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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은 한 이십여일이 남았다. 물론 내가 준비하는 시험은 한 삼십일 정도가 남았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이상한 습관들이 생겨난다.
자리에 앉으면 정신은 몽롱해지고,
마음은 점점 안이해진다.
학원 강사나 누군가가 전해준 자료만 보고 다른 것은 없이 전적으로 누군가에게 기대고만 싶어진다.
앉아서 받아먹는건 싫은데, 자꾸 현실에 만족하고 싶다.
물론 그 자료를 완전히 익히는 것도 꽤 힘이 드는 일이다.
술이 자꾸 먹고 싶어지고, 요즘 술은 알코올 냄새도 싹 가시게 달짝한 것이 먹어도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 술자리가 있으면 마다않고 달려나가고, 없으면 내가 만들어 먹는다.
가족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고 한다. 내내 잘해놓고 시험이 다가오니까
텔레비젼에 술에 떨어지려고 작정했냐고 말이다.
동생은 한 5일전부터 저주를 퍼부었다. 그래 한 오년 더 공부할 생각인가보지?라고.
뭐, 공부가 안 되면 잠깐 멈춰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멈추는 지금 순간
다른 이들은 열심히 달려나가겠지만, 애당초 경쟁의식에서는 초연한 삶을 살고자 했으니,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아니겠는가.
요즘은 다시 가슴 한쪽이 시리다. 조울증인 내가 우울모드로 돌아선게 확실하다.
하필이면 시험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절대 도움안되는 내 성격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이건 확실히 가장 큰 문제이다.
갑자기 모든게 뒤죽박죽인 느낌. 누구든지 그러하겠지만, 공부는 하고싶은데, 시험은 보기 싫다.
요즘엔 공부를 하고 싶어했던 것인지도 까먹었다. 난 분명 이 공부가 하고 싶어서
노래를 부르며 도서관을 전전했는데, 지금은 블로그에 글 하나 쓰는데도 문법을 생각하고
애당초 되도 않는 글의 유기적 구성 등등을 떠올리고 있으니 대략 난감하다.
난감.난감.난감.난감.난감.난감.
아. 공부나 하러 가야겠다.
에잇. 눈이나 대박 내려라.
2005. 10.7
#1. 기절
미친듯이 자다 일어났다.
어제 새벽까지 또 불질을 하고, 오후 5시에 일어났으니, 대략 미친듯이 잔 것이
맞다. 기절했다고 해야 하나?
쌍꺼풀이 또 네겹이 됐다.
내가 봐도 심히 부담스럽고 인간이 아닌 듯.
한 일주일 달리고, 하루 정도 쉬어주는 센스!라고 혼자서 다독이고 있다.
맥주를 마셔줬으니, 또 한 숨 자 줘야겠다.
#2. 자존심 & 약속
난 내가 생각해도 자존심이 센 편이다.
글쎄...쥐뿔도 가진 게 없으면서 어디서 자존심이 높아졌는지 알 수 없다.
가진게 없어서 더욱 그렇다는 생각도 들었다.
엊그제부터 좀 많이 높은 목적을 하나 세웠다.
강사 이겨보기. 좀 쪽팔리지 않도록 날 높여야겠단 생각이다.
뭐, 그래, 강사말대로 머저리에 병신에 멍청이라고 인정하고 시작할 생각이다.
이렇게 8번정도만 달리면 일년동안 긴 달리기는 완성된 셈이다.
완주한 뒤 다시 같은 길을 달릴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달릴지
그건 8번정도의 같은 일상을 달린 후에야 결정된다.
그 전엔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한다.
우선 TV를 보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키고 있는 중이다.
이번주부턴 컴퓨터를 자제해줘야겠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싸이와 블로그를 끊어줘야겠다.
2005년 10월 나와의 두번째 약속이다.
성격검사 테스트
어째어째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알게 됨.
난 맞는건가 싶어 두번이나 했는데, 결과가 똑같이 나왔다.
당근 두번 다 다른 대답을 선택했는데...이론...
정서적 안정성이 매우 낮은 "태어날때부터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나 뭐라나...
검사는 요기-> http://psych.snu.ac.kr/~psychworld/psych/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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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창작 강의 - 제3교시 -박제영
1. 재료
명사 20~24개, 동사 24~30개, 부사 10~12개,
형용사는 가급적 넣지 않는 게 좋지만 경우에 따라 3~6개,
그리고 숙성 발효시킨 생각 24그램과
그늘에서 2주 이상 건조시킨 감정 12그램을 준비할 것
2. 만드는 법
명사, 동사, 부사를 숙성 발효시킨 생각 12그램과 함께 섞어 볼에 넣고 중탕으로 열을 가하며 휘핑한다. 거품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면서, 온도가 36.5℃가 될 때까지 계속 휘핑한다. 36.5℃가 되면 숙성 발효시킨 생각 나머지 12그램을 넣고, 중탕에서 내려 열이 식을 때까지 휘핑을 계속한다. 그 다음에 온도가 5℃ 아래로 떨어지면 그늘에서 건조시킨 감정 12그램을 넣고 거품이 단단해질 때까지 휘핑을 계속한다. 손가락으로 눌러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거품이 단단해졌으면 드디어 완성이다. 취향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장식용으로 형용사 몇 개 올려 놓아도 된다.
3. 주의
이 요리의 맛은 재료의 혼합비와 온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그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 좋다.
생각은 충분히 숙성 발효시킨 것을 써야 한다는 것과
그늘에서 말린 감정을 써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도록!
가끔 들어가는 '빈터'라는 시인들의 카페에서 퍼온 글이다.
시인 각자 자신만의 조리법으로 언어를 요리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입맛에 따라 독자는 시를 음미한다는 발상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
시를 요리할 때의 재로는 2주이상 건조시킨 감정이 필요하다.
감정은 그늘에서 말린 것이어야 하고, 생각은 충분히 숙성 발효시켜야한다.
재미있다.
시를 표현하는 형식이 기발해서 좋다는 생각이 들어 낼름 퍼왔다.
요즘 문학에 치우쳐 살다보니, 무슨 글만 보면 분석하려든다.
제대로 분석하는 눈은 개뿔도 없는 주제에^^;;
시는 그냥 느끼면 되는거지@.@
그래, 항상 문제는 느낄 때 어떻게 느끼도록 방향을 잡아주는가이다.
시인은 창작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요리법을 지도하고 있으니,
난, 요리과정을 따라 재료를 추적하고 또 다시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 있게 하면 된다.
제길
가끔씩그대마음흔들릴때는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이 시가 이외수의 시인지 몰랐다.
언젠가 누군가가 나에게 이 시를 들려주면서 힘들땐 하늘을 보면서
쉬엄쉬엄 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난 늘 여유로운 삶을 지향했는데, 그런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내가 늘 피곤해보였나보다.
드디어 한국에도 개봉을 하다.
보고싶다. 예전에 고등학생 때인가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보고 나서 웬종일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광했던 기억이 난다.
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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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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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리뉴얼 했군요.. 좋네요.. 꽃은 특히 스페셜 합니다. 둘러보니 결심한 바가 크신듯 한데, 뜻한 바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