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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3
    [SMF4일차]사회운동총회, 소통-연대-변혁(4)
    겨울철쭉

[SMF4일차]사회운동총회,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이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마지막 행사로 사회운동총회에 대한 간단한 스케치와 사회운동포럼을 통해서 생각한 것들.

소통, 연대, 변혁, 사회운동총회

사회운동총회는 총회 선언문과 사회운동과제를 토론하고 채택했다. 사회운동포럼 프로세스의 일부로 사전에 토론을 통해서 초안이 제출되었고 심의(?)했다. 예상대로 다소 추상적인 선언문에 대해서는 문제제기가 없었고 세부적인 전략과제들에 대해서는 몇몇 의견이 나왔다.

다만 시간적 한계 등으로 인해 각 워크샵에 논의된 것들이 선언문이나 공동과제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못한 측면은 있다. 이후의 프로세스를 통해서 더 토론되고 보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총회는 이 외에도 세 개의 행동제안을 채택했다. 10/17 빈곤철폐 행동의 날, 1/22 세계사회포럼의 글로벌 액션, 3/8 여성의 날에 공동행동 등을 결의했다. 단순히 다른 단체의 집회에 함께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회운동총회의 결의에 걸맞게 그러한 공동행동의 준비와 실행도 하나의 과정으로서 함께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노동운동도 여기 결합할 수 있어야할텐데, 이것은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 외에 사회진보연대 임필수집행위원장은 이후 사회운동포럼의 성과를 지속할 수 있도록 후속사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평가토론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성과를 확인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던 사회운동포럼이었던 만큼 문제의식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단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제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비정규노동센터의 김주환 부소장은 예를 들어 사회운동의 소통의 공간으로 이랜드 투쟁의 공간을 사고해볼 것을 제안했다. 집회 투쟁의 열린 공간에서, 사회운동포럼과 같이 사회운동의 고민들이 소통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는 제안.(이날 오전에 열린 비정규운동워크샵에서 박준도 동지가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집회 자체가 운동들이 교통하고 토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사회운동들이 만나는 현장 여러곳에서 소통과 연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소통, 연대, 변혁 ; 이제 겨우 쟁점들을 확인한 사회운동들


이번 사회운동포럼의 모토인 소통, 연대, 변혁은 사회운동 상호간에, 사회운동과 대중의 소통을 증진하고 이를 통해 연대를 강화하고 이제는 잊혀지거나 화석화된 것으로 보이는 변혁의 전망을 다시 구성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포럼에서도 확인한 것처럼, 이것은 한번의 행사로 이루어질수 없는 장시간의 과제, 끈기있게 인내심을 갖고 하나씩 만들어가야할 가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통에 기반한 연대를 하기에도, 대안세계의 상과 이에 조응하는 운동전략에 대한 변혁적 전망을 논의하기에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나흘 간 함께하면서 든 생각, 이번 포럼의 의의는 오히려 최소한 소통과 토론의 전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서, “서로 간의 쟁점”을 확인했다는 데 있는 것같다. 새로운 활동양식을 둘러싼 쟁점, 사회공공성 투쟁의 의미, 사회운동노조주의 혹은 노동자운동의 보편적 해방운동으로의 개조,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상이한 시각 등 합의를 이루거나 그를 위한 토론에 이르지 못하고 쟁점만 확인한 것들이 많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중요한 쟁점들을 도입하기도 한다. 운동들이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보여주기 시작한 것들 ; 에이즈 인권운동, 비공식노동자 조직화, (당위가 아닌 현실로서) 풀뿌리 지역운동, 사회운동적 정당의 가능성.. 이번 포럼을 통해서 더 가시화된 이런 운동들은 이제부터 사회운동 안에서 더 풍부하게 논의가 이루어져야할 것들이다.

사회운동들이 함께 만들어갈 대안세계의 전망, 운동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쟁점들에 대한 발전된 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것은 상당한 기간의 프로세스가 될 수밖에 없다. 사회운동총회에서 채택한 운동과제 ver 1.0 인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 속에 있는 많은 쟁점들은 이번 포럼에서 깊이 논의되지 못하고 사전에 준비된 한계도 같은 문제.

소통의 난점들을 인내하고 넘어서기 위해서 운동 사이에 필요한 윤리.

이번 포럼에 참가하면서, 쉽게 이야기하던 운동 간의 소통/연대의 윤리를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동들간의 시빌리테(시민윤리)가 필요한 것일 텐데 쟁점을 확인하기에 급급했던 이번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던 측면일 수 있다.

이것은 이론/정치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의 운동(주로 노동자운동; 노조운동과 노동자정치운동을 포함해서)이 자신을 우월한 위치를 당연히 전제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주로 노동자운동이 다른 사회운동들과 관계맺는 방식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대화에서 필요한 윤리들도 매우 중요하다.

나 역시, 여러 토론과정에서 ‘쟁점을 분명히 하는’ 방식으로 발언했는데, 이것은 어떤 생산적이고 면밀한 토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쟁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운동들이 제기한 입장에 어떤 합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자기 입장을 그저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는 점, 혹은 실제로도 그랬을 것이라는 점에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특히 새로운 활동양식 워크샵에서 그런 점을 느꼈다.) 이번 포럼의 대화과정과 이에 대한 자기반성의 과정에서 배우는 것일텐데, 운동들 간의 소통에서 시빌리테가 강조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물론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소통’을 강조하는 입장도 역설적으로 논쟁을 회피하거나 불편해하는 장면들도 있는데, 상호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소통의 난점들이라는, 그 긴 긴장들을 견디면서 노력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것이 아니라 이번에 어떤 소통의 절벽을 느꼈다고 해서 대화에서 후퇴한다면, 오히려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실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오히려 쟁점을 확인한다면, 그것을 토론하기위한 노력을 인내심을 갖고 지속할 필요가 있다.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과제

한편, 이번 포럼에서 소통이란 주로 운동주체들 사이의 소통으로 사고된 측면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 사회운동포럼이라는 점에서 활동가들의 행사로 집중된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 적어도 “지향”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야한다. 실제 프로그램의 구성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도) 토론의 지향에 있어서 그렇다.

문제는 무엇보다 대중과 소통하는 것일 텐데, 운동주체들 사이의 소통은 그것을 위한 전제이기도 하지만, 후자를 대체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시민교육, 대중운동의 개조와 같은 쟁점이 더 부각되어야한다.)

이후의 과정에서 소통을 사고하는데 있어서 방향은 대중을 향해야한다. 그럴 때 운동들간의 소통도 보다 현실에 발딪은 대화가 될 수 있다.

변혁에 이르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이번 사회운동포럼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많은 운동적 가치들을 언급해야겠다. 프로그램 상으로는 여러 워크샵으로 표현된 운동적 가치, 쟁점들은 대안세계를 만들기 위한 전망이 매우 단순한 어떤 것으로 환원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역사적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운동을 지금 이곳에서 계승하는 대안세계의 전망은 단 하나의 슬로건으로 정리되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이런 운동들과의 대화, 갈등을 조정하는 민주적 과정들과 같은 것(말하자면 운동들의 운동)이 대안세계화운동의 필수적인 일부가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포럼을 몇 번 빡세게-열심히 해서 단일한 전망을 합의하고 앞으로는 이걸로 일로매진하자, 이런 식으로는 앞으로 대안세계를 만드는 운동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토론과 소통, 실천들의 연대를 통해서 매순간 대안을 새로 구성하면서 또한 그것을 실천해가야한다는 점.

이 과정에서 얼마나 우리가 공동의 대안사회에 대한 전망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인지, 운동“단체”들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대중들과 공동의 전망을 확대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다.

* 아래 두 개의 사진은 사회운동포럼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그림을 클릭하면 사회운동포럼 홈페이지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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