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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밥 먹이기

미루 먼저 이유식을 먹이고

우리는 나중에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다가

 

얼마 전부터

모두 같이 앉아서 먹기로 했습니다.

 

미루 전용 의자도

하나 샀습니다.

 

같이 먹는 첫 날

저는 매우 정의로운 자세를

선보였습니다.

 

"내가 먹일테니까 현숙이 너는 편하게 밥 먹어..."

 

미루한테 한 숟갈 떠줍니다.

잘 받아 먹습니다.

 

"아이구 잘 먹네..."

 

오물오물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밥 한 숟갈 뜹니다.

 

"자~또, 아~~"

 

저도 또 한 숟갈

먹습니다.

 

서너번 먹이다 보니까

할 만 합니다.

 

근데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먹이기와 먹기 두 가지 일을 하는 데

뭐 하나에도 집중이 잘 안 됩니다.

 

미루 입을 쳐다 보다가

제 밥그릇을 보고

반찬을 집고

다시 미루 한번 힐끗 보고

밥 먹고

후딱 이유식을 푸고

다시 정확히 미루 입에 넣어주고

물 먹고 싶어 하는지 보고

다시 제 밥그릇 보고..

 

아예 그냥 미루 밥 먼저 다 주고

먹는 게 낫겠다 싶습니다.

 

"미루야, 아~~"

 

배가 고픕니다.

그냥 한 숟갈 또 물었습니다.

 

"꿀꺽..."

 

밥이 식도를 타고 위로 내려갑니다.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배가 아픕니다.

 

"현숙아, 나 신경 쓰여서 밥 먹으면서 이유식 못 먹이겠다...소화가 안돼.."

 

"그래? 그럼 내가 먹일께..."

 

바톤을 넘겨받은 주선생님의

진행이 아주 매끄럽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자기 먹는 건 아예 딱 중단하고 먹입니다.

 

마음을 비우면 쉬운 일인데

요새는 배가 고프면 그 새를 못 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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