿐이지. 소시미씨. 시를 계속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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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기

#1.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끝은 맺었는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게 끝맺기 보다 어렵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됐다. 무엇이 싫고 두려워서 그런걸까? 모르겠다. 다시 시작하기가 두렵다. 무섭다. #2. 늘 다짐했다. 스스로에게. 작아지지 말자고. 두려운 것이 생길때마다 자문했다. 어떻게 넘어설것이냐고. 부딪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기에 늘 스스로에게 이겨내기 위해서 부딪치라고 되뇌였다. 독한 년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그 나름대로 좋았다. 무언가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에 독한 년도 모진 년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금은 그저 혼란스럽고 갈피를 못잡겠다. 어떻게 가야할지. 길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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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rs and The end.

오늘. 드디어.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과제 하나가 끝이 났다. 끝을 내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울컥하고는 눈물이 쏟아져 같이 오던 친구와 선배는 내가 심히 부끄러웠을 것 같다. 종잡을 수 없는 AB형을 탓하며 헤어지는 내내 울지 않게 달래주는 친구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본인도 종잡을 수 없는 성격과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야 고치고 바꾸려고 해도 바꿔지지 않는 걸 어쩌겠냐.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예전엔 누르면 울 것 같은 표정은 지어도 울지는 않았는데, 요즘엔 마음이 참 약해졌는가 보다. 일만 생기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참 민망하다. 아마, 맘 놓고 크게 울어보지 못해서 찔끔찔끔 생기는 눈물인가 싶다. 때로는 술의 힘을 빌어서 크게 울어보고도 싶었는데, 요즘에야 몸이 많이 약해져서 술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다. 몸은 이제 회복하면 되고, 술은 앞으로 마셔주면 되고, 사람도 서서히 만나가도록 노력하면 된다. 흘린 눈물이야 닦으면 되고, 흘렸던 눈물이 지난 날 내 삶에 대한 반성과 최선을 다했음에 대한 증거라고 생각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된다.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선 허전하고 또 다른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는 건 왜일까. 놓친 기회야 다음번에 확실히 잡으면 되고,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당분간 과제를 하나 끝냈으니 기간 동안 못했던 것들도 하고, 하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던 것들도 보면 된다. 그럼에도 자꾸 울고 싶어지는 건 지금 내게 당위만이 남고 성과가 남지 않은 듯한 일상때문에. 그런 삶이 싫어서 다른 길로 도망치듯 빠져나왔는데, 정체된 삶이 또다시 반복될 것 같아 싫다. 어느 시인이 말했다. 구르지 않는 돌에는 이끼가 낀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끼가 낀 돌에는 이슬이 맺힌다고. 이슬을 떨구고 다시 구르기를 시도하기까지 몸은 당연히 무겁겠지.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구르기를 시도하다보면 돌에 낀 이끼가 닳고 또 다른 돌의 모습을 찾을 거라고. 난 언제 다시 구르는 돌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기는 한걸까? 책상정리를 다시 해야겠다. 06년 다시 시작될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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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차 -김철수

역마차    -김철수

 

 

설움 많은 밤이 오면은

우리 모두들 역마차를 타자

 

반기어주는 이 없는 폐도(廢都) 여기 별없는 거리 자꾸 그리운 합창이

듣고파 내 오늘도 또 한 잔 소주에 잠겨 이리 비틀거리는 사내이구나

 

흔들려 부딪치는 어깨 위에 저 난간한 골들이 형제요 동포이라는 나의 외로움

속에서는 우리 좀더 정다운 나그네여서 따뜻한 마을을 찾아 가는 것이냐

 

이제는 통곡조차 잊어버린 사람들...

열리는 아침을 믿어 가는 길인가

 

그러면 믿븐* 사람이여 어디 있는가 높은 곳에 기다리는 공화국의 문이여 어디

있는가 절름거리는 궤짝 위의 차거운 꿈에서도 역마야 너와 나와는 원수이지

말자

 

미친 채찍이 바람을 찢고 창살 없는 얼굴에 빗발은 감기는데 낙엽도 시월도 휘파람

없이 이대도록 흔들지며 폐도의 밤을 간다.

 

 

 ([신천지] 1948.2)

 

*믿븐: 믿음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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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린사람

 홀린사람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홀린사람 사이에 나도 함께 홀려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그렇다.

 

 

어느 순간 나는 군중들의 아우성 가운데 살아가면서 내 생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

생각해보면 생각을 하려고 하지도 않은게 애초부터 생각따위는 없었던 것 같다.

 

자책은 하지말자고 생각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내겐 지금 '허무의 불'이 필요한 때다.

 

 

하아...약을 하루 안 먹었다고 계속 토할 것 같은 이 시츄에이션은 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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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이호우

균열                               이호우

 

차라리 절망을 배워 바위 앞에 섰습니다.

무수한 주름살 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바위도 세월이 아픈가 또 하나 금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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