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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네의 일본 여행기 5

셋째날은 명실상부하게 노는 날입니다.

행사는 없습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미루는 이 날 따라

놀라운 아침잠 실력을 보여줍니다.

 

아침 먹고 자더니

12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오전 다 지났습니다.

 

1시엔 영화제 관계자들이

점심 산다고 나오라고 해서 갔습니다.

 

진지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밖에선 일본 우익 단체들이

차에 '1인 1살(한 사람이 한 명씩 죽이자)' 같은 구호를 적고

행진합니다.

 

일본 건국기념일을 기념하는

행진이라고 합니다. 무섭습니다.

 

대화가 더 진지해지더니

오후 3시가 넘어서 끝났습니다.

 

하루가 다 갔습니다. 

해지기까지 2시간 30분 남았습니다.

 

우에노 지역에 있는

과학박물관에 갔습니다.

우린 이런 거 좋아합니다.

 

주선생님과 저는

해양생물, 육상생물, 미생물, 공룡 등등에 열광했고,

특히 생물의 계통도를 기가 막히게 전시해 놓은 게 너무 치밀해서 감탄했습니다.

 

미루는 자다가

박물관 끝날 때쯤 깼습니다.

 

해가 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미루를 먹이고, 씻기고, 재웠습니다.

 

"나가야하지 않겠어?"

"이 시간에? 밖에 바람도 많이 불고 미루도 자잖아.."

 

주선생님의 의지가 강합니다.

 

"여행 왔는데 이렇게 보낼 순 없어, 들춰업고 나가자.."

 

밤 10시에 미루를 안고

거리에 섰습니다.

 

근처엔 놀이공원도 있고,

쇼핑센터도 있고, 공원도 있고, 큰 실내온천도 있습니다.

 

다 문 닫았습니다.

실내온천은 어린이 입장 금지입니다.

길거리에 사람도 거의 안 다닙니다. 차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신나게 사진찍고 놀았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쉬는데

어떤 아저씨가 시야에서 나타났다 사라질 때까지

우리를 계속 불쌍하게 쳐다 봅니다.

 

주선생님이 목에 힘을 줘 말씀하셨습니다.

 

"안되겠다. 들어가자.."

 

여행 셋째날

우린 놀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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