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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2/22
    겨울, 윈터, 후유
    SABOTAGE
  2. 2004/12/06
    이부리각꼬
    SABOTAGE

겨울, 윈터, 후유

이타카의 윈터(winter)는 눈이 많고 춥기로 유명합니다. 올해는 시작이 예년과 달라 '이상' 운운하며 '따뜻한 윈터'에 대한 다소의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른 지구의 장기생존 문제가 인류의 공통관심이 되고 있습니다만 '없는 사람들'에게 추운 겨울은 여러가지로 부담입니다. 게다가 최근 두해의 겨울이 이곳에서도 '이상한파'라고 불리울 만큼 추웠던 터라 '따뜻함'에 대한 바램이 간절하지요. 헌대 지난 이틀동안 그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피부로 느끼는 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내려갔으니까요.

위도상으로는 한국의 중강진, 일본의 삿포로 그리고 이타카가 엇비슷 합니다만 이곳 이타카가 더 추운 이유는 바람 때문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절대온도가 화씨(F) 20도(섭씨 영하 7도)인 경우, 바람이 시속 35마일(약 56키로, 물론 이 정도의 바람은 드물지만)의 속도로 불면, 'windchill'이라고 부르는 체감온도는 -20F(섭씨로 영하 29도)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보통 1월의 평균기온은 화씨로도 마이너스 10근처에 머물며 바람 또한 매우 셉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부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내려간 적도 수차례 될겁니다. 아울러 이타카의 '윈터'를 더욱 힘들게 하는건 눈입니다. 한해 겨울의 적설량이 대강 316센티 정도 된다고 하니, 그 눈을 뿌리기 위해 하늘을 가리고 있는 구름들이 만들어내는 칙칙한 우울함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죠.

 

1. 이타카의 윈터

 

눈바람이 몰아치는 이타카의 '윈터' 풍경입니다. 나무에 가려 지붕만 언듯 보입니다만 왼쪽에 있는 건물이 제가사는 아파트입니다. 한국의 '겨울'도 최근에 제법 쌀쌀했던 모양입니다만 '혹한기'에 들어간 이타카 주민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이나마 따뜻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유난히 자연으로부터의 재해가 많았던(태풍, 지진 그리고 혹서: 때문에 '올해의 말'로 '災'가 선정됨) 일본의 올 '후유' 날씨는 '이상고온'입니다. 제가 미국으로 오기 이틀전 그곳은 영상 24도를 기록했었고 최근의 평균도 10도 근처를 오르내고 있습니다. 그네들에게는 지금 따뜻함도 '불안'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세상은 여러가지면에서 다릅니다. 아래 사진은 하늘 맑고 따뜻한 동경의 '후유' 풍경을 아사히 신문이 찍어 놓은 것입니다. 햇살을 받으며 '횡단'을 재촉하는 도쿄의 출근길 발걸음들이 분주해 보입니다.

 

2. 도쿄의 '후유노 아사'(겨울아침)

 

올 한해도 여지없이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았습니다. '부시적 프로테스탄티즘과 미국적 자본주의'의 세상에 대한 물리적, 정신적 폭행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아야 했고, 대의제 민주주의가 갖는 악폐의 극단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일자리의 세계화에 따른 노동시장의 재편이 지속되고 있으며, 고용관행의 변화와 노동의 '비정규직화'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된것은 벌써 오래 전입니다..........새로운 '상상력'의 필요를 절감합니다.

 

sabotage, ithaca,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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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리각꼬

일본에서 9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미국으로 갑니다. 우리와 관련된 '특수 사실'들 말고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던 '일본'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참이었는데...하지만 적당히 아쉬움을 두는 것이 여러가지로 좋다는 계산도 했습니다. 미국에 돌아가지만 제 블로그의 주요한 내용은 그대로 일본과 미국에 관한 내용들이 될 것입니다. 오늘 포스팅할 내용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특이한 먹거리, 하나는 일본의 문화지리사.

 

1. 이부리각꼬(いぶりがっこ)

제가 일본에 와서 먹어 보았던 음식 가운데 세번째 쯤 특이한 것일 겝니다. 두어달 전에 몇몇이 어울려 이자까야에서 술을 먹는데 일본 음식문화에 정통한 교수 하나가 제게 자랑하듯이 뭘 하나 주문 해주더군요. 안주삼아 먹어보라고. 이름하야 '훈제닥광(원: 이부리각꼬)'. 단무지를 화로위 천정에 매달아 연기에 그을려 만든 것이라고 설명을 달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오늘 아사히신문에 그 '이부리각꼬' 만드는 사진이 실렸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사진을 보고 나니 자꾸 혀위에 침이 고여 옮겨다 놓습니다. 그거 생각보다 독특해, 니혼슈의 부드러운 뒷맛을 제법 감칠맛 나게 정리해주더군요. 일단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부리각고는 아오모리, 아키타 그리고 이와테등의 혼슈 북부지방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천정에 단무지를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아래 화로에 불을 지피면서 연기의 맛을 들이죠. 참 먹는 문화도 가지각색 다양함을 새삼 느낍니다.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분 가운데 일본에 들를 기회가 있으신 분은 꼭 한번 맛 보시기 바랍니다. 간사이에는 없을거고, 동경과 도호쿠(동북)의 이자까야에 가시면 맛 볼 수 있을겁니다.  

 

2. 관동(간토)와 관서(간사이)

지난 10월말 한/중/일 동북아 3국의 특정주제 전문가들이 모여 포럼을 열었습니다. 저도 옵저버로 참여를 했었는데, 그 때 한국에서 오신 분들하고 술먹는 자리에서 관동(간토: 도쿄, 지바, 가나카와, 사이타마...)과 관서(간사이: 오사카, 교토, 고베...)의 경계가 어디인가를 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몰라 뭐라 답을 할 처지가 아니었습죠. 그 이후 몇몇의 일본사 전공자들하고 한잔 하는 기회에 물어보았습니다.  

결론은 '서'와 '동'의 경계는 지리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문화적인 것'이라는 군요. 다만 두세군데를 지리적 경계로 보는 '설'들이 있습니다. 먼저, 별 설명이 필요없는 견해로 '후지산'을 경계로 보는 설입니다.  다음은, 1600년 에도의 도쿠카와 이에야스와 간사이(긴키)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계 이시다 미쯔나리간에 '동서전쟁'이 벌어졌던 기후현의 '세키가하라'를 그것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1614년 끝난 이 전쟁에서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승리함으로써 향후 일본의 중심이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긴키(간사이)'에서 에도(도쿄)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전쟁후에 오사카, 교토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사람들이 도읍을 뜻했던 '긴키'라는 말 대신, 자신들이 '야만의 땅(에도)'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고 있던 '간토'의 상대적 명칭으로 스스로를 자조하면서 '간사이'란 말을 썼다는 설이 있습니다. 여하튼 세키가하라 전투는 일본의 근대사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고, 향후 일본의 문화, 경제, 정치를 간사이와 간토로 구분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에도 바쿠후(막부)가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 설치했던 검문소 '세키'(관문이라는 뜻)가 경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튼 지리적 경계가 어디이든 간에 일본도 동과 서간에 굉장한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며, 이러한 문화, 심리적 경계의식이 일본 정치의 동서간 보이지 않는 긴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서쪽 사람들(교토의 신생구미들)이 '입헌군주제적 근대국가'를 목표(실제로는, '지역차별 및 신분차별의 철폐'가 제일 목표였다고 함)로 들고 일어났던 것이 메이지 유신이었고, 이후 '조직적' 인재 양성을 통해 유신정부의 고위를 장악하게 했는데 초기의 대표선수가 안중근의사에게 죽임을 당한 '이토오 히로부미'였다고 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다른 곳에서 합니다. - sabotage,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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