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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부상

"테니스 엘보우란..팔꿈치 바깥 뼈가.."

 

"어? 저거 니 증상이랑 똑같다. 빨리 병원 가봐~"

 

라디오에서 나오는 설명이

주선생님 증상과 같습니다.

 

최근에 주선생님이

미루를 많이 안았는데,

팔꿈치가 고장난 겁니다.

 

"심하면 물건을 아예 못 들 수도 있고..."

 

듣고 보니 심각합니다.

카메라 드는 사람한테는 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주선생님은 마음이 급해져서

저의 만류를 무릅쓰고

순전히 가깝다는 이유로

지난 번에 제가 허리 아파서

봉침 맞았던 그 한의원을 찾아갔습니다.

 

갔다 왔습니다.

주선생님도 봉침을 맞았답니다.

봉침은 침 끝에 벌침을 묻힌 겁니다.

 

"근데 이거 봐..멍들었어.."

"아픈 건 좀 덜하냐?"

"더 아퍼"

 

그 의사선생님은

자기가 벌인 줄 압니다.

보니까 다른 침도 많드만

꼭 봉침만 놓습니다.

 

"아야!"

 

젖 먹이려는데

미루가 팔꿈치를 쳤습니다.

 

아픈 데 때리는 건

정말 기분 상하는 일입니다.

 

"현숙아, 괜찮어?"

"악!"

 

위로 한답시고 옆에서 까불다가

이번엔 제가 팔꿈치를 쳤습니다.

 

때린 데 또 때리는 건

정말 최고로 기분 상하는 일입니다.

 

"내가..나을 수가 없어, 나을 수가"

 

부자도 아니고

오직 몸으로 때우면서 살아야 하는 처지에

이런 식으로 부상 당하는 건 피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근데 현숙아..여기 진짜 계속 멍들어 있다."

"병원에서 침 맞는데, 새끼 손가락이 찌릿하더라고.."

 

"그래서?"

"그래서 여기가 찌릿한데요 했더니, 그래요? 그럼 안되는데 그러면서 침을 빼더라?"

"의사선생님이?"

"응"

 

그런 식으로 몇 번 했답니다.

가만히 보아하니 주선생님,

마음에 벌을 쏘인 표정입니다.

 

어떻게 달래줘야 하나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주선생님은 제 앞에서

무표정하게 앉아있습니다.

 

한 20초쯤 그러고 앉아 있었을까

 

주선생님이 갑자기

새끼 손가락 두개를 동시에 양쪽 콧구멍에 넣고

막 팝니다.

 

"뭐 해?"

"마음을 달래려고 쌍코파기 하는 거야"

"쌍코파기?"

 

뭐, 충분히 그럴 만 합니다.

저도 예전에 허리에 침 맞으면서

마음이 허했었습니다.

 

계속 팝니다.

저러다 코피 나면

그게 바로 말로만 듣던 쌍코피겠구나 싶습니다.

 

"오...진짜 마음이 달래진다."

"그래?"

"응...상구도 해봐"

 

전 그냥 속으로 말했습니다.

 

"아냐, 지금 위로가 필요한 건 너니까

실컷 마음을 달래...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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