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놀이집

어린이집에 미루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적응 못 했을 경우 대책도 세워야 해서

애초 생각보다 좀 빨리 맡기기로 한 겁니다.

 

"미루도 인제 사회생활해야죠.."

 

걱정하시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미루 걱정 말라며 이러십니다.

 

"니네들이 걱정이지...한번 떨어져봐, 어쩐가.."

 

주선생님이 신이 났습니다.

 

"미루 가방도 생기는거야? 가방에 이름 써야지~~"

 

어린이집에서 준 봉투에

미루 학부모님 귀하라고 써 있는 걸

재밌어라 합니다.

 

"상구, 있잖아~우리 어린이집이라고 하지 말고 놀이방이라고 하자~"

 

미루가 가서 맘껏 놀다오라고

놀이방이라고 하기로 했다가

큰 집을 방이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놀이집이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보고..

나갔다가  적응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자..."

 

주선생님이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몇일 전부터 부쩍 말이 많아졌습니다.

 

"근데 현숙아..미루가 요새 오전 10시에 오전잠 드는데

그 시간까지 놀이집에 데려가야하잖아...미루가 힘들 것 같애.."

 

저도 말이 많아졌습니다.

걱정도 많아졌습니다.

 

"울면 어쩌지?"

"첫날이니까 울겠지.."

 

"불쌍하다."

"우는 게 나을지도 몰라, 낯선 데서 힘든데 참는 것 보다 실컷 우는 게 나을걸?

그러고 나서 우리가 풀어주면 돼...좋은 생각이지?"

 

놀이집 가기 전날 밤

열심히 준비물을 챙겼습니다.

 

"기저귀 50개, 물티슈 2개는 됐고.. 사진 2장 챙겼어?"

"응, 챙겼어..근데 칫솔은 어떡할까?"

"젖병은 2개 내일 아침에 씻으면 되고......"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자려고 불을 껐는데

주선생님이 눈을 껌벅거리고 안 잡니다.

 

"왜..잠이 안 와?"

"응"

 

"괜찮아..미루는 잘 할거야.."

"알어...근데 내가 걱정이 돼서..."

 

주선생님은 방이 덥다면서

새벽 3시까지 거실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저는 너무 걱정이 돼서

침대에 눕자마자 잤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