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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는 이럴 때 필요하다

임신 기간 10달, 그리고 출산 후 현재까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마

'남편이 얼마나 함께 하는가'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남편이

임신 및 출산을 함께 해 나가는데 관심이 없습니다.

 

말로 도와주는 거 말고,

실제로 함께 그 과정을 겪어 나가는 것 말입니다.

 

이래 저래 들은 사례 몇 가지.

 

부인이 자꾸 입덧을 심하게 하니까,

남편이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합니다.

 

"입덧은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어.

정신력으로 안되는 건 없잖아. 좀 참아봐~"

 

또 어떤 남편은,

부인이 배가 불러올 수록 해달라는 게 많고

자기 입장에서는 점점 귀찮아지니까

아예 핑계를 만들어서 매일 늦게 들어온답니다.

 

어느 집은,

남편이 집에서 개를 키우는 데 그 개한테 정 붙어서 다른 데로 못 보낸다고...

그래서, 막 태동하는 애 보다도 개를 더 이뻐한다고..

 

 

대개는 임신 하기 전이나 임신한 후나

남편의 생활은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몸 상태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걸 제대로 이해도 안 해주고,

집안 일 도와주는 경우도 거의 없죠.

 

하기야, 애 낳기 전에 육아 잡지를 보니까 

 

'미리 준비한 아이의 옷과 기저귀를 빨아서 햇볕에 말린다',

'입원 준비용품을 반드시 챙긴다' 하는 식으로

출산 30일 전부터 30일 동안 뭘 해야 하는지가 날짜별로 적혀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집에 혼자 있게 될 남편을 위해 냉장고를 정리해 둔다.

입원 기간 중 잘 지낼 수 있는지...어쩌고 저쩌고'

 

애 낳기 직전 만삭인 상태여도

여자는 여전히 남편을 챙겨야 합니다.

 

남자는 아무리 부인이 만삭이어도

그 부인한테 밥 얻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임신과 출산을 함께 준비하는 것..그게 뭔지 알리도 없고 실천할 리도 없습니다.

 

사무실의 어떤 후배가 한참 전에 웃으면서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임신했을 때 하나도 안 힘들었어~~!!"

 

그때는 그 이야기 들으면서, "아, 힘든 사람도 있고 안 힘든 사람도 있나 보다"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부인 임신했을때 그 인간이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을 확률이 훨씬 큽니다.

 

상황이 이러니, 여자들은 임신하면서 당하는 고통을 다 그냥 참고 있습니다.

원래 그렇지 뭐..이러면서 참죠.

 

입덧하지, 허리 아프지, 갈비뼈 아프지, 팔다리 얼굴 다 붓지, 치질 생기지..

 

그래도 운동 같이 해주는 남편 없고, 저녁 마다 팔 다리 주물러주는 남편 드뭅니다.

그걸 요구하지도 않고, 그냥 임신하면 으레 이런 거지 하면서 참습니다. 

 

임신하면 몸이 그런 식으로 힘들어지는 것은 맞지만,

매일 매일을 그렇게 힘든 채로 지내야 하는지

아니면 그래도 좀 괜찮게 보낼 수 있는지는 남편의 노력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연대'는 이럴 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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