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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집어 먹기

밥을 자기 손으로 퍼먹지는 못해도

미루는 사과나 당근 오이 같은 건

손으로 아주 잘 집어 먹습니다.

 

"미루가 집어먹을 수 있을까?"

"한번 줘 보자..."

 

"뭐 주까? 사과? 배?"

"사과 잘라서 한번 줘 보자.."

 

사과를 자릅니다.

근데 어떻게 잘라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얇고 길게 잘라야 하나? 아니면 뭉툭하게 잘라서 줄까?"

 

주선생님은 얇고 길게 잘라야

먹기 좋지 않겠냐고 합니다.

 

"근데 그렇게 잘랐다가

입 속에 붙어서 숨 막히면 어떡하지?"

 

결국 이렇게도 잘라주고

저렇게도 잘라줬습니다.

 

"쿠에엑~"

 

숨 막혀 합니다.

 

얇고 긴 것도, 뭉툭한 것도

모두 마구 갉고, 베어 물어서

입 속에 사과 조각이 꽉 찹니다.

 

너무 꽉 차서

애가 숨을 못 쉽니다.

 

미루는 우리의 예상보다도

훨씬 더 손으로 사과를 잘 집어 먹었습니다.

 

"상구, 상구~이것 좀 봐~~~~"

 

주선생님이

얇게 자른 배를 보여줍니다.

 

배 표면에 미루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습니다.

 

위에서 눌러 주저 앉은 V자 같습니다.

 

저 이빨로 사각사각

과일이랑 야채를 갉아 먹는 걸 보면 참 귀엽습니다.

 

"크크큭큭큭..."

 

처음에 과즙망에 사과를 담아 줬을 때

미루는 자기 이빨 소리에 한참 큭큭 거렸었습니다.

 

정말 사각사각 소리가 났고

그때 마다 한참 웃었습니다.

 

이제는 과즙망도 안 쓰고

그냥 덥석덥석 집어서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넣습니다.

 

"미루야! 그건 안돼~~"

"현숙아, 그 사과 방금 전에 깎아준건데..."

 

"바닥에서 뒹굴던 거란 말이야.."

"에이, 괜찮어..."

 

"방금 내가 밟은 거란 말야..."

 

미루는 뭐든지

잘 집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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