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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머리

세 사람이 식당에 갔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낮은 식탁에 앉아서

주문을 합니다.

 

미루는 옆에서 처음 보는

젓가락, 메뉴판, 숟가락통 등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에치.."

 

미루가 기침을 합니다.

식탁을 바라보고 앉아 하는데

고개가 크게 뒤에서 앞으로 흔들립니다.

 

"에에~취"

 

식탁에 머리를 받았습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조금 떨어져서 기침할 것이지.

 

울고 난리가 난 미루를 달래기 위해

혀를 쑥 내밀었더니,

좋아하면서 손으로 긁고, 만지고 합니다. 짭니다.

 

"애기 손이 짜네.."

"그럼~안 씻었잖아..."

 

집에 돌아와서

누워있는 주선생님을

미루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현숙아~미루 조심해..

쟤 꼭 머리부터 떨어지겠다.."

 

"응~~~"

 

"쿵"

 

머리부터 떨어졌습니다.

다시, 달래기 시작.

 

한숨 잔다며 미루를 데리고

주선생님이 방으로 들어갔는데

방에서 일대 결투 소리가 들려옵니다.

 

문을 열고 보니까

주선생님 배위를

미루가 가로질러 가고 있습니다.

 

반대편엔 장롱이 있습니다.

 

"헤엑, 헤엑, 헤엑~"

 

조그만게

숨소리도 거칩니다.

시속 100km로 발을 구릅니다.

 

"쿠~웅"

 

장롱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안방이 통째로 울립니다.

 

주선생님과 저는

서로 마주보며

다음 순간 벌어질 일을 기다렸습니다.

 

미칠 듯한 적막이 흐릅니다.

 

1초, 2초, 3초.

 

온갖 생각이 납니다.

'어떻게 달래야 하지? 또 혀를 내밀어줘야 하나?'

 

'으으으으으으으아앙~~'

 

울음이 터져야 하는데

고요합니다.

 

쳐다봤더니

미루는 혀를 쑥 내밀고

헐떡 거리면서 웃고 있습니다.

 

인제 그 정도는

아파하지도 않습니다.

 

"지금 놀지 않으면 언제 놀 것인가"

구호를 외치면서 달려 나가는 청년의 기상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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